직장인에게는 글쓰기와 숫자 이 두가지는 숙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달리 숫자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은 삼성전자 다니시는 분이 숫자의 중요성과 일에서 숫자를 10배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보고 내용을 숫자로 설명할 수 있겠어요?" 저자는 신입사원때 이 질문을 듣고 세월이 지난 뒤 숫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직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숫자는 목표이다. 일을 하면서 넘쳐나는 모든 숫자를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럴 때는 "실적과 목표" 라는 중요한 숫자에 먼저 집중해보라고 말한다.
같은 기획안을 만들더라도 숫자가 들어간 기획안은 항상 돋보인다. 거기엔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조사와 실행 방법이 없다면 채택되기 어렵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의, 논리,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정확히 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일단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사항을 안다는 것이라고 한다.
첫번째는 정의다. 즉, 말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스스로 깊이 공부하지 않고, 주변에서 듣고 보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의를 모호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상대방의 질문에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두번째는 논리다. 즉, 말하는 대상의 논리를 아는 것이다. 논리란 구성 요소 간의 인과관계이다. 논리를 이해하면 A 와 B, C 의 관계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그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다. "왜" 는 결국 근거를 묻는 질문인데, 목표 달성을 위한 선결 조건인 B, C 라는 논리를 알면 상대방의 '왜' 라는 질문에도 설명할 수 있다.
세번째는 효과이다. 즉, 자신의 설명이 어떤 효과를 불어일으키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윤 창출, 일정 단축, 비용 감소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아는 것으 물론, 부정적인 효과나 이면에 감춰진 부작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숫자로 일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기 위함이다. 숫자를 말하면서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논리 관계나 영향이 있는지 설명할 수 없으면 안 된다.
제일기획에서도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일을 하는데 프로젝트 관리에서 예산 관리는 매우 큰 업무 중에 하나이다. 신입사원 시절 첫 상사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돈의 흐름이 보이면 프로젝트가 보인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곧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었다. 몇 백억 하는 예산에서 프로모터 100 명의 예산이 예산 항목으로 잡혀 있고 업체에 지불이 됐다면 현장에는 반드시 프로모터가 있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예산에 있으면 현장에도 있었다.
예산 말고도 왜 특정 나라에서 이벤트를 해야하는지 시장 조사를 해야할때도 숫자는 필요하다. 또한 이벤트에서는 KPI 라는 숫자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모든 전략과 프로그램은 KPI 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된다.
이 책에서는 숫자를 다룰 때 중요한 팁들을 여러 가지 제시하는데 회사의 숫자를 읽기 위해서는 기준이 중요하다는 말에 특히 동의한다.
기준에 대해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데. 파괴적 혁신 이론을 만든 경제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훌륭한 경제학자가 되려면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안녕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숫자와 일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쉽고 재밌게 쓰여져서 단숨에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