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어른의 한자력

직장인은 너무 바빠서 자기계발을 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공부할 것들이 너무 많은 가운데 어떤 공부를 선택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한다. 데이터 마케팅 공부도 하고 인공지능도 공부하고 외국어 공부도 해야하는데 한자 공부할 시간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공부를 선택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다. 다른 학문의 기초가 될 것, 10년 후에도 쓸모가 있을 것, 그리고 생각하게 만들 것. 그런 의미에서 한자는 이 세 가지를 충족한다. 한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고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했는지가 한자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또 한국어를 구성하는 어휘의 약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어 한자를 공부한다는 것은 우리 말을 잘 이해하는 중요한 방식의 실천이다.

작가님은 한자가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힌트를 주었다고 한다. 세상에 널린 것이 자기 계발서이지만, 한자를 통한 자기 계발은 신선했다.

사실 ‘어른의 한자력’ 이라는 제목의 책이지만 한자가 많지는 않고, 성인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한자가 많아 큰 부담 없이 읽힌다. 한자를 해석하는 작가님의 인사이트가 이 책의 보물이고 그걸 따라서 편안하게 읽으면 된다. 단번에 읽기보다는 이 책은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챕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욕심, 그 앞에서 머무르는 사람” 이라는 제목의 챕터이다. 일부 발췌를 한다.

어떤 이는 있으려 (有) 한다. 더 많은 고기 (肉) 를 오른손에 움켜쥐려는 사람이다. 하지만 다 먹지도 못할 고기를 손에만 쥐고 있으려는, 욕심에 찌든 사람은 되지 않기를.

어떤 이는 흐르려 (流) 한다. 세차게 흘러가는 물에 남은 깃발 한 조각마저 떠나보내는 사람. 하지만 열심히 살아온 인생이라 자부하기에 이름 석 자 정도는 남기고 싶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다 흘려 보내버리는 사람은 되지 않기를.

어떤 이는 남기려 (遺) 한다. 천천히 걸어가다 잃어버린 어느 귀중품에 미련을 남긴 사람. 한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미친 듯이 사랑했더라도 이미 지나간 것에 후회를 남긴 채 사는 사람은 되지 않기를.

어떤 이는 머무르려 (留) 한다. 밭의 당근 하나를 배고픈 토끼가 맛있게 먹고 욕심 없이 떠나듯이. 밭이 원래 토끼의 것이 아니듯, 잠시 머무는 세상의 어느 것도 원래 자기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저 이곳에서 밥 한 그릇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다가 더는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이 되길.


마지막으로 오늘 신문에서 본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싶다.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 - 조선비즈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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