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창업자이자 명예회장.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CEO 중 한 사람이며 최고의 '경영의 신' 으로 불려왔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실리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방침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메바 경영으로 불리는 독특한 경영관리 기법이다. 아메바 경영은 한마디로 기업을 작은 조직으로 세분화해 소집단 부문별로 독립채산제를 영위하도록 하는 전원 참가형의 분권적 경영 시스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분권적" 이라는 형용사이다. 즉 기업 내부의 자원 배분과 관련한 모든 결정권은 경영자에게 집중되어 있으면서 강도 높은 관리회계 시스템만 소집단 부문별로 떠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메바 경영은 철저한 독립채산제와 함께 회사 내부의 인사, 정보, 자금, 기술과 같은 모든 자원의 배분에 관한 결정권을 '아메바' 로 불리는 소집단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는 경영 시스템인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님은 창업을 할 때 7명의 선후배와 함께 했다. 회사 설립을 위한 창업 자금은 그 당시 회장님이 갖고 있던 기술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지지해준 주위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것이었다.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볼 수 있는 일화가 있다. 교세라 창업 2 년째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신입사원을 10명 정도 채용하고 약 1년이 지났을때의 일이다. 불쑥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그만두겠다고 한다. 여러 날에 걸쳐 피 말리는 토론 끝에 비로소 전원 회사에 남기로 했다. 이와 같은 교섭은 이후 회장님이 회사 존재의 의의에 관해 완전히 새롭게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보잘것 없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직원들은 그들의 인생을 걸고 입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후 몇 주에 걸친 진지한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나는 기술자로서의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했으나, 정작 직원들은 그들의 일생을 걸고 이 회사에 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회사에서는 내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생활을 지켜줌으로써 그들의 행복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것. 맨 앞에 서서 직원들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내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창업한 교세라의 경영이념을 '전 직원의 물심양면의 행복을 추구함과 동시에 인류와 사회의 진보 및 발전에 공헌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회사를 창업했을 때 이제 갓 경영자가 된 그는 여러 영역에서 회사의 리더로서 최종적인 '판단' 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경영에 있어서의 '판단' 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통하는 것, 즉 '인간의 기준에서 무엇이 옳은 것일까?' 하는 자기 질문에 입각해 내려야 하는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조직을 운영해나갈 때 중요한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실력 있는 사람이 조직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 없는 인물을 온정주의 때문에 또는 연장자라는 이유만으로 리더 자리에 앉히게 되면 경영은 곧바로 침체되고, 전 직원이 그 불행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
고도의 기술을 갖고 있는 제조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최첨단 기술을 갖고 있으면 보통 그 회사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술적인 우위성이라고 하는 것은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기업 경영을 안정시켜야겠다고 생각하면, 예를 들어 기술적인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더라도 어느 회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업을 경쟁력 있는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어느 회사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저 회사는 뭔가 다르다" 라는 느낌을 주는 경영을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진짜 실력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회장님의 철학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인재야말로 사업의 원천" 이라는 생각. 그저 비즈니스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사업에 착수한 적은 없다. 신규 사업을 맡기에 적합한 인재가 회사 내부에 있는지 없는지를 잘 파악한 후에, 또는 회사 내부에는 없어도 외부에 그 적임자가 있어 그 사람이 회사에 와줄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한 후에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한다. "적절한 인재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다" 가 그의 철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