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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코로나 시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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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인아 책방 북클럽의 2월달 책이다. 책의 저자는 2003년 풍월당을 설립했고, 이후 풍월당 아카데미와 출판을 열었다. 클래식과 오페라, 예술 여행에 관한 다수의 저서를 냈으며 현재 풍월당에서 강의와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에 있는 작은 음반 가게 풍월당이 어떻게 3년여의 코로나 시절을 보냈는가에 관한 기록이다.


요즘엔 아무도 편지를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진행해 왔던 대면 강의를 영상강의로 진행하면서 매주 편지를 함께 보냈다. 2년 반 동안 80여통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이 책에는 그 절반쯤을 추려 실었다.

좋은 시도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 중에서 좋아하는 시 한편을 소개하고 싶다.

함박꽃- 오세영

빛이 꿈꾸는 다이아몬드라면
소리가 꿈꾸는 웃음이라면
향기가 꿈꾸는 꽃이라면
그 빛과 향기와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마침내 이루는 보석도 있나니
광부가 어두운 지층에서 원석을 찾듯
깊고 깊은 산속
녹음 짙은 골짜기를 헤매다 보면

아는 듯 모르는 듯
향기에 취해 그대 어딘가 이끌려 갈지니

발을 멈추어 선 그곳에
오뉴월 내리는 함박눈처럼
아, 함박웃음을 머금고
바라보는 꽃,
빛과 소리와 향기가 어우러진
꽃들의 꽃이 거기 있나니.

꽃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는 것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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