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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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야에는 역사가 있다. 경제현상을 역사로 보면 경제사가 되고, 경제이론을 역사로 보면 경제이론사, 경제학설사가 된다. 그것을 더 뭉뚱그리고 다른 분야와 엮으면 경제사상사가 된다. 경제사상사는 사회사상사, 지성사, 지식사와 연결이 된다. 경제 공부를 하기에 앞서 경제사상사에 대해서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두껍다. 거의 700페이지 되는 책이라 큰 마음 먹고 읽어야 돼서 방학을 기다렸다.


여러 분야에 정통한 폴리매스 작가를 좋아한다. 이 책의 작가님은 폴리매스다. 경제경영을 중심으로 여러 사회과학의 흐름을 들여다본다. 관심 분야가 많으셔서 번역서 포함 40 권의 책을 저술하셨다. 역사에 등장한 경제학파를 모두 거론한다면 아마 50개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역 이름이 들어간 학파, 진화발전을 거듭한 학파, 이념 이름을 붙인 학파, 경제학자 이름을 붙인 학파로 구분을 할 수 있다. 학파가 만들어지면 논쟁을 하게 된다. 서로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학파 간에 논쟁이 있어야 자기 생각을 다시 정리하게 되고, 남을 비판함으로써 정반합 관점으로 학문이 발전한다. 이 책은 22개 학파를 소개한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 이야기 뿐만 아니라 비주류 경제학 얘기도 한다. 학파가 결정 유지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차별적 아이디어, 그럴만한 시대적 배경, 특출한 선구자,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계승자, 자기들만의 소모임, 자기들만의 매체.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 가속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본소득 이슈로 갑론을박이 많았는데 이런 이슈에 대해서 서로 자기주장만 하고, 타협은 없어서 국민들이 많이 식상해 있다. 하지만 학문하는 입장에서 저자는 자기주장을 갈 데까지 가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경제학의 빅 3는 애덤 스미스와 마르크스와 케인즈다. 애덤 스미스가 경제에 걸맞는 경제학을 정립하고, 마르스크가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공산주의라는 대안을 냈다면, 케인스는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안 경제학을 냈다. 그래서 케인스가 내건 자본주의는 정부 역할이 커서 수정자본주의라고 한다.


우리 나라는 케인스식 수정자본주의에 속한다. 2008년 이후 세계적 불경기와 2020년 이후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개입이 크게 늘면서 새케인스학파는 크게 주목을 받았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렸고 통화량을 크게 늘려 이자율을 매우 낮게 유지했다. 코로나 19의 후유증으로 세계적 공급망이 무너져 원자재, 부품 공급이 원활치 못해 가격이 올랐고, 통화량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되어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졌다. 더구나 2022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곡물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인플레이션이 전레 없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급해진 미국연방준비제도는 2022년 들어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렸고, 다른 나라에서도 연쇄 인상이 도미노처럼 나타나 경기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라는 두 악재가 동시에 나타났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악몽이 또 재현되느냐 아니냐가 관전 포인트다. 그래서 위기 극복 방안을 놓고서 새케인스학파와 새고전학파가 간의 정책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책의 거의 끝에 설명하는 코틀러학파를 좋아한다. 코틀러는 원래 경제학, 그 중에서도 노동경제학 전공자였다. 그러다가 경제경영학으로 마침내 마케팅으로 전환했다. 저자가 코틀러에게 왜 전공을 경제학에서 마케팅으로 바꾸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코틀러의 답변은 이랬다.

"나는 전공을 마케팅으로 바꾼 것이 아니다. 나는 아직도 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다. 내가 그 전에 배웠던 경제이론만으로는 현실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즈니스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예를 들면, 경제이론에서 가겨은 한계비용에 적정 이윤을 약간 붙이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실제 시장 현장에서 가격은 전혀 그렇게 정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왜 그렇게 가격이 형성되는지 따지다 보니 마케팅을 연구하게 되었다. 물론 경제학적 분석도구를 활용하여 마케팅을 분석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마케팅은 시장현상 경제학' 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이론적인 면도 많지만 역사나 비하인트 스토리와 함께 재밌게 풀어나가서 그렇게 어려운 책은 아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온 한국은 경제선진국인가? 사회선진국인가? 복지선진국인가? 문화 선진국인가? 환경 선진국인가? 행복 선진국인가? 라는 질문들의 저자의 생각도 흥미롭다. 책보다 혹시 영상이 더 편하신 분들은 유튜브 정윤희 TV 에서 민주쌤의 신나는 경제수업 강의를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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