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저자가 경제학 전공자가 아닌데 경제학에 대해 700 페이지나 썼다. 경제 전문 기자이긴 하지만 전공자만큼이나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래전에 강원국 선생님께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 적어도 10 시간은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고, 그러면 책 한 권이 나온다고 하셨다. 전문성은 중요하다.
제일기획에서 일을 할 때 항상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사이에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해결을 해줬다. 대기업에서는 차장 정도까지는 전문성과 실무 능력이 중요했고, 진급을 했을때는 리더십과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게 더 중요했다. 그런데 나는 그게 좀 아쉽긴 했다. 막상 회사를 나오니 제너럴리스트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전문성이 조금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은 상대방의 전문적인 서비스에 대해 지불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는 한 두 분야에 대해서는 완전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준전문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전문성도 있고 융합도 잘 되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전문가가 될 수는 없으니 필요한 부분은 그 해당 부분의 전문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도움을 받으면 된다. 또 밖에 나오면 리더십보다는 오너십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경제학 비전공자가 쓰긴 했지만 사실 조금은 어렵다. 두 번은 읽어야할 것 같다.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 경제 성장에서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꼭꼭 짚어내며 그에 얽힌 역사적 미스터리를 밝힌다. 그 시작은 1980년 당시 스물네 살이던 대학원생 폴 로머의 논문 "내생적 기술 변화" 에 초점을 맞춰 전개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300여 년에 걸친 경제 이론의 발전 과정, 특히 경제 성장 이론에 얽힌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경제학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자세히 알 수 있어 흥미롭다. 수많은 경제학자의 이론과 가치관도 두루 섭렵할 수 있다. 김민주 선생님의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를 복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경제학자처럼 사고한다는 것, 다시 말해 조심스럽게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