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소개

취업준비생 크로스피터의 한.

by 명구

월급루팡이며, 자칭 작가이자, 입 크로스피터인 내게 한 가지 업이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취업 준비생이라는 업이다. 그렇다 본격 취업시즌이 시작됐다. 안 그래도 꽉 찬 하루 루틴에 이제 자소서 작성까지 비집고 들어간다. 정말-내 소개 좀 그만하고 싶다. (소개도 안 들어주면서!!) 이 와중에 새롭게 본 입사 공고는 내 소개는 물론 이고니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골라 PPT 혹은 1분 영상으로 소개하란다. 음,,, 2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첫 번째 생각은 '스펙 낮은 사람 것을 볼까? 그냥 좋은 기업-특별한 기업처럼 보이고자 안내한 감투용 과제가 아닐까? 역시 그냥 희망고문이겠지?'이고 두 번째 생각은 '스펙을 뒤엎을 수 있는 기회인가?'이다.





어쨌든 나는 꿈 많고, 긍정적인 취업 준비생이기 때문에 후자에 걸어본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 다른 지원자들보다 특별할 수 있는 것 - 그것은 역시 크로스핏이다! 하지만, 크로스핏을 1분짜리 영상으로 특별하게 소개해야 한다.(요즘은 영상 콘텐츠가 대세니까) 출근부터 퇴근까지 하루 중 10시간은 공중에 버려지니까 내게 남은 시간은 14시간씩 1주일이 고작. 14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자소서도 쓰고 특별한 크로스핏 소개를 위한 영상 콘티 - 촬영 - 편집을 해야 한다. 그 와중에 일도 해야 하고 일간 크로스핏 도 써야 하고 어깨너머로 읽는 책 유튜브 촬영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하고 잠도 자야 하고 와 씨 미쳤다 진짜. 잠을 안 자도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증! 말! 아------도움! (여러분 저는 집단 지성을 믿습니다. ㅠ_ㅠ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댓글 좀...)




어쨌든 - 오늘은 출근하고 월급 도둑질을 하는 동안에도, 일이 끝나고 거츠로 향하는 7-1번 버스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몸풀기 운동으로 로잉을 175칼로리를 타는 동안에도, 헤어 커트한 커트랑 영어로 짧은 수다를 떠는 동안에도, 본 WOD를 수행하는 동안에도 그저 크로스핏 1분 소개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다. 하... 늘 새로운 미션은 나를 괴롭게 한다. 아니 근데 생각해보면 1분 소개 영상(자기소개 말고 좋아하는 것 소개)을 만들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자기소개 문항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있었다. 아 씁,,, (막 2천 자 자기소개 크리면 나는 울 것이다.)




어쨌든 취업 준비생이라는 현업을 다하기 위해 이미 빼곡한 하루 루틴에 취업 준비까지 구겨 넣어야 한다. 이는 다른 항목들에 전과 같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운동도 더 길게 하지 못할 것이고, 일간 크로스핏에는 그간 나왔던 오탈 자보다 더 많은 오탈자들이 나올 것이고, 더욱더 기승전결을 무시한 의식의 흐름으로 나열되는 글이 써질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쓰는 것이 어딘가 - 글쓰기의 최초 목적 역시 그냥 쓰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이었다. 의식의 흐름대로 써지고 있는 지금 이 이상한 글도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 일간 크로스핏으로 목적 달성을 이뤄내고 있는 내 스스의 하루가 참 대견스럽다.




그래도 - 내일은 조금 더 생산적인 글을 써보도록 해야겠다. 가령 - 1분 크로스핏 소개 영상 시나리오? 같은 것 말이다. 오호 - 그렇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간 크로스핏의 세계관 확장을 알리게 된 것이다. (논픽션 수필을 넘어 픽션 시나리오까지!? 소설도 가능? 어 가능.) 아하 - 크로스핏 WOD는 중국 인구수 더하기 인도 인구수만큼 다양하게 조합해 만들 수 있다. 이런 크로스핏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간 크로스핏' 역시 글로써 혹은 글이 확장된 영상 - 그림 등등으로 정말 다양한 형태로 창작될 수 있을 것 같다. 자 - 이렇게 또 내게 새로운 미션을 내가 부여한다. 목적과 목표와 다른 '일간 크로스핏'의 핵심은 본격 사서 고생 프로젝트인 것이다. 갑자기 WOD가 끝나고 들려온 누군가의 외침이 떠오른다.



"아, 내가 내 돈 내고 이 운동을 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