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점령기
일 년 전, 남편은 같은 아파트 그것도 바로 앞 동으로 이사하자고 했다.
이사는 원래 갭 투자, 새 아파트, 넓은 평... 뭐 이렇게 하는...
근데 이사가 장난도 아니고 바로 앞 동, 같은 평으로? 이유가 뭔데?
그는 보고 나서 얘기하자 했다. 그래서 보러 갔다.
들어서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거실 베란다를 캔버스 삼은 하늘이~~
어디 세상이 머리만의 것인가 뛰는 가슴도 있음을.
그렇게 내 글 중 등장했던 "톰 소여의 모험 현실판 남매"의 활약으로 이사를 했다.
책방은 우리 집에서 가장 춥고 최고로 더운 방이다. 창으로는 아파트 뒷동만 보인다.
겨울에는 보일러의 혜택에서 열외 되었고(난방비 절약 차원),
여름에는 거실 에어컨의 사각지대(제일 멀리있는 방이다)에 있어 선풍기도 더위를 먹는다.
이사하고 일 년이 지났다.
며칠 전, 베란다에 앉아 하늘을 보다가 분연히 일어났다.
책방으로 갔다. 놓친 것을 찾는 것처럼 신속하게 움직였다.
책상을 거실에 옮겨놓았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이 멋진 하늘을 보았다.
나는 거실을 접수했다.
그리고
하늘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