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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로플 May 24. 2022

책임감이 독이 될 때

가늘고 길게 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수식어와 함께 골칫덩어리로 취급받지만, 학업뿐만 아니라 인성적인 면에서도 적은 노력으로 금방 좋아질 수 있는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을 쓰다 보면, 환경적인 이유 또는 선천적인 한계로 지자체, 학교,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아이들을 가끔 만난다.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이 부족이 가져다준 결과는 처참하다. 다양한 유형의 부적응 행동을 떨치지 못하고 아이들은 사소한 부정적 자극에도 격하게 화를 내며 자기를 방어한다. 또는 본인이 무기력한 줄도 모르고 무기력의 끝을 찾아 열심히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내 나름의 사명감이자 교육철학으로, 중학교는 심각한 비행과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최후 저지선과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지나친 책임감은 독이 된다.

내 몸이 여러 개가 아닐 뿐더러, 그간 쌓여온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나 하나로 바뀌기는 쉽지 않다. 최선을 다할수록 돌아오는 건 몸과 마음의 병이었다.


“교사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했었고, 지금은 반은 틀리고 반은 맞다고 느낀다. 바꾸기 어렵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조금은 책임감을 내려놓고 마음에 빈 공간을 두어서

교사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있을지모른다.”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질  있게 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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