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것
언니가 어제 엄마와 단 둘이 시간을 보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모녀간의 정을 돈독히 하다가 언니는 '가족들 중에서 둘째 동생이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것 같다'고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해심이 많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모든 감각을 활용해서 누군가의 마음 한 구석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나의 노력이 존중받는 느낌이랄까?
사람은 누구나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이나 제약, 부정적인 경험의 누적으로 인해 응당 받아야 할 사랑을 받지 못할 때
관심 받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가 비뚤어진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나는 믿는다.
이해받지 못하는 감정이 남은 자리는 쓸쓸하다 못해 창백하기까지 하다.
찬바람만 불 것 같은 그 공간에 따뜻한 불 한 씨라도 쬐이고 싶은 마음으로
그렇게 살고 있다.
가장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지만, 그만큼 좌절도 많이 하는 시기인 청소년기.
학교에서 아이들이 잔뜩 투정을 부리고, 화를 내고, 결국은 내가 지쳐서 쉬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러도
결국 내 마음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이유는
아마 어딘가에서 불고 있을지 모르는 찬바람을 찾아 나서고 싶어서가 아닐까?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은 결국 학교를 향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