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로플 Jan 16. 2023

돌아가다

마침표보다 더 진한 이별

강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돌아가다'의 사전적 의미 중에는 '죽다'의 높임말이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원래의 있던 곳으로 다시 가거나 다시 그 상태가 되다'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돌아가셨다'는 표현은 마침표보다 깊고 강한 단절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한다.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무거운 돌덩이처럼, 돌덩이로 인해 호수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돌아가셨다'는 말은 할머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을 순식간에 떠오르게 한다.


기억 한편에 잠자고 있던 어린 날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영정 사진 앞에서 차오르는 그리움에 맞설 틈도 여유도 없이 머릿속에 하나 둘 펼쳐진다.


내가 한사코 거부했던 할머니의 간섭과 하소연과 읍소들이

그때 내가 품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깊은 조언과 충고와 사랑이었음을

마침표보다 더 깊은 마침표가 찍힌 후에야 알았다.


할머니를 다시 보게 될 그날이 오면

안녕히 주무셨냐는 인사와 함께

정말 보고 싶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