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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M Feb 01. 2021

<스튜디오 왑스테디> 신효근 대표

< 잘 될 인터뷰 시즌1 > 세청넷 선배들의 이야기

우리 삶에서 음악은 절대 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이 음악은 때로는 우리의 기분을, 때로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기도 하는 음악은 우리 삶을 좀 더 풍요롭고 밝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또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지친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는 중에 어디선가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감미로운 소리가 들려왔을 때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귀를 기울여 그 선율을, 혹은 비트들을 감상하면서 음악으로부터 위로를 받은 기억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길거리 공연, 버스킹 등의 우리의 일상을 적셔주는 요소들을 지역에서 경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지역의 문화콘텐츠들을 위해 여러 해 애써왔고, 지금은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스튜디오 왑스테디>의 신효근 대표를 만나보았다.


신효근 대표는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좋아하고 재미있어했던 음악을
직접 해보고 싶었고
그렇게 음악에 몰두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청년희망팩토리 이사로 재직 중이고, 스튜디오 왑스테디 대표로 있는 신효근입니다.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음악에 뜻을 두셨다고 들었습니다. 꿈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나에겐 원래부터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것들을 직접 해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을 좋아했을 땐 프로그래머를 지망하기도 했었으나 중학생이었을 때 게임보다 음악에 더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 이후에 작곡 프로그램들과 음악 프로그램들을 접해서 취미로 시작하게 됐고 그 후로 약 10년간 독학하다 보니 지금은 좀 더 수준이 깊어졌다. 그렇게 음악 프로듀싱이 내 직업이 되었다.



대학은 음악 전공이 아닌 문예창작과로 오셨습니다. 이 선택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당시 영향력 있던 대중가수인 에픽하이를 좋아했다. 그 멤버 중 하나인 타블로 씨가 스탠퍼드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거기서 영향을 조금 받았다. 다른 영향으로는 고등학교에서 했던 방송 동아리의 영향이 있다. 방송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써보기도 하고 활동을 하면서 글로 창작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이 좀 생겼었다.
사실 실용음악 쪽으로도 준비를 했었지만 내 생각으로는 굳이 대학교까지 가서 배우지 않더라도, 독학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글 쓰는 법을 배움으로 가사 전달력과 깊이를 더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문예창작학과를 가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문예창작부가 있는 대학이 그렇게 많지 않았었기 때문에 여러 대학 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부모님께서 고대 세종이 그래도 재단도 크고 소속 변경도 가능하다고 추천하셔서 여기로 오게 되었다.



세종청년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음악링크 활동
취미도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야 
 진정한 취미로 즐길 수 있다.



세종청년네트워크 1기부터 함께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청넷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셨고 활동을 돌아보신다면?


세청넷에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능력들을 다른 사람들과 취미처럼 재밌게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음악링크라는 소모임을 진행했다. 다만 이 음악링크는 취미로 가볍게 하기에는 비교적 전문적인 부분들을 요구했었고, 결국 같이 참여하시는 분들이 따라오기 힘들어하시게 되었다. 결국 취미를 공유하는 취지의 링크 활동이 참여자 분들에게 과외 같이 느껴진 것이다. 당시 나는 음악링크가 과외처럼 운영되는 것을 겪으면서 아무리 취미라도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있어야 정말 취미로 여겨진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에는 90년대 풍의 레트로 스타일과 느낌들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 레트로풍의 카페나 바, 식당 등을 찾아가는 레트로 링크를 운영했었다. 90년대의 느낌을 내면서 놀러 다니는 비교적 가벼운 콘셉트이었으나 이때가 내가 많이 바빴었던 시기였기에 한 번 밖에 모이지 못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청넷 활동을 해보시면서 어떤 점이 좋은 기억으로 남으셨나요?


링크 활동은 몇 번 반복해서 하게 되면 지루해지는 경향이 조금 있다. 그럴 때 조금 큰 단위로 모이고 활동하는 MT와 같은 행사들에 참여하게 되면 조금 더 활기를 띤다. 링크 활동을 할 때는 그냥 링크라는 소그룹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이 강한데, 이런 다수가 참여하는 큰 행사에서는 세청넷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해져서 더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신청된 멤버로 운영되는 링크 활동과는 달리, 세청넷 행사들은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멤버들이 지인들을 데려오기도 하고, 홍보를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는 등 멤버를 모아주는 역할을 했다. 이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지금까지도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될 때 감회가 새롭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세청 넷이라는 활동이 있기 전/후를 비교했을 때, 세종의 문화활동들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학교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대학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인다. 그렇기 때문에 학과 안에서, 학과 소모임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중앙 동아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간 중앙 동아리도 적응하기 힘들 때, 세종청년네트워크가 새로운 대안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한정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서 벗어나, 학교 밖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견문을 넓혀가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첫 발을 세청넷을 통해 조금이나마 넓혔다고 생각한다.


신효근 대표는 청년희망팩토리 재직 시절에 음악채널 늧, 싱어즈 in 세종 등 여러 문화활동들을 기획, 실행했다.


세청넷 이후에도 청년희망팩토리에서 직원을 거쳐서 이사로써 활동하고 계십니다. 청년희망팩토리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셨고, 돌아보면 어떠신가요?


우선 음악 관련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 처음에는 문화재생과 청년 공동체 등의 활동을 통해서 음악 관련된 인프라를 지역에서 활성화시키려고 했었다. 주요 대상을 음악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로 정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 전문성을 띄면 띌수록 그 내용을 지역에서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 내려놓고, 생활문화센터보다 조금 위에 있는 수준에서 진행을 해서, 단발적인 활동이 아니라 낮은 단계에서 꾸준히 진행하는 콘텐츠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세종시에 정착한 청년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세종시가 이렇게 바뀌었으면 한다’라는 점들이 있으셨나요?


일단은 인구가 좀 많아져야 뭐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구가 적다 보면은 자연스레 고차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다. 새롭게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생들이고 4년 동안 대학에 많은 돈을 투자해서 많은 것을 배운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배운 것을 녹여내어 일할 고차 산업이 이 지역에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세종시는 겉으로 볼 때, 껍데기는 번지르르하지만 직업에 대한 수요가 없기 때문에 고차 산업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안된다. 그래서 우선 필요한 것은 인구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자치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인구수가 그 이름을 못 따라가는 것에서 오는 괴리감이 크게 느껴진다.
 
 

청년희망팩토리의 합창 프로젝트에서 지역 청년들과 음악 작업 중인 모습.


자신의 길을
넓고 얕게 파는 유형의 사람들이
지역에 많아야 한다.



세종에서 활동, 창업하려 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어떤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누군가는 좁고 깊게, 누군가는 얕고 넓게 자신의 분야를 개척해나간다. 내가 청희팩에서 직원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은 지역이 좁고 깊게 파는 사람들에게 그리 어울리는 장소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고차 산업이 발달하기 힘든 곳이다 보니 좁고 깊게 파기 원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분명하게 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벽에 막힐 수 있고 심리적 안정을 자신의 능력 발현에서 찾는 특성상 쉽게 좌절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얕고 넓게 파길 원하는 사람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는 사람들이기에 벽에 막힌다 하여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여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얼음을 녹이는 비유로 이해할 수 있다. 뜨거운 송곳과, 미지근한 넓은 철판으로 얼음을 녹이는 것을 상상해 보자. 뜨거운 송곳은 얼음을 깊게 팔 수 있겠지만 그것은 송곳 주변일 뿐이다, 하지만 미지근한 철판은 그 속도가 조금 느릴지언정 얼음 전체를 비슷한 속도로 녹일 수 있다. 이처럼 자기 분야를 좁고 깊게 파는 사람들만 많다면 지역 사회에 골이 생기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넓은 철판으로, 다시 말하면 넓고 얕게 개척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 지역에는 더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얕고 넓게 파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역에서 버티는 게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이 어떤 성향인지 잘 판단한 후에, 세종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는 스튜디오 왑스테디에서 프로듀서로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나의 역할은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더 잘 전할 수 있게 배경음을 깔아주는 프로듀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올 한 해는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신효근 대표는 뮤직 프로듀서로서 더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저 흥미를 가졌던 일과
진짜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해야 한다.



나에게 세종시는 [                 ]다.


나에게 세종시는 <자아실현의 장소>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자신을 깨닫고는 한다. 하지만 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를 알게 되었다. 나는 세종에서 활동을 하면서 그냥 하면 재밌겠다 정도의 흥미를 가진 일과, 절실하게 이건 꼭 하고 싶다는 일들이 구분이 되었다. 그런 기억들을 볼 때 나에게 세종시는 자아실현의 장소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에디터 후기


음악 사이트를 들어가서 최신 곡 목록을 훑어보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음악가들이 있고 인기가 없는 음악들 중에서도 좋은 음악들이 생각보다 많다. 여러 무명 가수들, 인디밴드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저 사람들은 자신의 노래가 잘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일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어 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신효근 대표님을 보니 이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 불확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진다. 이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꿈을 가지고 달리시는 것이다. 잠을 줄이고, 에너지를 쏟으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뿐만 아니라 공공성까지 생각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다가왔다.
세상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 귀로 들리는 것을 넘어서서 음악가들의 열정과 노력, 예술혼이 창조해내는 음악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좀 더 살만하고 아름답게 만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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