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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M Feb 09. 2021

<문아트 스튜디오> 문하은 대표

< 잘 될 인터뷰 시즌1 > 세청넷 선배들의 이야기

모든 사람에게는 창조에 대한 욕구가 있다.

어린아이가 색연필로 마구 그리는 그림부터, 길을 걷는 중년 아저씨가 흥얼거리는 알 수 없는 멜로디까지.

창조라는 예술활동은 우리 주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 예술활동들을 비전공자가 배우고 활동하기란 어려움이 많다.
특히나 미술은 더욱더 '재능'이라는 단어에 얽매여 많은 사람들이 손댈 엄두도 못 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어렵게 용기를 내고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취미 미술을 배운다 해도 몇 종류 안 되는 미술 요소로 나의 세계를 온전히 표현하기엔 아쉬운 것이 많다.


이런 편견들을 깨고자 '경계 없는 배움'이라는 교육 모토를 가지고 문화교육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이 있다.

세종시에서 미술을 교육하고, 공공예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문아트 스튜디오>의 문하은 대표를 만나보았다.




문아트 스튜디오에서 문화교육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문하은 대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때론
창작 활동뿐만이 아니라 기획활동을
진행하기에 좋은 지역이라는 이야기이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세종시에서 문화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문아트스튜디오의 대표, 문하은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해외 유학을 다녀오신 이후 세종으로 내려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과정으로 세종시로 내려오시게 되었나요?


미국 메릴랜드 주의 볼티모어에 있는 대학에서 4년을 공부하고 졸업한 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서울에 살았지만 내가 미국에 있던 동안에 아버지의 직장이 세종시로 옮겨짐에 따라 가족이 다 같이 내려오게 되었다. 그래서 귀국 후 자연스레 세종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귀국한 후에는 원래 서울로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세종시에는 미술전시 같이 내가 활동할 만한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우연히 세청넷을 만났고 세청넷에서 진행하는 전시에 참여하게 되면서 지역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종시에 처음 오셨을 때 이 지역에 대한 첫인상이 어떠셨고, 활동하면서 지역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으셨나요?


2018년도에 처음 세종시에 오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많이 발전이 없었고 특히 문화예술 쪽은 더더욱 더딘 편이었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 뭔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빨리 다른 지역으로 도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곳인 만큼, 창작 활동뿐만이 아니라 기획활동도 진행하기 좋은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문아트 스튜디오에서 교육을 수강하고 있는 수강생들 모습


흔히 배우는 취미미술이 아닌
입시 미술과 차이가 없는 수준의 취미미술을 제공함으로
일반 시민분들도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돕고 싶다.



교육 모토가 ‘경계 없는 배움’이라고 들었습니다. 왜 이런 모토를 잡으시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시나요?


경계 없는 배움이라는 모토는 세종시의 경력 단절 시민분들을 만나보게 되면서 잡은 모토이다. 대부분의 취미미술 교습소 같은 경우는 주로 재료를 제한하거나, 배움의 크기를 제한하는 교육의 시스템이 자리가 잡혀 있다. 우리가 전공생들과 똑같은 기회를 제공했을 때 올 수 있는 시너지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고 그렇게 제공된 기회 속에서 창작가 분들의 열정을 우리가 얼마큼 끌어낼 수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서 우리는 배움의 경계를 우리가 제한하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고 배움의 문턱을 우리가 최대한 낮추는 연습을 하는 것을 모토로 삼게 되었다. 그에 따라 실기뿐만 아니라 이론수업도 실제 대학 전공수업 같이 커리큘럼을 직접 짜서 진행을 하고 있다. 그렇게 교육뿐만 아니라 전시나 공모전 참여를 장려하고 실제로 우리가 전시를 기획을 하는 등 콘텐츠 기획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에 계신 분들이 지속적으로 창작 활동을 하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게 되었다.  



주로 어떤 수강생 분들이 스튜디오에 오시나요?


아예 미술을 처음으로 시작하신 분들도 있고 전공을 하셨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이 단절된 분들도 있다. 그러다가 창작활동을 거쳐 아마추어 창작가로 데뷔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사업을 자택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수강생들이 늘어나서 확장 이전을 하게 되어 지금의 스튜디오에서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되는 부분들이 생기다보니 청년활동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직원분들도 만나게 되고 같이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문하은 대표는 세종청년네트워크에서 전시프로젝트, 4기 독서링크 등의 활동을 했다.


세종청년네트워크와 함께하면서
나도 같이 성장하게 되었다.



세종청년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세청넷을 접하게 되셨고 세청넷 활동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서 세종시에 내려왔을 때 세종시에서 전시를 찾아봤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전시를 한 번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세청넷에서 세종시의 청년 작가 대상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집기간 마감이 임박하여 연락을 취했는데, 다행히 잘 도움을 받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그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도 네트워킹하며 고민을 나누고 있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작가분들을 만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강기훈 대표님을 알게 되었고 그때 세청넷 추천을 받아서 세청넷 4기의 독서 링크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런 활동들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도 공통된 주제나 목표가 있다면 깊이 있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고, 이를 계기로 문아트 스튜디오 내 유입인원에 대한 큰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또한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더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근린예술조합 운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근린예술조합은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요?


근린예술조합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문아트 스튜디오는 교육자의 입장임과 동시에 배움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필요성이 있어 기존에 지역에 있던 창작가 분들이 형성한 커뮤니티인 문화재생 원탁이라는 모임에서 만난 창작가 분들과 결성한 비영리단체이다. 이 단체를 통해 규모 있는 사업들을 같이 진행을 하면서 배움도 얻고 새로운 영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우리가 받은 배움과 영감들이 우리에게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아마추어 창작가 분들에게도 흘러넘치면서 전달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근린예술조합에서는 공공예술분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에서 공공성을 담보하는 예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단체로 출발했기에 사업을 목적으로 구성한 단체가 아니다. 이런 것을 고민하다 보면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세종시는 시민들에게 많이 밀접해 있는 문화예술 향유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공간이나 콘텐츠들을 시민들에게 다가가면서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근린예술조합에서 진행했던 공공예술 프로젝트


세종에서 활동하려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사실은 그저 막연하게 지역에 남아 달라는 말을 하기가 힘들다.
우리가 근린예술조합이라는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청년들이 같이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겠다.', '예술 파트가 없다 보니 창작가들 거버넌스를 우리가 만들어야겠다.'라는 취지를 가지고 사업이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라는 말보다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나도 사람을 보고 남은 케이스다. 그만큼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줬고 나도 많은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세종에 남아도 스스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게 되어서 남았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쟁력 있는 청년들이라면 같이 활동을 하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문아트 스튜디오, 그리고 대표님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일단 근린예술조합의 덩치가 커져서 더 많은 창작가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
문아트 스튜디오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에서 비영리 활동 말고도 영리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획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서 이곳에 창작가 분들이 지역에서 말 그대로 창작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문하은 대표를 비롯한 청년 예술가들이 김광진 청와대 청년비서관과 문아트 스튜디오에서 면담하고 있는 모습.


세종시는 내가 그려나가는 대로
실현이 가능한 동네이다.



나에게 세종시는 [                 ]다.


나에게 세종시는 <백지>이다.
백지라는 말 그대로 그림을 그려 나갈 수 있고, 그려 나가는 대로 실현이 가능한 동네라고 생각한다. 만들어져 있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터 후기


개인적으로도 예술의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했다. 예술 쪽으로 문외한인 사람이 성인이 된 이후에 예술을 배운다는 것이 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사실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나에게 '경계 없는 배움'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문아트 스튜디오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실제로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도 여러 수강생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나도 노력해서 배우면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멋진 작품들이었다.

또한 세종시에 거주 중인 시민들이 대부분 타지에서 직장 따라 이주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문화교육활동이 지역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리라 생각한다.


또한 영리 활동뿐 아니라 예술가들이 비영리단체를 구성하여 공공의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에서 감사함을 느낀다. 아직은 조금 칙칙한 세종시지만 이런 예술가, 창작가 분들의 활동과 노력으로 생기 넘치는 세종시가 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세종시에서 자신의 꿈을 향한 기회를 찾고, 잡으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여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도전하는 청년들을 청년희망팩토리가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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