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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BM Sep 30. 2021

열정으로 가득했던 기억, 양희민

<잘 될 인터뷰 시즌2> 프로 활동러들의 이야기

‘일하는데 원동력이 있다면 나는 보상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속물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일에 대가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대가가 있으면 더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원의 잔디를 깎아 달라고 한다면 과연 긍정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에 대한 보상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양희민님은 어떤 원동력으로 지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을까? 개인적으로 희민님의 답변을 듣고 굉장히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왠지 모르게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운 이야기를 했다. 


인터뷰 중 촬영한 사진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종청년네트워크(이하 ‘세청넷’)의 커뮤니티 매니저, 청년희망팩토리의 업글단 매니저를 맡고 있는 양희민이라고 합니다.
 

 

기억에 남는 지역 활동과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를 졸업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총학생회 임원을 했는데 그때는 학교와 세종시 사이의 연결점이 적었어요. 그래서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와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한국영상대학교의 학생회장들이 협력해서 당시 세종시장 후보분들께 대학생들의 의견을 정책 과제에 반영해달라는 성명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연결점으로 시와 일을 함께 하는데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에 대한 의견을 내고자 정책과 관련한 일들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정책 분야를 원래 좋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활동이 정말 재밌더라고요. 거창한 계기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분야와 관련된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 활동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세종시 페이스북 페이지 홍보 영상에 출연한 희민님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니
왠지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세청넷 1기에 참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나요?


제가 청년희망팩토리 강기훈 이사장님과 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당시 이사장님이 세청넷 1대 대표를 맡고 계셨는데, 재능 있는 청년들을 모아서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보자고 하셨어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세청넷 1기였던 거예요. 그땐 지금의 링크와 살롱 모임도 없었고 서로 안면을 트고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커뮤니티만 형성된 거였죠. 당시에는 저 스스로 재능 있는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단체를 소개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인들을 데리고 갔어요. (웃음)



지역 내 공동체 관련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지난 5월 세청넷에서 주최∙주관한 <심장이 뛰는 캠퍼스>가 생각나요. 코로나의 영향으로 학교생활을 즐기지 못한 세종시의 20, 21학번 학생들을 위해서 대학생활 꿀팁을 전해주는 행사였는데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와 협력해서 진행했다 보니 제가 느끼기엔 굉장히 신선했어요. 학교와 지역을 연결하니 왠지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심장이 뛰는 캠퍼스>를 실시간 송출 중인 모습


세종시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청년희망팩토리에서는 업글단의 매니저를 맡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업글단은 청년희망팩토리가 선정된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내 신규 청년공동체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지원사업이에요. 저는 여기서 ‘S-getting(스개팅)’이라는 청년공동체의 매니저를 맡고 있고요. 공동체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함께 마련해주는 멘토 역할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업글단 분들의 멘탈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활동이 힘들면 종종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비치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세종시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려고 노력해요. 동시에 현실적인 조언들도 많이 해주고요.



업글단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이렇게 제가 무언가를 알려주고 이끌어주다 보면 공동체를 통해서 배운 게 많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세청넷 활동으로 사업 참여도 하고 여러 가지 업무를 맡으면서 많이 성장했거든요. 그걸 신규 청년공동체 분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세종시에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니까 업글단 분들도 여기에 정착하려는 마음을 조금씩 갖는 게 눈에 보여요. 그런 변화를 볼 때마다 성취감도 많이 느낍니다. 


업글단 회의 진행 중 촬영한 사진


공동체를 통해 배운 것들을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게 의미가 크죠.


공동체 활동을 통해 연결된 것이 있나요?


취업을 했어요. 청년희망팩토리에 영상 제작 의뢰가 왔었는데 당시에 제가 유튜버를 하며 영상 편집하는 걸 알고 계셨던 이사장님이 아르바이트로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 주셨어요. 당연히 수락했고 이후에 영상을 제작했는데 의뢰하신 분들께서 저를 좋게 보셨는지 직원으로 채용하셨어요. 그렇게 연결된 회사에서 2년 반을 일했네요.



지역 활동을 이어가게 만드는 희민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돈을 번다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어느 활동을 하는데 금전적 이익이 없으면 그냥 자원봉사잖아요. 물론 자원봉사할 수 있어요. 그런데 과연 우리가 아무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도 가능할까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역 활동을 하면서 청년희망팩토리든 세청넷이든 늘 조금이라도 대가를 챙겨주려고 하셨어요. 그게 결국 제가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고정 수입이 어느 정도 발생한 덕분에 돈을 받지 않는 다른 활동들도 여러 가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돈을 번다고만 생각하면 다른 지역에서 활동할 수도 있을 텐데 특별히 세종시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있나요?


대학생 때 제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학과 이 지역을 좋아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곳들이 더 발전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계속 활동했던 거예요. 더불어 앞선 이야기처럼 종종 찾아오는 수입들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기에 이렇게 살아온 게 아닐까 싶네요.



세종시에서 활동하려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세종시는 어떻게 보면 막막한 곳이지만 그 막막함을 해소할 수 있는 곳도 세종시라고 생각해요. 이곳은 기회의 땅 세종시이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여기서 마음껏 도전하시길 바라요.

 

2021 실패박람회 <청년아고라>에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희민님의 모습


나에게 세종시는 [       ]이다.


나에게 세종시는 [ 첫 이십 대 ]다.

그동안 제 모든 걸 쏟아부어 열정 가득했던 이십 대의 기억은 전부 세종시에 있어요. 대학원에 진학하며 맞이할 이십 대는 마음가짐, 생활, 배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 보내온 이십 대와 분명 다르겠죠. 그래서 나에게 세종시는 첫 이십 대, 그 자체로 남을 거 같아요. (웃음)
 



에디터 후기


희민님은 새로운 생활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세종시에서 쌓아온 것들을 뒤로하고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기에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아직 우리나라는 수도권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희민님에게 추억과 애정이 가득했던 지역을 잠시 떠나야 하니 발걸음이 가볍지는 못할 듯하다. 이는 좋은 인재를 보낼 수밖에 없는 세종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대학원을 졸업할 때쯤이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세종시에 마련되어 있길 바라본다. 


<잘 될 인터뷰>는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이들을 응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잘 된 사람, 특별한 사람만을 인터뷰하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어 ‘잘 될 누군가’를 인터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잘 될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임을 부각하고자 합니다. 지역 청년을 청년희망팩토리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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