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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이슈 Jul 25. 2019

[인터뷰] 서울에서 쌀이 난다고?

옛고을 협동조합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는 농사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모든 것의 근본은 농업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고, 모두가 성장하는 데에 치열한 서울에서도 땅의 근본을 지키며 땀흘려 농사를 짓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옛고을협동조합>입니다. 옛고을 협동조합은 강서에서 나는 쌀과 재료들로 고추장, 조청, 김치, 한과 등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통적 농업을 이어가며 
지역사회와 전통문화를 잇는 
옛고을 협동조합






△옛고을협동조합 안순복 대표님(좌)


Q. 옛고을 협동조합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강서구에는 양천향교라는 곳이 있어요. 향교에는 여성유도회라는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서 회장으로 지내면서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했어요. 그렇게 봉사를 하다보니까, 어느정도 자본이 있어야 봉사를 지속할 수 있겠더라 싶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뭘 할까 생각해보니, '우리 강서에 쌀도 나는데, 조청 한번 해볼까나? 이걸 한번 팔아보자.' 이렇게 시작을 하게 된거죠. 




Q. 서울시 안에서 쌀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어요. '경복궁쌀' 을 활용해서 가공식품까지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강서에서 쌀이 난다는걸 많은 사람들이 몰라서 4년 전 쯤 쌀이 아주 남아돌았던 적이 있어요. 서울시에서 경복궁쌀을 팔기 위해 고민이 많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쌀이 남아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양천향교에서 나는 것이니 한국적인 것이 어울리겠다고 해서 한과랑 조청을 만들었죠. 





△옛고을협동조합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한과 세트와 조청. 강서의 경복궁 쌀과 쑥, 깨, 유자, 백년초 등 국산 재료로 만든다. 명절에 주문량이 많다고.



Q.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이 사회가 너무 문 닫혀 있다고 생각해요. 옛날에 시골에서 보면 이웃들끼리 일도 나눠서 하고 서로 돕고 살았는데 요새는 그런 게 없잖아요. 어르신들도 혼자 집에만 계시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공부만 가르치지, 다양한 체험이나 제대로 된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어려워요. 저희는 양성 평등 문제나 가족 문제 해결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이 마을 기업을 크게 하고 싶어요. 동네에 나이 들고 외로운 사람들이나 직장이 없는 사람이나 누구든 다 같이 나와서 가족처럼 지내는 동네 만드는 게 목표예요.


△(좌)양천향교의 입구 모습.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향교이다. 여름 능소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다. (우)어라운디  3인방(1인은 촬영중)




인터뷰를 마치고 걸어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양천향교를 둘러보았습니다. 외지인처럼 보이는 저희에게 말을 건 관리자분에게 ‘옛고을 협동조합’을 취재하러 왔다가 구경하러 왔다고 했더니, 자신은 조합의 감사라며 이렇게 와주어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동네에서 옛고을 협동조합이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네의 소외된 사람을 돕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대표님의 깊은 뜻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쌀 한 톨을 짓기 위해 농부는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 정성은 지역사회와 자신이 지키고 살아온 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INFO]

옛고을협동조합(콘레드커피 가양점) 

tel.02-2659-7713

price. 포기김치 15,000원(2kg) | 알타리김치 15,000원(2kg) | 열무김치 10,000원(2kg)

          | 조청 10,000원(600g) | 한과 30,000원(중), 50,000원(대)




*로컬인사이트 인터뷰는 향후 발행하는 <로컬인사이트북>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글 ⓒ어라운디 

어라운디는 주변 곳곳의 문제를 기회로 디자인하는 사회혁신 디자인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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