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로 떠나온 사람들

by 로컬키트 localkit

우리는 종종 삶의 균형을 간과한다. 그리고 동시에 삶의 균형에 있어서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잊곤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순간도 공간과 분리될 수 없는 인간에게, 어디서 사느냐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을까?


흔히 지역을 ‘도시’와 ‘시골’로 나누곤 한다. 인구밀도가 높고 상공업이 발달한 지역은 도시,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과 어촌 같은 지역은 시골로 분류한다. 이 두 곳에서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도시에는 편리한 인프라가 있지만, 복잡함과 속도의 압박도 따른다. 시골에는 고요함과 여유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편리함과 안정성은 부족할 수 있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고민은 해볼 수 있다. ‘어떤 곳에 사는 것이 나에게 잘 맞을까?’.


01.jpg


그리고 여기, 그 답을 찾아 서울에서 강화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있다. 강화도에서 ‘희와래 커피로스터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나래 대표 부부의 이야기다. 그들은 서울 목동에서 안정적으로 카페를 운영하다 연고가 없는 강화도로 터를 옮겼다. 무엇이 그들을 강화로 이주하게 했을까?


김나래 대표는 ‘무게중심’과 ‘균형’이라는 두 단어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는 그들의 삶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중심을 잃은 상태로 더는 지속할 수 없었고, 균형을 되찾기 위해 서울에서 가깝지만 속도는 다른 강화도로 이주했다는 것. 예술가인 두 사람이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균형을 잃었다는 이야기는 결코 이질적이지 않다. 서울의 속도는 빠르다. 그 빠른 속도 속에서 무게중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버거운 환경이다.


“내가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살았다고? 서울은 틈을 안 줘요.” 서울을 떠난 뒤 다시 바라본 서울에 관해 묻자, 김 대표는 삶의 ‘틈’이 없다는 말을 거듭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을 돌아볼 여유도, 숨 돌릴 틈도 없었다는 것이다.


02.jpg


그렇다고 시골에서의 삶이 무조건 여유롭고 낭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서울과는 또 다른 형태의 치열함이 존재한다. 강화도에서 자리를 잡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도시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했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수입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고 한다. 기본적인 인프라 역시 서울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자신들의 삶에 맞는 공간을 찾았기 때문이다.


어디에 살지를 결정할 때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가족, 집값, 직장 그리고 단순한 취향이나 선호도까지. 모든 현실적인 조건을 내려놓고 오직 내가 원하는 곳에서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꿈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삶의 공간은 어떤 곳인가?’, ‘그렇다면 나는 평생을 살아온 곳을 떠날 수 있는가?’


내가 살 곳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공간을 통해 고민해 볼 때다.



글·사진: <local.kit> 김현승 에디터

매거진의 이전글강화를 잇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