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서사를 함초롬히 담아온 섬이 있다.
옛적, 우리 선조들의 핏물이 한강을 타고 이곳을 적셨다.
그렇게 강화의 파동은 시작되었다.
그 물살은 잔잔해질지라도 결코 멎은 적 없다.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의 눈물이 남아,
담갔던 기억들이 익어가며
이곳을 마르지 않게 했다.
푸른 바람이 자아내는 부드러운 파도와
자기 공간을 찾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이 일으키는 물보라가
새로이 이곳에 스민다.
강화의 해변은 흔히 바다, 하면 떠올리는 모래사장이 아닌, 진흙과 돌로 이루어진 모습이다.
우리가 이 해변에 남긴 발자국은 보이지 않거나 순식간에 흐려지지만, 우리의 발에는 오랜 자취로 머문다.
그렇게 강화는 시간의 틈새에서 우리네 삶에 어린다.
흔적에서 고개를 들면, 사람들이 쌓아 올린 소원 돌탑이 보인다.
이곳에서 현재의 이야기들은 이루어져서 과거가 되거나,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일렁이는 물결 속에서 또 하나의 조약돌을 고른다.
또다시 한 층, 기억을 쌓아 올린다.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없이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中
그렇게 흐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이 모여 섬이 된 곳,
이곳은 강화다.
글·사진: <local.kit> 오지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