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 마이스부산, 모두의 부산지사 대표님
에디터들은 local.kit in Busan의 큰 세 갈래 중 하나인 ‘산업’의 움직임을 알아보던 도중,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을 발견했다.
이름은 ‘모두의 부산지사.’
부산의 스타트업 ‘마이스부산’의 강석호 대표, ‘부산인가배’ 장윤창 대표, ‘패스파인더’ 김광휘 대표 3인이 추진한 프로젝트다. 모두의 부산지사는 메인 인프라와 일자리가 모두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부산을 떠나게 되는 ‘탈부산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부산에서 더 많은 지사가 설립될 수 있도록, 부산에 더 많은 창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중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오피스, 워케이션, 인재채용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떠오르는 부산의 스타트업들은 모두의 부산지사를 통해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스타트업들의 커넥팅 포인트, 모두의 부산지사는 부산의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로컬키트는 부산의 스타트업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부산 관광 지원 스타트업 ‘마이스부산’ 및 ‘모두의 부산지사’를 운영하고 계시는 강석호 대표님을 만나봤다.
어떻게 마이스부산에서, 모두의 부산지사 대표까지 하게 되신건가요?
학생 때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하고 싶은 전공을 찾다가 패션 디자인을 선택 했어요. 졸업할 때는 패션 광고 쪽을 해보면 좋겠다 해서 동아대에 다니면서요. 근데 막상 해보려니까 서울로 가야 하더라고요. 고민하던 차에 우연치 않게 부산의 디자인 회사에 1년 정도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가 백스코(BEXCO)가 처음 생길 때 즈음이었어요. 그 후 컨벤션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됐는데, 그 일이 생각보다 잘 맞다고 느꼈고, 창업해서 ‘마이스부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5년에 코스포(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일을 하다가 학창 시절을 회상했어요. 그때는 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가고 싶은 마음 절반, 부산에서 그냥 할 수 있으면 더 좋을 텐데하는 마음 절반이었어요. 그때는 광고 쪽을 생각할 때였으니까. 졸업할 때쯤 제일기획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회상해보니 ‘왜 미리 부산에서부터 관계를 많이 맺을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부산에서 일을 할 때 더 많은 연결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것도 모두의 부산지사를 시작하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모두의 부산지사를 시작한 계기,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스타트업 회사들끼리 만나서 커피 한 잔 하다가, 부산에도 지사를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근데 직접 알아보고 만들려면 아무래도 어렵잖아요. 근데 우리가 좀 쉽게 연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된 거죠.
모두의 부산지사가 부산 창업 네트워크 형성을 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부산 지사나, 부산에 관해 자신이 궁금한 게 있거나 직원을 채용해야 할 때, 여러 가지에 있어서 저희 쪽으로 물어오죠. 그러면 저희는 또 연결을 해주고. 연결 고리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건 부담될 수 있는데, 저희는 모두의 부산 지사라는 채널이 있으니까 좀 더 편하게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제가 속한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도 그런 활동을 하는 곳인데, 거기는 같은 회원사로서 연결할 수 있는 게 1단계 정도 되면 2단계 3단계까지는 가기 어렵거든요. 그건 그냥 개인적인 친분 정도니까. 좀 더 비즈니스 쪽으로 연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모두의 부산지사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스타트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정보를 얻는 건데, 그런 점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모두의 부산지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저희는 정회원, 준회원으로 나뉘어 있어요. 그 중 80개 정도가 정회원인데 그 분들하고 자주 보죠. 점심 모임도 하고 행사가 있으면 자주 모이는데, 그래도 부산에서 좀 상위에 있는 분들. 경험도 많고 투자를 받은 경험도 많고 해서 초기에 창업 하시는 분들한테는 도움이 많이 되죠. 스타트업 창업을 하고 한 1년 정도 하다보면 어느 정도 쓴 경험도 하시고 해보니까 뭐가 필요한지 피부로 절감할 때, 그때 오시면 도움이 많이 되죠. 모르는 걸 절실하게 물어보면 경험자들이 얘기해 주니까.. 이런 네트워크가 좀 잘 돼 있고 그 네트워크가 잘 돼 있는 우리 3개 회사가 또 중심이 돼가지고.
또 모두의 부산 지사를 하니까 서울에서 내려와서 부산을 빨리 파악하려고 하시는 분들한테는 아무래도 도움 되는 게 있고, 아까 창업할 때 중요한 게 어떤 네트워크나 정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시작이잖아요. 내가 하려는 아이템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진짜 필요한 건지. 아니면 필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사실 그렇게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업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거 하면 되겠다라는 약간의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하시는 분들도 제법 있거든요. 근데 막상 해보니까 잘 안 팔리는 거예요. 사업 모델을 바꿀 때 ‘피봇’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사업 모델 원래는 a를 하고 싶은데 막상 해보니까 또 안되면 이제 a-1이나 b로 바꾸면 거기서 되시는 분들이 대개 있어요. 그런 경험들이 거의 10 중에 8은 있지. 처음 자기 생각대로 한 사람은 거의 없고.
그러면 소통을 통해 정보를 얻어 피봇한 케이스가 있나요?
예를 들면 ‘모두 싸인’이라는 부산의 전자 계약 회사가 있거든요. 아르바이트 계약할 때 예전에는 종이로 했는데 요즘은 아르바이트 계약할 때 전자로 서명하면 바로 되는 시스템의 회사가 몇 개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모두 싸인입니다. 처음에는 변호사를 추천해 주는 걸로 시작했거든요. 그게 한 6년 전이었어요. 그 분이 법학을 전공했나, 하여튼 계기가 있어서 나름대로 시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안 되는거죠. 그러다가 전자 결제 쪽으로 넘어간 거죠. 그쪽도 어떻게 보면 법률적인 부분이 일부 있잖아요. 계약을 하려면 법률적인 검토도 해야되고, 그렇지만 이제 변호사 추천보다는 훨씬 쉽고 추세가 종이로 서명하는 계약보다는 점점 전자결제나 전자 계약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있으니까 이렇게 바꿨어요. 지금은 엄청 잘 되고 있거든요.
또 ‘브이드림’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그 쪽은 장애인 채용 쪽. 우라나라 제도가 회사가 직원이 100명 이상이 되면 무조건 장애인을 고용해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이제 일종의 벌금 형식의 고용 부담금을 내야 돼요. 그런데 장기 채용은 또 쉽지 않으니까 고용 부담금을 매년 납부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는 거죠. 그래서 장애인 채용을 도와주는 것을 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그 분이 자녀가 있고 하니까 진로 교육 관련 사업을 하려고 했었어요. 근데 진로 교육 시장이 형성이 잘 안돼있는 거에요. 그러다가 우연히 장애인 관련 정책을 알게 되고, 이걸 해보자는 생각을 하신거지.
부산에서 창업을 하는 것의 장단점은 뭘까요?
부산의 장점은 끈끈함인 것 같아요.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여기 저기서 도와주려고 하는 분위기가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조금 더 있다는 것 같아요.
단점은 자본이 서울에 많이 있으니까 투자를 받으려면 부산보다는 서울이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어요. 또 부산보다는 서울이 인적 자본이 많죠.
부산 대학교 학생들을 인터뷰 해봤을 때, 부산이라는 도시는 너무 좋은데 산업 생태계가 조성이 잘 안돼 있어서 스타트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부산이 예전부터 조선이라든지 신발, 기계 쪽에서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이제 점점 비중이 줄어들고 있죠. 제조 산업보다는 서비스 산업 등으로 빨리 교체를 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체질 개선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부산은 서비스나 IT 같은 성장 속도가 빠른 산업들 쪽으로 체질화가 되어 있지 않고, 정책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드니까, 어려운 면이 있죠. 부산시에서도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편인데, 그에 비해 현장에서의 니즈는 훨씬 크니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타지에서 부산으로 와서 창업하시는 분들은 어떤 계기로 부산으로 창업하시나요?
개인적인 기호도 있는 것 같아요. ‘부산에 몇 번 여행을 왔는데 바다가 너무 좋더라.’ 혹은 ‘영도에 이런 게 너무 좋아서 여기서 할 수 있는 걸 찾아 창업을 했다.’ IT나 성장 쪽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기호에 있는 사업들, 예를 들면 서점이나 카페 같은 게 많아요. 아니면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서울로 대학을 가서 사회생활 좀 하다가 부산 와서 자기 일을 해보고 싶어서 다시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창업하시는 분들이 제일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공간. 창업 지원하는 지원 기관들이 주는 무료 공간이 있긴 하지만, 결국 입주 신청을 받아서 선발을 해야 되잖아요. 근데 일 년에 한 번 공고를 올려서 선발하고 이런 과정이 있으니까 한 번 기회를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되는 거고… 그런 공간들이 또 기본 시설은 잘 돼 있지만 사업적으로 업무하기에는 아쉬운 게 있어요.
두 번째는 돈이죠. 요즘에 창업 지원 프로젝트도 있으니까 선정이 되면 초기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긴 한데, 초기 비용보다도 단계별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기 창업은 어느 정도 많아졌는데 그 다음 단계로 갔을 때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거예요.
물론 부산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지원이 많아졌지만 조금 더 많아질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부산 산업의 미래는 어떤가요?
(1) 부산시의 노력: 산업은행 이전
그래도 저희는 부산의 미래에 대해서 기대를 좀 하고 있어요. 산업은행 이전도 부산이 나름대로 발전을 위해서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산업은행이 스타트업 지원을 하기도 하고, 코엑스에서 매년 개최하는 넥스트 라이즈도 산은이 하는 거니까. 그 정도로 산업은행이 나름대로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있으니까 부산에 보내면 더 좋지 않을까 위에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2) 지역의 다양성에 기반한 생태계 필요 : 커피 산업
지역에 대해 하나의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다양성에 따라 니즈가 있는 분들이 그 지역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모모스 커피가 하나의 예가 될 수도 있죠. 커피가 부산에서는 그다지 연결성이 없어 보였는데, 커피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브랜딩하고 키우니까, 이를 바탕으로 부산에 와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도 생기고 있어요. 해양, 수산 분야 외에도 부산에 커피 산업이 좀 더 커지면 다른 지역에 있는 커피 회사들이 ‘그냥 부산 가서 하자’ 이렇게 올 수도 있고. 그런 계기를 장기적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기대를 좀 하고 있어요.
(3) 부산이 국제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 : 북항
지금은 부산이 해운대 쪽에 치중돼 있긴 한데, 현재 ‘북항’이라고 부산역 뒤쪽이 한창 개발이 되어 있어요.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해안가의 도시들이 국제적인 역할을 많이 하잖아요. 북항도 엑스포를 개최하면 좋을 거고, 엑스포가 안되더라도 국제적인 구역이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대표님은 기업들의 국내 지사뿐만 아니라 해외 지사를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옮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하셨다. 오랫동안 일을 하셨지만 미래를 이야기하시며 반짝이는 대표님의 눈을 보고, 이런 분들이 부산을 바꿀 수 있는 거구나, 싶었다.
‘과연 부산이 기대하는 것만큼 발전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같은 회의적인 생각들도 마음속에 품고 갔던 부산이었다. 그러나 부산 시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본인의 도시를 사랑했다. 인터뷰 장소였던 부산의 3대 카페, 모모스 커피는 커피와 도시에 대한 꾸준한 애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일일 영도 가이드’를 해주시는 대표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서도 부산에 대한 사랑이 은연 중에 느껴졌다.
모두의 부산지사는 애정을 가진 농부들의 모임 같았다. 그들은 성장을 기다리는 산업의 씨앗들이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앞으로 부산에 씨앗을 뿌리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 물을 주어 성장시키겠다는 농부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하며 마무리해본다.
글·사진: <local.kit in 부산> 산업팀 장소예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