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이야기들
#첫 번째 이야기
�명동거리
서울 중구 명동2가
4️⃣ 명동역 6번 출구에서 218m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까지.
각기 다른 언어로 번역된 간판이 거리를 빼곡히 채우고
모락모락 김 나는 길거리 음식 냄새가 차가운 공기를 녹인다.
이곳의 어떤 매력이 여행객들이 그렇게 열광시킬까?
현지인으로서 우리가 놓치는 명동의 모습은 무엇일까?
어쩌면, 답은 ‘한국다운 익숙함’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한류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길거리 꼬치 트럭,
영화 속 배우가 바르던 한국 화장품,
케이팝 아이돌이 착용 하고 나온 악세사리와
그들이 거닐던 길까지…
이 모든 장면이 한데 모인 명동은 그야말로 ‘한국 로망’을 실현하며, 기대한 “한국의 이미지”를 체험하고 소비하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명동에 머무르다 보면 “외국인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렇듯, 관광지로서 명동의 이야기는 서울을 잠시 스쳐 가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 기대, 상상, 소비 하나하나가 모여 새로운 로컬의 조각을 만들어낸다.
명동이 선물하는 그들의 시선에서 우리의 서울을 바라보면 어떨까?
현지인들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여행객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서울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명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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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local.kit> 에디터 박채린
#두 번째 이야기
명동은 서울의 가장 오래된 심장이다.
1950년대, 명동백화점을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되며
서울의 문화와 유행이 가장 먼저 피어난 거리.
국제적이고 화려한 간판 뒤에는
한 세기의 세월이 쌓여있다.
�명동성당
서울 중구 명동길 74
2️⃣3️⃣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에서 560m
1898년, 조선의 언덕 위에 세워진 붉은 벽돌 첨탑.
한국 최초의 고딕 양식 성당, 명동성당은
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의 어둠 속
신앙을 넘어, 억압받는 이들의 피난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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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민주화운동의 불씨 또한
이 성당의 문턱에서 타올랐다.
독재의 군홧발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 주었던 명동성당,
시대의 양심인 이곳은
‘민주주의의 성소’라 불린다.
�대한극장 옛 주소
충무로 4가 134-2
1950~7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가 뛰던 곳.
필름 냄새와 카메라 소리가 가득했던 충무로는
한때 ‘한국의 할리우드’라 불렸다.
대형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지금은 대부분의 영화사가 떠났지만
‘충무로 배우’라는 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명동과 충무로를 걷다 보면 그 시대의 열정이 남아있는 공간을
종종 느낄 수 있다.
격변하는 근현대사 속 신념과 저항의 정신,
그리고 열정과 예술의 정신
명동을 걸어보며 조그만 골목들 속 서울의 세월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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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local.kit> 에디터 이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