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컬키트 localkit Jul 05. 2023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다

백종원 효과로부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예산 전통시장의 부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초석이 되다.

예산상설시장 간판

충남 예산의 상설시장인 예산시장은 지금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군과 공동으로 진행한 창업 프로젝트인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된 이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여 휴장 이후 다시 문을 연 예산시장은 벌써 2023년 누적 관광객 수 70만명을 돌파했다.

예산을 이토록 뜨겁게 달군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백종원 대표가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예산시에서 추진하는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예산형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란 군과 기업, 민간이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예산군은 백종원 대표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백종원 대표와 협력하여 예산시장을 중심축으로 구도심 상권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산군은 요식업 창업 희망 청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예산시장 내 창업가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해 궁극적으로 예산을 부흥시킴과 동시에 이 곳을 창업의 메카로 발돋움시키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전통시장은 지역경제의 정체성이다.


백종원 대표가 예산군 활성화 방안으로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시장은 예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의 본거지였으며, 지역의 경제 순환과 활력을 책임지는 존재였다. 대형 마트가 보편화됨에 따라 전통시장이 점차 침체되는 문제는 예산군과 같은 소도시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따라서 지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온 전통시장이 부흥하는 것이 곧 지역 전체의 경제적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운영 방식은 상당히 흥미롭다. 이 프로젝트는 예산시장을 살리는 방식으로 ‘외부인 유입’의 전략을 택했다. 예산군이 시장 내 토지를 사들이면, 백종원 대표가 새로운 청년 창업자들을 모아서 창업자 교육과 음식점 메뉴 컨설팅을 맡았다. 즉 원래부터 예산시장에 터를 잡고 생계를 꾸려온 기존 상인 분들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침체되었던 예산시장에 새로운 관심과 발걸음이 통할 수 있도록 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이미지 변신을 노린 듯하다. 실제로 먹거리 장옥 내 새로 들어온 가게들은 모두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는다. 



예산시장의 변화, 성공적이기만 한 것일까?


로컬키트는 예산시장의 시도에서 몇 가지 의문점을 발견했다. 먼저, 새로 정착한 청년 창업가와 기존 상인들 사이에 갈등은 없는지, 둘째, ‘백종원 효과’로 반짝 인기를 끌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것은 아닐지와 같은 우려가 있었다.

우리는 예산시장이 꾀한 변화의 시도가 실제로 어떤 성과를 거뒀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실제 상인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고자 했다. 비록 휴장 기간에 예산시장을 찾았지만, 여전히 분주하신 상인분들 사이에서 한 전기재료점 ‘심화소리사’ 상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Interview 1. ‘심화소리사’ 사장님


심화소리사 사장님 부부


언제부터 예산 시장에 계셨나요?

1969년도에 왔고, 그때부터 쭉 있었어. 한 55년 됐나.


그러면 언제부터 젊은 사람들이 다 빠지고 사람이 줄어들기 시작했나요?

90년대 정도에 다 빠지기 시작하고 없더라고요. 빠진 이유가 그냥 자연스럽게 서울 쪽으로 산업이 발달하면서 빠진 거예요. 그런데 예산서는 할 게 없으니까, 큰 기업체도 없고. 다 도시로 사람들이 가는 거죠.


최근에 여기 백종원 사장님께서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하셨잖아요. 그 이후로 실제로 예산 시장에 사람들이 늘어나고 활성화된 게 조금 체감이 되시나요?

아무래도 그렇지. 근데 그게 좀 애매하더라고. 이 근방 앞에는 사람이 많고 사람들 많이 오시는데 저기 테두리 밖은 사람도 별로 없어요.


예산시장에 새로 청년 창업가분들이 들어오셨는데 청년 창업가분들과 기존에 계셨던 분들 사이에 입장 차이나 갈등이 있었던 적이 있나요? 또, 할아버님을 포함해 기존에 계셨던 상인분들은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지금 현재로 봐서는 큰 갈등은 없는 것 같은데 지금 현재로는 없어요. 그냥 다들 사람들도 많이 오고 하니까 (만족하는 편이고) … 여기서는 나 같은 경우는 여기서 혜택을 많이 보니까. 다른 데는 또 모르지. 여기 이거 테두리 이 안에만 사람이 많고 밖에는 사람이 그전하고 똑같아요. 시장 바깥에서는 좀 싫어하는 면도 있어요.


예산군의 주민으로서 사업들이 진행되면 좋겠는지 희망하는 사항이 있으신가요?

여기만 자꾸 손댈 게 아니고 나는 읍내 전체를 좀 했으면 좋겠지. 여튼 (백종원) 교수가 추진한 사업이고 또 여기 상인회에서 추진을 하니까 아마 앞으로는 더 잘 될 거로 봅니다.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그 후…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자체가 성과를 거뒀음은 확실하다. 프로젝트가 애초에 겨냥했던 외부 지역 방문자 수 증가라는 목표는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 원래 예산시장 방문자는 대부분 충남 지역에 주거지를 둔 사람들이었는데, 예산시장 재개장 후에는 방문자 중 충남 지역 거주민의 비율은 69.8%에서 46.7%까지 비율이 줄고 대신 경기 주민 방문 비중이 13.3%에서 22.4%로, 서울은 5.6%에서 9.7%로 늘었다.[1] 또한 프로젝트 이후 시장 주변 관광지의 방문자 수가 증가하였다. 예산 시장 근처의 대표 관광지인 ‘예당호’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예산시장 개장 전 2개월 대비 첫 개장 때는 약 30%, 재개장 때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예산시장을 찾아와 먹거리를 즐긴 후, 볼거리나 즐길거리를 찾아 예산의 다른 관광지로 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예산시장을 부흥시키고자 한 이 프로젝트가 실제로 예산시장 뿐만 아니라 근처 관광지에도 외부인의 유입을 늘렸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예산시장으로 답사를 다녀온 후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 개시 후 약 반 년이 지나고, 최근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예산시장의 ‘국밥 거리’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예산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분명 이전보다 늘었고, 시장도 훨씬 활기가 가득 차 이 프로젝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백종원 대표가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상인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하기보다는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식의 번쩍 이윤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재개장 이후에도 여전히 위생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휴장을 통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이용에 불편을 겪는 손님들, 그와 반대로 점점 높아지는 가격과 임대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2] 등, 단순히 유행이 식는 것 이상의 문제가 예산시장에게 던져졌다.

우리는 보다 심층적으로 예산시장이 직면한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해보고 ‘지속가능한’ 예산시장, 더 나아가 예산 전체의 부흥이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프로젝트 결과의 분석과 진단


먼저,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결과로 예산시장 내부는 활성화됐지만 시장 외곽은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년 창업가들이 입점한 범위는 예산시장 장옥 내부에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장옥 중심으로만 사람들이 몰리고, 대부분 새로 입점한 상점의 음식만 맛보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장 외곽의 상권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하여 장옥 안과 밖이 균형있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예산시장 장옥 외부에 위치한 카페 ‘Cafe36-9’ 사장님과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Interview 2. ‘Cafe36-9’ 사장님


인터뷰 중인 카페 36-9 사장님


여기서 언제부터 영업하셨고, 이 곳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오늘이 1일이니까 딱 한 달 됐어요. 원래 여기는 살던 집이었는데, 집을 뜯어 (카페로) 고친 거예요. 근데 처음에 공사할 때는 저게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생기는 지 몰랐어요. 공사 다 하고 나니까 생긴 거예요.


그렇다면 프로젝트 이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게 느껴지시나요?

솔직하게 얘기해서 잘 안 와요. 많이 유입이 될 줄 알았는데, 저기랑 여기랑 한 200m 정도 거리는 있잖아요. 저기 있는 사람의 10분의 1도 안 와요. 솔직히, 여기 오는 사람들은 저기(시장 내부)만 있는 줄 알고. 여기 오는 사람들은 일단 저기 주차장이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그 중에서도 이제 저기(시장 내부)에서 밥 먹고 커피 다 먹고 이제 한 잔만 더 먹어볼까 하는 사람들이 오는 거예요.


예산 시장 장옥 내부 말고도 여기 근처로도 발달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런데도 시장 바깥쪽은 안쪽보다 상대적으로 사람 유입이 적은 편인가요?

시장 안이 100이라고 치면, 여기는 30. 그러니까 나와서 바로 앞에 있는 가게들 있죠, 거기는 그렇게 북적해요. 그런데 여기는 완전 극소수예요. 저 안에서 여기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5% 정도? 진짜 저기 안에 차 댈 데가 없는 사람들만 여기를 찾아요. 심지어 낮에는 잘 안 보여. 2층에 저 조명 달아놓은 것도 어두울 때 좀 잘 보이라고 한 거예요.


저희가 아까 시장 안에 들어가서 거기 계신 상인분이랑도 비슷한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 그 상인분께서는 이 백종원 거리가 만들어지면서 시장 안이 좀 활성화가 됐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밖에 있는 상권에 계신 분들도 긍정적으로 보시는지, 아니면 다르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긍정적이에요. 무조건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게 저게 아니었다면 하루 한 명도 안 왔을 거잖아요. 

한 명도 안 왔을 건데 어쨌든 저게 생겼기 때문에 이 근처에 사람들이 오는거죠. 여기 주차장이 찰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근데 어쨌든 저게(예산시장 장옥) 생김으로써 여기 사람들이 오고 그런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들어오기 때문에 좀 손해를 봤다거나 안 좋다고는 말할 수 없긴 합니다.


현재 예산시장 프로젝트에 대해 바라시는 점이나 개선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을까요?

저기(장옥) 안에 있던 사람들이 여기를 오긴 하는데, 애초에 여기를 찾는 게 아니고, 저 안 쪽에 자리가 없으니까 포장을 해서 여기로 오는거지. 여기서 먹을 수 있냐고 미안해하면서 물어보고 그러면서 커피 한 잔 시키고.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 차라리 이 장옥 밖에 있는 가게들도 홍보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장옥 가운데 보면 안내판 있잖아요. 거기 장옥 안에 있는 가게는 다 나와 있어요. 근데 이 근처에는 뭐가 있는지 알아요? 아무것도 안 나와.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와서 볼 수밖에 없는 거지. 이런 것처럼 너무 시장 안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 이 시장 바깥의 맛집, 카페들도 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봐요.



카페 사장님과의 인터뷰와 앞선 전기재료상 사장님과의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시장 내부와 외부의 홍보 및 활성화 면에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초기 프로젝트가 시장 내부에만 치중한 탓에 시장 외부 상권이 받을 영향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거나, 단순히 시장 내부에 사람이 몰리면 근처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절대적인 유입 인원은 늘어났을 지 몰라도, 시장 내부와 외부의 불균형이 지속되면 짧게는 상인간의 갈등에서부터 길게는 외부 상권이 밀려나고 새로운 외부 상권이 들어와 기존 상인분들이 입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급증한 손님을 맞을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 가장 먼저 위생 문제가 지적된다. 예산시장이 빠른 시일 내에 유명 관광지로서 인기를 얻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침체되어 있던 상권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손님을 받을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람이 적어 문제시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고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미흡했던 위생 상태의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3월 한 달간 휴장 기간을 가진 후에도,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준비 기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정당한 이유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로, 담합 및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한 상인과 지자체의 대응이 부족하다. 일부 상인들이 급증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려는 노력보다는, 갑자기 음식 가격을 올리고자 담합하거나 시장 근처 숙소에서도 숙박료를 인상하는 등 반짝 이윤을 좇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 증가 후 시장 밖의 일부 상점에서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끊도록 만들 뿐만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시장 활성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방문 수요의 급증을 예상했다면 상점의 단기 이윤 추구 또는 임대료 인상 요구와 같은 문제들을 미리 고려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 또한, 예산 전체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상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활성화 방안이 과연 모두를 위한 방법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산시장은 청년 창업가들의 입점과 더불어 ‘레트로 열풍’을 하나의 기회로 삼아 젊은 연령층을 겨냥하였고 금세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수 있었다. 실제로 프로젝트 이후 예산시장 대부분의 가게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하였다. 또한 예산시장이 핵심적으로 내놓은 셀링 포인트는, 손님들이 삼겹살과 뒷고기를 구매하고 불판을 빌려 직접 장옥 내에서 구워먹는 일종의 ‘코스 체험’과 같은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점에서, 소위 ‘시장 유행’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키오스크가 익숙치 않아 주문부터 어려움을 겪거나, 가게에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장옥에 자리를 잡고 직접 재료를 사고 불판을 빌리는 등의 과정이 너무 번거로워 오히려 이용을 꺼릴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예산시장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은 긍정적인 면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예산군 주민들과 예산시장의 상인들에게 또 다른 숙제를 남겨두었다. 또한, 더 이상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도 장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 예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로컬키트는 예산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예산군민과 예산시장 상인들이 자발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핵심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았다.

먼저, ‘소통’이 핵심 요소이다. 이는 예산 시장 내 상인들과 손님들 간의 소통, 시장 내부와 외부의 소통, 상인들 간의 소통 등 넓은 범위에서 적용될 수 있다. 소통을 통해서 서로 느끼는 불편함을 깨닫고 개선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예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가장 먼저 상인과 손님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해야 한다. 예산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청결과 관련된 손님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은 화장실, 울퉁불퉁한 마당 바닥 등을 재정비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시장 화장실도 청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내부에서도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고착된 사고방식을 변화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손님들에게 ‘여긴 원래 그래요’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이해를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방문객을 고려해 시장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프로젝트의 결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이 이뤄지면서 시장을 이용하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은 변화한 시장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 이러한 불편함을 인지하고, 상호 간의 소통을 통해 개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이를 보여준다면 예산시장은 ‘일회성 관광지'가 아닌 ‘계속 오고 싶은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예산군 구성원의 ‘단합’이 필요하다. 백종원 대표는 프로젝트 이후 단기 이윤만을 추구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두고 "가격을 저렴하게 똑같이 하시라. 지금 예산은 단합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가 있다. 프로젝트가 진정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예산 시장과 더불어 예산군 전체의 발전을 목표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 지역’, ‘우리의 삶의 터전’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상인분들과 주민분들이 예산이라는 지역에 소속감을 갖고 한 마음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산 시장에서 예산군 전체로



시장에 불어넣어진 활기가 예산군 전체로 퍼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산군은 열풍을 잇기 위해 인근 폐교를 매입해 전통주 체험단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체험단지 조성과 지역 축제를 활용해 관광 코스를 발달시키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역 특산품과 시장 상품을 연계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예산시장 내 카페인 ‘어서와U’에서는 예산의 특산품인 사과로 만든 사과주스에 “예플”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한다. 예산군의 “예”자와 애플(apple)의 “플”자를 합친 귀여운 이름이다. 예산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맛있는 먹거리를 즐기는 동시에 예산이라는 지역을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 및 협력 또한 필수


결국 지역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지역 주민이다. 지방도시 활성화 과정에서 주민들이 소외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예산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 청년 창업자 양성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예산시장 안의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예산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재 예산의 발전 방안이 주민들에게 오히려 피해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항상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로컬키트는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예산시장의 활성화 사례를 분석하며 진단 및 발전 방안에 대한 작지만 의미있는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산의 심장과도 같은 예산시장이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활력을 되찾아, 시장을 넘어 예산 전체로, 나아가 예산 밖 다른 지역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를 희망한다.


·사진: <local.kit in 예산> 강서연 에디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