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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키트 localkit Nov 08. 2023

로컬키트@SOVAC 2023: 도시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Part 1. 로컬키트: 이름만으로도 소속감을 느끼다


로컬키트. 지방과 서울 사이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출사표와도 같은 뜻깊은 이름입니다.

물론,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학교가 지방의 발전에 주목하는 다소 아이러니한 콘셉트를 지닌 팀이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어디서든 “로컬키트”는 많은 설명을 요구하는 이름이자 정체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습니다. 9월 1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주최된 SOVAC 2023 Offline에 참가한 로컬키트는, 가장 생소한 장소에서 가장 큰 동질감을 여실히 느끼고 올 수 있었습니다. SOVAC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만나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고, 협력하고, 성장하여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긍정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오프라인 프로그램 개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 왔습니다. 이번 SOVAC 방문은 로컬키트의 콘텐츠 제작에 영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 확신을 실현하고자 로컬키트는 SOVAC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SOVAC 2023 Offline 현장

“우리가 하려는 일들을, 더 큰 규모로 하고 있는 단체들이 한 곳에 모여있어!”

보라색 명찰을 달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필자를 비롯한 팀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강연을 듣기에 앞서, 전시/홍보존에서 40여 개의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의 부스를 둘러보며 뜻밖에도 로컬키트는 강렬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TAXX, 언더독스, 로컬라이프클럽 begins 등 로컬키트의 이름이 어디에 들어가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단체들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수많은 단체와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청년들의 지방에서의 창업을 지원하는 언더독스부터 지방에서의 청년마을 조성을 지원하는 로컬라이프클럽begins까지… 새삼 팀원들은 이토록 많은 단체들이 로컬키트와 같은 뜻을 가지고 이러한 이상적인 가치를 현실에서 펼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로컬키트는 대한민국 각지의 매력적인 공간을 찾아내고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물결이 전국 각지로 확산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의 인사이트를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다시금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Part 2. 온고지신의 미학: 성수동


특히, SOVAC 2023 Offline의 프로그램 중 로컬키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도시가 담아야 할 것>의 소개내용에서, “로컬의 장소성이 일회성으로 소비되지 않고 지속가능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보겠다"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 강연은, 학기별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방 각지에 숨어있는 잠재력을 찾아내고, 그 매력이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으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로컬키트의 지향점에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향하는 곳 중 하나는 단연 성수동입니다. 70년대 이래 인쇄소와 수입차정비소 등이 즐비해 있었던 중공업 단지가 현재 청년들이 몰려드는 ‘힙함‘의 대명사가 되기까지 성수동이 거쳐온 길을 연사 네 분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공간 기획 브랜드 아뜰리에 에크리튜의 김재원 대표는 한강과 서울숲과의 지리적 인접성 및 70년대부터 자리 잡아온 중공업단지와 붉은 벽돌의 건축물 등 성수동 본연의 매력을 일찍이 파악했습니다. 이후 주변 공장에서 가져온 가구 등으로 카페를 조성하는 등 인근 환경과 어우러지는 트렌디한 공간을 형성하는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신축 카페와 70년대에 지어진 공간들의 병존이 자아낸 오묘한 성수동의 새로운 정체성은, 성수동의 성공 신화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성수동이 이렇게 탈바꿈하기까지는 성동구청이라는 적극적인 조력자의 도움 역시 필요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휴식공간 확보를 통한 청년 유입이 이루어지면 기업유치 역시 용이해질 것이라는 판단 하에 성수동 리모델링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현재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인 붉은 벽돌을 보존하기 위해 “붉은벽돌지원조례“ 발의, 소상공인의 원활한 유입을 위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등 성수동의 부흥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현재 성수동은 대한민국의 모든 트렌드의 최전선으로서의 입지를 가진 지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탁월한 안목, 그리고 발전을 향한 의지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행정이 어우러진 결과가 바로 현재의 성수동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Part 3. Editors’ Note: SOVAC에 다녀오며…

Editor 김상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사회적 기업 및 단체들의 부스들을 구경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및 지역 균형 발전의 초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로컬라이프클럽' 부스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마을은 어떤 곳인지 테스트해 볼 수 있었던 '나의 마을정류장 찾기' 프로그램이었다. 테스트 후, 해당 마을에서 진행 중인 청년 마을 프로그램들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이번 학기 충청도 매거진 프로젝트와도 연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기도 했다. 또한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 도시가 담아야 할 것"이라는 주제로 성동구청장님, 아뜰리에 에크리튜 대표님과 함께 했던 강연 셰션에서도 어디서 쉽게 듣지 못하는 흥미로운 강연 소재들 덕분에 완전히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이 요즘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거듭나는 데에 있어서 지나온 과정들에 대해 깊이있게 톺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도시재생의 잠재력을 갖는 지역의 특징들에 대한 아뜰리에 에크리튜 대표님의 통찰력있는 견해가 돋보이는 인상적인 강연이었다.
Editor 김유민: 성수동은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의 방향으로 사람들이 모여 동네를 북적이게 만든 성공사례이다. 세션을 들으며 성수동이 성공한 이유는 사람들이 동네에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실현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방법이 정책이든, 스타트업이든, 스몰 비즈니스이든, 동네를 재생할 의욕을 가진 사람들과 예술가들은 동네를 발전시키는 데에 필요충분조건이다. 결국 그 공간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은 공간을 더욱 재미있고 특색있게 만든다. 제2의 성수동이 서울에 등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단순 유행으로 그치는 동네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동네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Editor 백경목: SOVAC 박람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스는 베트남의 한 곤충식품 스타트업이었다. 귀뚜라미로 만든 과자 RecRec를 시식했는데 곤충식품의 상용화를 위해 맛에 신경 쓴 티가 났다. 설명하시는 분이 너무 열정적이셨고 나도 궁금한 내용을 계속 질문하느라 거의 10분 넘게 그 부스에 머물러 있었다. 들었던 설명 가운데 인상적이었던 건 귀뚜라미가 생산공장을 탈출할 경우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활동반경이 좁은 종만을 사육한다는 점이다. 식량문제 해결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자극을 받고 돌아왔다. 강연을 들으면서 성수동의 발전은 작은 비즈니스의 활약 그리고 성동구청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물임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 성수동이 문화자본을 갖추고 다양한 브랜드를 끌어들이는 중심지로 거듭난 데에는 민간과 공공의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 점에 있어 앞으로 지방도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협조가 필요하지 않을까? 최근 성수동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작은 비즈니스가 더 이상 들어오기 힘든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해결하기 힘든 문제인만큼, 앞으로 성수동의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성수동의 미래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쇠퇴라면, 제2의 성수동이 생겨날 수 있도록 적절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해보인다.
Editor 장소예: 성수동의 구체적인 재생 과정과 현재의 딜레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특히 성수동이 매력적인 동네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스몰 비즈니스들이 주체적으로 동네를 키워나갔고, 이를 구청에서 알아보고 도왔기 때문이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앞으로의 성수동은 어떻게 될지, 가까이 지켜보겠다.
Editor 배승민: 로컬키트는 세 학기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로컬키트에게 SOVAC은 지난 세 학기간의 활동이 헛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같은 문제를 바라보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진정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그 변화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되새긴다.
Editor 차태영: 불교 구절 중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기에 이것이 있다. 이것이 멸하기에 저것이 생겨나고 저것이 생기기에 이것이 멸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소백에서 열렸던 연사님과의 강연에서도 성수동이 매력적일 수 있었던 저렴한 지대와 공장과의 이질적인 조화가 사람들을 불러들였지만, 그에 따라 성수동의 지가가 올라가 개인 카페들과 가게들이 빠져나간다는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어찌보면 모든 지역 개발의 숙명이기도 한 지역의 매력과 지가를 조화시키는 것이 아마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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