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kit N호선 프로젝트 : 2호선

by 로컬키트 localkit
Artboard 1@4x.png


마산, 진주, 통영부터 부산, 대전, 세종, 공주까지. 로컬키트는 지방도시 곳곳으로 향했다. 딱 수도권만, 딱 서울만 빼고. 그 이유는 단순히 서울과 수도권을 카피한 지방도시의 무분별한 개발이 안타까웠기 때문일 테다. 자신만의 색을 잃어버린 채 사라져가는 그 도시의 역사에 눈물지었고, 그 자리에 들어서는 그 해에 유행하는 음식점에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깨달았다. 비단 지방도시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분명 수도권에서 유행하는 것을 특색 없이 따라가는 지방도시 개발은 문제가 맞다. 그렇다면 그 수도권의 개발은 과연 그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고 있을까? 많은 20대들은 서울 곳곳의 ‘힙함'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런 힙함은 강남을 비롯한 기존의 핫플들과는 다른 곳에서 발견되곤 했다. 그런 흔하지 않음은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명받아 왔고, 이제는 대규모 자본들도 그런 힙함을 주목하고 있다.


흔하지 않음과 힙함에 주목하는 요즈음, 우리는 과연 그 지역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있을까? 그 지역의 역사를 우린 온전히 체감하고 있을까? 힙한 지역들은 이색 카페와 대형 팝업스토어 등, 새로운 자극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이 힙함이 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핫플로 손꼽히는 성수, 정작 성수를 몇 십 년 동안 지키던 성수 토박이는 이렇게 말한다. “성수는 더 이상 힙하지 않아요”. 지금의 핫플이 매력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동네만의 역사가, 건축이, 사람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문화의 매력이 이제 특색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그렇게 N호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은 과연 그 역사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을까’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했다.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꾸려낸 로컬키트였기에, 가까운 2호선에서부터 시작했다. 요즘 20대, 요즘 MZ세대들이 북적이는 지역들을 3개 선정했다. 성수, 신당동, 을지로.


성수는 꾸준히 발전해왔다. 예로부터 공업 지대로서의 역할을 다해왔지만, 요즘은 공업 지역보다는 SNS 핫플과 팝업스토어로 더 유명하다. 옛 공장 건물들에는 높은 층고의 카페가 들어서고, 인기있는 캐릭터를 비롯한 20대를 겨냥한 단기성 상점들이 빼곡히 늘어서있다. 성수를 통해 서울 내 젠트리피케이션과 도시의 발전을 답사 일지 형식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신당동은 이미 핫플이 된 동네라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보다는 요즘 떠오르는 핫플이다. 청년 창업이 몰려들고, 대규모 자본이 아닌 스몰 비즈니스가 군집을 이루고 있다. 서울 내 노년층 인구 비중으로 순위권을 다투던 신당동의 지대는 큰 기울기로 오르고 있다. 성수를 비롯한 서울 내 떠오르는 핫플들의 초기 단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로컬키트가 신당동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왔다.


을지로는 ‘힙지로'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불린다. 지금이야 20대의 핫플레이스로 손꼽히지만, 본디 공장이 모여있던 20세기 후 산업지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을지로가 이러한 지역색을 살려 발전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성수와 같은 여타 행정구역들이 그렇듯이, 지역만의 고유한 특색보다는 단순한 트래픽 증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을지로의 발전, 로컬키트가 가볍게 검증해 보았다.


N호선 프로젝트는 2호선을 시작으로 그 신호탄을 쏘았다. 그 다음으로 어디를 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어디를 가든 간에 로컬키트는 합당한 이유 없는 무분별한 발전에 물음표를 던질 것이며, 그 도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느낌표를 달고자 한다. 그것이 로컬키트가 존재하는 이유이기에.


·사진: <local.kit> 배승민 에디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