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장도에 간 이유
여수는 전라도에서 바다와 맞닿아 있는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이다. 여수 바다의 특별한 점 중 하나를 말하라고 한다면, 탁 트인 동해안의 수평선과는 다르게 육지 근처에 오밀조밀 위치해 있는 섬이 만들어내는 구불구불한 풍경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그러한 섬들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여수에는 총 365개의 섬이 있다. 필자는 그중 여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섬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그러다 예술의 섬 장도를 발견하게 되었다.
‘예술’은 수요가 공급을 결정한다기보다, 공급이 수요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예술을 경험하고 그것을 필요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에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다소 강하다. 지방에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공연이나 전시가 열리지 않는다면, 매번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서울까지 가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예울마루와 장도가 여수와 근처의 전라도민들에게 일상에서 예술의 경험을,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러한 경험들에서 오는 삶의 여유와 의미를 더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장도에 방문하게 되었다.
2. 예울마루
예울마루에서 바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다와 함께 펼쳐진 장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가 방문한 날이 조금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섬의 자연과 어우러진 바다의 모습은 눈부시게 반짝였다.
필자와 팀 로컬키트는 그곳에서 GS칼텍스 예울마루 예술사업팀 박요셉 대리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Q. 예울마루는 어떤 장소인가요? 독자님들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기관의 이름이 독특한데요.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환경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가 설계하였으며, GS칼텍스 예울마루를 덮고 있는 폭 23m, 길이 152m의 초대형 유리 지붕(Glass River)은 망마산부터 여수 앞바다로 향하는 역동적인 계곡의 흐름을 형상화하여 건축물이 마치 자연의 일부인 듯한 독특한 구조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여수국가산단의 대표기업인 GS칼텍스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GS칼텍스재단을 설립하고 약 1,100억 원의 기금을 출연하여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시기에 맞춰 개관하였으며, 수준 높은 공연/전시/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남해남중권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대표 복합 아트센터로 부상하였습니다. 특히 2023년 전남도에서 유일하게 코리아유니크베뉴(KUV)로 선정되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Q. 예울마루에서 가장 자랑할만한 점이나 장소를 소개해주세요.
A. 가장 자랑할만한 점은 아무래도 민(지역사회)·관(여수시)·산(GS칼텍스)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아트센터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GS칼텍스 예울마루는 부지 선정부터 전반적인 운영까지 GS칼텍스, 여수시, 지역사회가 함께 협업하여 상생하는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건립 당시 부지는 여수시, 건축은 GS칼텍스재단이 맡아 역할을 분담하였으며, 개관초기부터 현재까지 연간 수십억 원의 운영비 또한 GS칼텍스재단 62%, 여수시 38% 비율로 서로 분담하며 안정적인 운영 체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에 2012년 민관협력 우수사례 최고상인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제14회 메세나대상에서도 GS칼텍스 예울마루 건립과 운영으로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바도 있습니다.
잠깐의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는 예울마루의 전반을 둘러보게 되었다. 예울마루에서는 다양한 미술 전시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 토크 콘서트, 근처에 거주 중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 등을 진행하는 등 여수에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것을 진행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공연 시설, 전시관, 시설 내 카페 등 실제 이용자들의 경험과 직결되는 부분뿐만 아니라 음향 장비, 대기 시설 등 그러한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예술가들의 입장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 또한 고려를 많이 하여 설계된 공간인 듯하였다.
그리고 예울마루 밖으로 나가 장도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 진섬다리로 이동하였다.
다음 편에 계속...
글·사진: <local.kit in 전남> 예술팀 박시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