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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키트 localkit Jun 09. 2024

local.kit 6호선 프로젝트 :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켜켜이 문화가 쌓여온 곳

 디지털미디어시티(Digital Media City)역. 서울 최초로 역명 전체가 영어로만 구성되어 있는 역으로, 흔히 DMC라 불린다. 디지털미디어시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변엔 다양한 방송사들과 IT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이곳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과는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첨단’, ‘디지털’이라는 수식어보다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미지와 더 부합한 곳이었다. 다른 곳으로 환승을 할 수 있다는 지리적 장점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가까이에 있어 붙은 수식어였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켜켜이 쌓여 온 디지털미디어시티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반전 매력을 가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 전경이다.


 초여름의 어느 주말,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방문했다. 역 출구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푸릇푸릇한 나무들 사이로 여러 아파트와 건물들이 눈에 들어 왔다. 역 이름만 들었을 땐 높은 빌딩이 가득한 첨단 도시가 반겨주겠거니 예상하겠지만, 막상 출구로 나와 발을 내딛었을 땐 ‘한적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방송국들이 모여 있는 디지털미디어시티가 역에서는 거리가 꽤 있어 역에서 내렸을 때 공원과 주거지가 먼저 눈에 띄는 탓이다. 역에서 한 5분쯤 걸었을까.



불광천에서 만난 일상의 여유

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다리 위에서 바라본 불광천의 모습이다


 은평구와 서대문구 그리고 마포구에 걸쳐 흐르는 하천 ‘불광천’을 마주할 수 있었다. 주말 오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불광천을 배경 삼아 자전거 페달을 굴리고 있는 사람들,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조깅을 하고 있던 사람들, 손을 꼭 잡고 걸어가던 노부부까지. 그들은 각자의 취향대로 주말 아침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하천을 따라 걸으면서 복잡했던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한 공간이었다.

 1년 째 디지털미디어시티 역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김OO(25)씨는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때나, 생각이 많을 때 불광천을 산책해요. 집과 회사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 너무 좋아요 ”라고 했다. 



상암동의 활기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


불광천을 따라 걷다 마주한 표지판과 상인들의 모습이다.


 불광천 표지판 우측에 있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울창한 숲속 사이에서 장기를 두고 계시는 어르신들과 재배한 작물을 팔고 계시는 분들, 그리고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까지 볼 수 있었다. 이곳은 정말 ‘만남의 광장’이라 칭할 만 했다. 이날 특히 빨간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는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와 대구FC의 축구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2002년 월드컵의 신화가 떠올랐다. 전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었던 그날의 열기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을 보며, 상암동이 얼마나 활기차고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곳인이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부터 스포츠 팬, 그리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암동은 단순히 첨단 도시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깃들어있는 따뜻한 주거지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방송의 중심과 문화 공간의 만남


한국 방송의 메카 상암동, 여러 구조물과 건물들이 눈에 띈다.


 걸음을 옮겨 한국 방송의 메카라 불리는 상암동으로 향했다. 이곳엔 MBC, SBS, CJ ENM, 채널A, YTN 등 주요 방송국과 언론사들이 위치하고 있다. 직무 특성상 밤을 새는 직장인들이 많아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주변 시설이 잘 구축되어 있다. 각종 방송사들 사이엔 KFC, 맥도날드, 스타벅스, 올리브영 등 유명한 프렌차이즈점들이 가득하고, 은행, 병원, 헬스장과 같이 생활에 필요한 장소들도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첨단 도시라 불리는 만큼 각양각색의 구조물과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각자의 개성을 뽐내고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MBC의 맞은 편에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있다. 한국영화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곳으로 지하 1층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1층엔 한국영화박물관, 2층엔 영상도서관, 그리고 3층엔 필름보존고가 있다. 모든 시설이 무료라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다. 도심 속 자리한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상암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전거와 함께 상암동의 풍경을 담다


디엠씨 역 앞에서 따릉이를 빌려 상암 곳곳을 돌아 다녀 보았다.


 자전거 친화적인 지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출구 옆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여러 개 있어 편리하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었고, 자전거 도로도 잘 조성되어 있었다. 로컬키트도 따릉이를 빌려 불광천과 주거 공간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불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푸른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주거지 곳곳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주민들이 많아 이 지역이 자전거 이용에 얼마나 적합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자전거 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었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는 잠시 쉬어가며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서 느낀 상암동의 매력은 한층 더 깊었다. 이 지역은 첨단 기술과 자연, 그리고 편리한 교통 환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상적인 주거지로 손색이 없었다.


한적한 오후, 푸릇푸릇한 나무들과 따뜻한 햇살이 반겨주었다.


 불광천을 조금 지나 샛길로 가면 주거 단지가 나온다. 자전거에 몸을 맡긴 채 달리다 보면 골목골목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유난히 눈에 띄었던 건물 사이사이 자리하고 있는 장미들


중간중간 멈춰설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다. 골목골목마다 새빨간 장미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삭막한 이 도시가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하이키의 노래 한 구절이 떠올랐다. 건물들 사이 피어난 장미가 상암동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층이 낮은 빌라들과 아파트들이 자유자재로 자리하고 있었다.
골목 끝에서 마주한 간데마을노인정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가 보면 학교와 빌라들이 보인다. 놀이터에서 조잘조잘 떠들고 있는 아이들부터 동네 마실을 나온 어르신들까지. 도심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주거 단지 사이에 자리한 공원과 정자다.


 동네를 돌아보면서 상암동은 주거하기에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정비된 공원과 녹지가 많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다양한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어 생활이 편리하고, 안전한 보행로와 어린이 놀이터가 잘 갖추어져 있어 가족 단위로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좋은 교육 환경과 교통 편의성 덕분에 자녀를 키우기에도 이상적인 장소다. 주민들 간의 소통과 교류를 도와주는 커뮤니티 센터도 있어 따뜻한 이웃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상암동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매력적인 주거지이다. 



상암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해질녘, 상암동의 노을을 바라보며


 사실 상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방송사들이 모여 있는 일터의 이미지일 것이다. 하지만, 막상 방송국들이 모여 있는 곳을 조금 벗어나 보면 상암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불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살펴보며 상암동의 색다른 이미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구조물과 형형색색의 건물들, 그리고 이곳 상암을 찾아오는 여러 사람들의 형상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켜켜이 쌓여온 문화가 깃들어 있는, 상암에서의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만남과 소통의 장소가 되어줄 상암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가는 순간,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었다.


[로컬키트 x 웰컴홈즈] 이 콘텐츠는 웰컴홈즈와 함께 제작했습니다.


글·사진: <local.kit> 김솔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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