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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키트 localkit Jun 09. 2024

local.kit 6호선 프로젝트 : 망원

망원역 : 여유로운 동네 속 힙한 골목을 찾는 재미

 살고 싶은 동네란 무엇일까.

 핵심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곳. 지친 일상에 쉼표를 달 수 있는 공간, 예를 들면 자연의 정취에 빠져 생각을 잠시 비울 수 있는 ‘녹색 공간’이 많은 곳. 적당한 사람 소리가 거리를 절로 활기차게 만드는 곳. 주변이 늘 깨끗하고 정돈되어 내내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살고 싶은 동네의 조건을 나열하다 보면 어릴 적 동화책을 읽을 때처럼 가슴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다면 자주 방문하고 싶은 동네는 어떤 곳일까.

 오직 그 동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풍경과 분위기가 있는 곳. 이곳저곳을 누비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는 곳.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접근하기 상당히 쉬운 곳.

자주 방문하고 싶은 동네의 조건을 떠올리다 보면 여행 전날 밤 잠을 청하기 전에 심장을 살살 자극하는 설렘과 떨림이 느껴진다.


갈색 노선의 여정을 거쳐 끝내 망원역에 도착했다.


 망원역은 이 둘 중 어떤 동네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망원역은 둘 다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느림의 미학과 빠름이 주는 쾌감을 적절하게 겸비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어떤 곳은 굉장히 여유로워 마치 일요일 오전처럼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또 어떤 곳은 소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하고 힙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사뭇 상반되는 이 모든 것이 맞물려 망원은 참 다양한 방면에서 매력적인 곳으로 거듭나게 된다.



책과 사람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 당인리책발전소


책방을 느긋하게 구경하다가 문 쪽을 슬쩍 바라보니 따스한 햇살이 내부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었다.


 망원역에 도착하자마자 발걸음을 향한 곳은 한 공간에서 책방과 카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당인리책발전소’다. 1층은 책방으로, 모든 물건과 연출로부터 책방지기의 취향이 은은하게 묻어 있다. 특히 일부 책에 아기자기한 글씨체로 인상 깊은 구절이나 추천 멘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짧게 적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책방에서 책은 물론 사람과도 연결되어 짙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든다.



 2층은 카페인데, 향기로운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를 음미하며 오직 자신과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반 카페와 달리 사람들은 일행과 같이 있더라도 책과 눈을 맞추며 글자 너머에 담긴 의미를 쫓는다.

한적한 골목을 걷다 우연히 이곳에 들어오게 된 사람은 그동안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며 미처 챙기지 못했던 내면의 깊은 생각과 사소한 행복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몽글몽글 추억이 맺히는 공간: 망원시장


 당인리책발전소에서 평화로운 오전을 보낸 후, 근처 골목골목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다른 동네에 비해 갈림길이 꽤 많고, 골목마다 풍기는 느낌이 묘하게 달라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길이 가는 대로 걷고 또 걸었다. 그러자 눈앞에 망원시장이 떡하니 나타났다.


망원시장 입구. 입구에 들어서면 전통시장 특유의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어릴 때 자주 했던 ‘시장에 가면’ 게임이 그냥 생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망원시장엔 없는 게 없었다. 냄새만으로 식욕을 돋우는 분식부터, 바닷가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싱싱한 해산물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보였다.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음식을 배달 어플로 시켜 먹는 것보다 직접 해 먹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모양이었다.



 망원시장을 뚫고 지나가면 곧바로 앤틱한 가구와 소품으로 가득한 한 카페가 나온다. 바로 ‘라뚜셩트’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고소한 버터 향기가 흘러나왔다. 음료는 여느 카페와 비슷했지만 디저트는 쿠키, 각종 빵, 아이스크림 등 종류가 다양했다. 맛도 맛이지만 시각적으로도 매우 훌륭했다. 예쁜 플레이팅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내부 공간이 카페에 머무는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쩌다 보니 달달한 음식을 먹고 나서야 본격적인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온갖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골목을 탐방하다 우연히 로컬 맛집의 기운이 진하게 느껴지는 식당을 찾았다. 바로 ‘동경 돈가스’인데, 돈가스 정식과 김치나베, 냉모밀, 우동, 알밥 등 다양한 일식을 맛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점심시간에 방문한 탓에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고, 직원들은 이와 같은 상황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결같은 모습으로 손님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맛도 맛인데 양도 푸짐하고 가격 또한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비싸지 않아서, 매번 끼니 때울 걱정을 하는 1인 가구에게 딱이다.



끊이지 않는 콘텐츠: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동네


 망원동은 골목골목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한 동네다. 이곳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의 공간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오래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들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망원동 소품샵 '사심굿즈'. 아담한 공간이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물건들을 아기자기하게 전시해 놓았다.


 먼저 망원동의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샵들이 위치해 있다. 가게마다 각기 다른 매력과 독특한 아이템들이 가득하여, 방문객들에게 끊임없는 재미와 흥미를 선사한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은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어 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선물을 찾는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또한 망원동은 다양한 컨셉의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적절한 장소다. 각 카페마다 고유의 인테리어와 메뉴가 돋보이며, 트렌디한 분위기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이런 카페들은 혼자 와서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기에도 좋고,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기에도 완벽한 공간이다.



 하지만 망원동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적인 감각과 함께 옛날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이발소’와 같은 곳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그 시대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런 장소들은 망원동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곳으로 만들어주며,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혼자서도 결코 외롭지 않은 따뜻한 동네다.



망원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망원동은 언제나 새로운 발견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현대적인 감각과 옛 정서가 공존하는 이곳에서의 경험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삶에 작은 기쁨을 더해 준다.


망원동은 특히 1인 가구에게 이상적인 동네로,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아기자기한 소품샵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고, 개성 넘치는 카페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에서 따뜻한 정서를 느끼는 경험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망원시장의 활기와 로컬 맛집의 풍성한 음식은 1인 가구가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마치 가족과 함께 있는 듯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마주치는 다양한 공간들은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안겨준다. 이곳은 단순히 머무는 장소를 넘어,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여정의 출발점이 된다. 다양한 공간과 경험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당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로컬키트 x 웰컴홈즈] 이 콘텐츠는 웰컴홈즈와 함께 제작했습니다.


글·사진: <local.kit> 유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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