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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Jan 26. 2023

<230126>

쓰다듬




난 이상하게 어린 시절 기억이 너무 없다. 살며 큰 충격을 받았거나 별일이 있었던 적도 없는데 말이다. 어린 시절 동네 초입의 분위기라던가, 몇 가지의 대중없는 상황 같은 것만 조금 기억이 나고 하루 종일 뭘 하고 지냈는지 기억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건지, 내 기억이 유독 휘발된 건지 잘 모르겠다.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가 쓴 일기를 오빠가 살짝 찍어서 보여줬다. 부모님 없이 할머니 댁에서 잤을 때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자 할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자신의 아기 시절을 얘기해 줬다는 내용이었다. 아... 그랬지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아니던 시절, 어린아이의 엄마이던 시절, 엄마는 잠들지 못하던 내 머리를 한없이 쓰다듬어 주곤 했지.. 그 시절이 그 손길이 참 그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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