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비혼>
혼인률이 감소하는 세태에 발맞춰, 비혼주의 주인공을 앞세운 드라마가 많이 나온다. 사실 그 누구도 그리 궁금해하지 않을 자신의 결혼관을 시시때때로 주변에 드러내 보이며 이성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천편일률적인 인물들. 결국은 '제 짝을 찾지 못한 인물들의 떼쓰기'였던 걸로 귀결될 것이 또 뻔하다.
비혼의 이유는 상당히 복잡하고 무궁무진하건만, '사실은 세상에 썩 순수한 남자도 있답니다!' '세상에 덜 계산적인 여자도 있어요!' 드라마의 여 남 주인공이 만나 아웅다웅 사랑싸움을 몇 번 하다가 이내 저러한 깨달음으로 말미암아 몇십 년 동안 켜켜이 쌓아 결정한 인생행로를 바로 던져버리고 결혼주의자가 되는 이상한 흐름. 아직 제 짝을 찾지 못한 사람들의 연애와 사랑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저 주인공의 상대역이 "인생관을 바꿀 정도로 괜찮은 사람"임을 서사 없이 설득하기 위해 안일한 장치로서만 비혼을 사용하는 드라마들이 한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