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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로 Dec 01. 2022

어쩌다 군산에서 청주바 운영,
어쩌다 전통주 홍보대사

군산 청년마을,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 이야기

‘한달만 청주바 사장’ 팝업을 통해 전통주바 ‘수복’(叟馥 씻는 소리와 향기)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경험삼아 신청한 술익는마을 프로그램 이후 어느새 군산에 정착해 전통주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주의 고향 군산에서 전국 전통주를 취급하고 있으며 전통주가 사람들에게 생소한 만큼 더욱더 익숙해지도록 자신만의 서비스 방법을 찾아가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단골손님과 지역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계속해서 더 깊이 군산에 “군며드는” 술익는마을의 박신영 청년입니다.  

군산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

Q ‘술익는마을’로 오게 되신 스토리가 궁금해요.

디자인과를 1년 동안 휴학하고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반년 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SNS 보다가 우연히 술익는마을 게시물을 발견했어요원래 바텐더 쪽에도 관심 있었고 여기서 원하는 가게를 기획해볼  있다는 것에 끌려 어느 순간 제가 지원 폼을 작성하고 있더라고요프로그램 참여 청년들에게 물어봤을 때도 새벽 감성 아니면  마시고 약간 취한 상태에서 무심코 지원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그렇게 군산에 내려와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참여했고 한달만 청주바 사장 팝업 가게까지 운영하게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어요.

처음에 전공인 기획이나 디자인 쪽으로 지원했는데 사장님이 되니까 직접적인 운영에 참여하게 되었어요가게를 운영하며 가장 컸던 고민은 술에 대한 고민이었어요빚었던 막걸리, ‘청주라는 전통주 그리고 사케까지 고민하다가 그래도 군산의 전통스러움을 살리자 해서 전통주를 취급하게 되었어요그중에서도 군산전라남도  위주로 선택하고자 했지만 선택사항이 많지 않아 충분히 손님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국 전통주로 확장하게 되었습니다하나  종류를 늘리다 보니 지금은 메뉴판  장에서 시작해 다섯 장이 되었답니다

군산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이 운영하는 전통주바 '수복'

 종류를 어떻게 늘리게 되셨나요?

  동안 다양하게 마셔보면서 늘렸던 것도 있고  테이블을 통해 손님들과 얘기를 주고받으며 피드백과 반응을 확인했어요이런 과정에서 단골손님이 생기고 주변 지인분들도 소개해 주시더라고요. 전통주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희석식 소주를 찾으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전통주를 접하고 다양한 맛과 향을 좋아하게 되어 지금은 거기에 빠지신 분들도 많아요. 

처음에는 단순히  파트를 맡는 정도로 시작했다면 지금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 입장으로 책임감의 무게가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손님분들의 반응에 민감하고 하나하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어요


전통주를 손님들이 더 접할 수 있도록 수복만의 노하우가 궁금해요.

아무래도 전통주를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 손님분들 취향에 따라 가벼운 전통주부터 드라이하면서 묵직한 맛까지 상세하게 추천해 드려요또한 다양한 샘플러를 제공해 고소단백달달한   직접 조금씩 맛보시고 선택하실  있도록 도와드려요만약 달달한 술을 좋아하시면 유자주나  베이스 약주를 추천해드리고담백한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단계  샘플러를 통해 원하시는 담백함을 찾으실  있도록 해요사소하지만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전통주를  친근하게 느끼도록   있었어요.

저는 손님분들이  많은 전통주를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약주나 탁주를 포함해서 맛있는 술이 정말 많고 숙취도 없어요가게에서 소주를 찾으시다가 전통주를 경험하시고 만족하신 상태로 돌아가세요맛있다고 피드백 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저희가 다른 맛의 술들을 맛보시게 해 드리는데 이거 마시러  올게요!’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그럴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

군산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

디자인과를 나오셨는데 가게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가끔 유용할 것 같아요. 

저희 가게 관련 모든 디자인 그리고 인스타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주변 가게 명함포스터간판  생활  디자인물을 작업해 드리고 있어요가끔 주변 가게 사장님들이 ‘1 식사권 드릴게요’ 이렇게 말씀하시면 바로 ‘하겠습니다!’ 답하고 디자인 작업을 해요평소에 제가 점점 야위어 가는  같다고  찌우기를 목표로 하시는 레스토랑 사장님도 계셔 저녁밥을 자주 해주세요

과에서는 3D 산업디자인 쪽으로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 수복에서는 시각디자인 쪽이어서 작은 실수들을 해요. 하지만 또 직관적인 피드백을 받으니 제 역량도 빨리 강화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별개로 나중에는 직접 술잔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수복’만의 감성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뻔하지 않은 저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망원렌즈를 사용해 오브제 일부를 확대해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고 색감을 어둡게 하여 빛을 드러내는 보정 방법을 사용해요. 그런 것들과 이어져 틀에 갇히지 않은 수복만의 감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공연하는 컨셉의 사진에서는 공연하시는 분들의 특징과 소소한 재미를 녹이고 싶어 기타 피크를 치시며 발을 까딱까딱하시는 모습을 담거나 공연 도중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을 표현했어요촬영할 때도 테이블에 놓고 찍기보다는 바닥에 놓아 일부를 담거나  가게 의자에도 올려 색다른 각도의 가게를 담아보려고 시도했던  같아요

 가장 직관적으로   있는  술잔이에요손님분들은 술잔 하나로 대접받는 느낌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받으셔서 약주소주탁주   종류와 도수향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맞춤 제공해 드리고 있어요. 손님분들 반응이 너무 좋고 유대관계가 더욱 쌓여가는  같아요

그리고 서울에 있다 보면 같은 아파트 살더라도 서로 익명성이 보장되고 개개인의 삶이 중요하잖아요여기서는 그런  없거든요그렇게 주변 가게 분들이 마감이나 퇴근하시면서 수복으로 찾아와 주세요각자 오셨지만 만나기로 했다는  모이게 되곤 합니다분명  분이서 오셨는데 어느 순간 아홉 분이 앉아 계시더라고요.


술익는마을 전과 비교했을 때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코로나로 학교를 많이  가서 친구들 만나거나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는 그런 평범한 대학생의 삶을 살았어요여기서는 가게 운영하시는 분들과 함께  마시면서 군산 선배님들의 이런저런 정보와 이야기들을 듣거나 가게에 대한 얘기를 많이  수밖에 없어요저는 아직 어리니까 항상 배우는 자세로 이야기들을 경청해요 번은 제가 다음 달에 도쿄에 가서 다이콘 먹고 오겠다고 얘기했는데 이자카야 사장님들이 가게를 추천해주시기도 하셨어요

 수복은 월요일이 휴무라 그런 날엔 주변 가게로 투어를 다녀요평소에 저희 가게를 많이 방문해 주셔서 회식 겸해서 저도 다른 가게들을 많이 찾아갑니다.

저희는 메뉴 가격을 5  미만으로 저렴하게 측정을 했어요퇴근하고 오뎅 하나에    가볍게 먹다 가는 느낌으로 구성해서 그런지 혼자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대체로 쇼케이스에 술이 엄청 많은  보시고 들어오세요혼술을 하기 위함보다는 말동무가 필요하신 분들 같아요그래서  하루는 대부분 손님들과 술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이런저런 일상을 공유해요. 저는 그런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요

군산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

가게를 오픈하고 겪었던 시행착오가 있을까요?

초반에는 술의 종류가 적어서 그다음에는 메뉴에 대한 요청사항이 많다 보니 고민이었어요술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하나  늘려갔고 메뉴는 둘이서  해본 음식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시도했어요된장 토마토 조림, 문어 초무침  음식을 다양하게 만들었어요

손님이 한국적인 음식을 찾으신다면 두부김치버터 새우구이 등을 새롭게 도전했어요지금은 바지락 술찜과 편육  메뉴를 개발해보고 있어요

그렇게 탄생한 저희의 메인 메뉴는 맡김 차림(사장님 마음대로 차리는 세트메뉴)이에요웬만하면 종류가 정해져 있는데 만약 재료가 소진된다면 다르게 드리기도 해요지금 저희 일을 도와주시는 분도 요식업에 계셨던 분인데 ‘술익는마을 통해 만나게 돼서 주말에 여러 가지 요리를 배우고 있어요저는  나이대에 절대   없는 많은 경험들을 하고 있어요원래는 1 휴학기간이 끝나면 다시 복학할 생각이었는데 

 1, 2 정도  있다가 가도 좋겠다 생각이 들어요.


수복을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신가요?

지금은 술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느낌으로 발전해 가고 있어요저희 가게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메뉴와 술에 대한 생소함을 느끼시는 것이 지금의 가장  이슈인  같아요보통 생각하시는 오뎅의 이미지와 저희 메뉴  오뎅이 다르고 저희처럼 이렇게 다양한 전통주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익숙하게 메뉴판에  녹여낼지 고민이에요. 메뉴만 보고 모르시는 손님분들은 가게  쇼케이스에 5분씩  계세요그래서 손님분들이 조금  쉽게 나에게 맞는  찾아내고 담긴 내용들을  이해하실  있도록 지금도 방법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신영님에게는 술익는마을을 통해 개인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처음에 전혀 정착할 생각이 없었어요. 재진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 기간 동안 서로 익숙해지며 한 달 더 남아 팝업을 운영할지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고, 주변에서 이 나이에 할 수 없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해서 한 달 팝업을 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한 달을 함께 운영해보니 너무 재미있고 서로 계산적으로 대하지 않아서 가게를 잘 운영할 수 있었어요. 이런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그렇게 기존의 생각과 다르게 지금까지 군산에 남아 있게 되었고 더 오래 있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술익는마을을 한마디로 하자면?

‘군며들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들 수도권에 진짜 바쁘게 살다가 군산에서는 매일 술을 즐기고 아침마다 산책해요그리고 지나가다 보면 할머니분들이 고양이를 보여주시면서 

우리 고양이 너무 귀엽지 않아?’이렇게 물어보시거든요. 

이런 사소한 부분들을 보고 크루 청년들이 군산에 정겨움에 빠져서 ‘군며들다’ 워딩을 사용하게 되었어요막바지에는 ‘군며들었는데 가기 아쉽다 굿바이 인사를 하곤 했죠.

저는 지금 정착해서 군산에서 지내고 있잖아요. 지역분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하면서 또 다른 ‘군며드는’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군산을 잠깐 스쳐 지나가는 좋은 곳이라고 느꼈다면 지금은 서로의 가게를 왕래하며 군산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깊은 관계의 느낌이에요. 

군산 '술익는마을' 박신영 청년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생각해보고 경험하지 말고먼저 경험하고 생각해 보세요.’

하나하나 따지면  맞는 부분들을 찾게 되는데그러는 시간이 너무 아까울  같아요일단 해보고 아니면 다른 것들을  시도해봐도 좋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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