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세요?”
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호텔리어 입니다’ 라고 답하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답을 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살짝 망설이다 ‘저는 호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답한다.
호텔리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였던 것 같다. 당시 동남아에서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께서는 손님과의 미팅을 다양한 호텔 로비라운지에서 하시며 매번 나를 동행시키곤 하셨다. 어른들의 대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호텔 여기저기를 쏘다니곤 했는데, 마주치는 호텔 직원들이 항상 미소로 도움이 필요한 지 상냥히 물어봐 주는 것이 마치 그 공간에 새로운 언니, 오빠들이 생긴 것만 같은 따뜻함으로 다가왔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호텔 일을 시작했을 때는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행지에서 머무는 시간을 내가 더욱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같은 공간일지라도 그 공간 안의 사람들에 따라 공간의 에너지가 함께 바뀌고, 반대로 공간의 기운에 따라 같은 사람의 행동과 기분이 바뀐다는 것을 느끼며 공간과 사람의 힘을 체득했다.
현재 나는 호텔 사업체를 경영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호텔이라는 공간을 기획하고, 브랜딩하고, 운영 하는 일이다. 아마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에 잠깐 망설이는 이유는 현장에서 손님들과 마주하며 느꼈던 행복과 자부심이, 아이러니하게도 경영자로서는 자주 경험하지 못하는 드문 감정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내가 정성과 애정을 담아 만든 공간이지만, 그 곳을 이용하는 많은 손님들의 삶의 한 순간이 되는 것보다 매출 증진을 위한 영업활동과 조직 관리 등이 나의 주된 업무이며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 나의 큰 화두 중 하나는 ‘내가 호텔리어가 되려고 한 이유들을 어떻게 다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가’인 것 같다. 올해는 직업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호텔리어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