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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이성

Nada más que Recursos

by Loche

이 둘만 잘 피해 다녀도 인생이 안 꼬이고 술술 풀린다. 살면서 발생하는 다수의 문제가 이 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개인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기도 하다.


27년 전 프랑스에 살 때 현지인들과 운동하는 모임에 독신자들도 있었다. 대학 교수, 중소기업 대표, 개인 사업자 등,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은 지금처럼 독신자 비율이 높지 않았기에 그렇게 배우자나 파트너 없이 혼자서 사는 사람들이 나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음 맞는 사람과 같이 살면 더 좋지 않나, 잘 생긴 외모와 훌륭한 인격과 말투, 부족하지 않은 재력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괜찮은 이성을 사귈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혼자서 산다. 못 사귀는 게 아니라 안 사귀는 것이고 혼자 있는 게 편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모임에서 그 남자들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냥 편하게 대해줄 뿐 끌어당기지는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의도적으로 이성을 멀리하며 혼자 지낸 지 5개월째, 프랑스에서의 독신자들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내 삶이 우선이고 내가 꿈꾸는 성장에 이성과의 만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는 지식의 확장과 연결, 투자 공부와 실전에 있어서 이성의 존재는 필요하지 않다. 감각적 즐거움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나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방해하는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


비트코인 인문학자인 오태민 작가는 시간 날 때마다 책을 본다고 한다. 퀀트 투자자 강환국 작가도 외국을 갈 때마다 책방에 가서 한국에 없는 다양한 책을 보며 큰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성장하는 사람들은 이들처럼 늘 책을 애인삼아 끼고 살며 나도 또한 그렇다.


성장에는 체력이 필요하고 그를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운동은 충분히 되지만 그 공간이 술과 이성이 있는 곳이라면 잘 생각해야 한다. 내가 술 안 마시고 이성의 유혹에 안 넘어가고 운동만 할 수 있는지. 그럴 자신이 없다면 그곳에는 안 가는 것이 좋다. 성장하고 싶다면.


모칠레로라는 35만 구독자 여행 유튜버가 있다. 최근에는 요트 항해를 주로 하고 있는데 영상에 여러 외국 여자들이 요트 생활과 항해에 합류한다. 잘 보면 절대로 그 여자들과 이성 관계로 선을 넘지 않고 구독자들의 호기심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할 정도로만 활용하고 돌려보낸다. 아마도 유튜버 수입이 한 달에 수천만 원 정도 들어오는 것 같고 등장인물들은 구독자수 유지와 확장에 필요한 HR의 하나로 보는 것 같다. 그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것은 냉정한 사업가이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한 법관의 스캔들을 보다가 다시금 술과 이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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