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가까운 도서관에서 강창래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었다. 날도 덥고 연일 여러 수업과 공연 관람으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보면 나에게 도움 되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배움의 열망으로 집을 나섰다.
도서관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폰으로 작가의 책을 검색해 보았다. 먼저 밀리의 서재부터 찾아봤는데 한 권도 없다. 다음으로 관내 여러 도서관 통합 검색을 해보니 스물다섯 권 정도 뜨는데 그중에서 눈길이 가는 책인 "위반하는 글쓰기: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르는 글쓰기 기술"을 교보문고 앱에서 찾아보니 내용이 흥미 있어 보여 거리가 좀 있는 관내 도서관에 상호대차신청을 하였다.
작가는 서두에서 AI 시대에 총체적인 인문학 공부를 강조하였다. 작가는 6개 정도의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AI는 어떤 것이든 편향적이라고. 인간이 가진 지식은 거짓말이 없는가?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조금 더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다. AI는 인간이 만든 텍스트 기반 지식이다 그러므로 AI는 AI도 모르는 거짓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걸 당연하게 알고 AI를 활용해야 한다.
잘 소통하는 사람은 상대방과 대화를 잘 주고받는다. AI에게 좋은 답을 얻으려면 아주 상세하게 전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시 말해서 질문을 던지는 내가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과학은 패턴이고 AI는 패턴을 잘 찾아낸다. 있는 것은 잘 찾지만 없는 것을 잘 찾는 거는 아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므로 과거의 경험으로 살아가기 힘들고 그 경험이 소용없어진다. 학습하지 않으면 환경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끼리도 같이 살면서 대화하면서 소통이 쉽지 않은데 AI와 대화하려면 충분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사람은 타고난 멀티태스커이다. 소음이 없어지는 순간 죽음이 느껴질 것이다. 인간은 어떤 것의 맛을 느낄 때 냄새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보고 듣고 냄새 맡는다. AI는 냄새를 못 맡는다. 레시피대로는 만들 수 있겠지만 그걸로는 안된다. 도마와 칼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적당히 자르지만 AI는 적당히 자르는 것을 못한다. 레시피에 맞도록 손질해서 재료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텍스트 중심으로 세상을 판단하면 안 된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방은 고문이 된다. 함께 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우리가 살고 싶은 것이 아닐까
현대사회의 특징은 각자도생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잘살기. 그렇다고 해서 접촉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면 불행해질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다.
AI는 도서관 같은 존재이고 질문하면 대답해 주는 도서관이다. 하지만 모든 책이 도서관은 아니다. 계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AI는 상관관계 중심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지식을 축적한다. 거기에는 인과관계와 전혀 무관해보이는 것들이 많다.
선별하는 것은 제작사 제작자의 편견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다. 깊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6개 AI에게 질문하면 공통되는 답변도 있고 다른 답변도 있고 실마리가 되는 답변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많이 써보면서 판단해 봐라.
많이들 30대까지는 자기 선택이 아니라 부모나 사회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쫓겨 다니거나 몰려가면서 살았다. 남자들은 보통 퇴직하면서부터 '나'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여러 가지를 안 해봐서 그렇다. 어릴 때부터 시키는 대로 안 살아본 사람이 자기를 일찍 찾아간다. 다양한 경험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
3살 때부터 온갖 책을 읽은 게 도움이 크게 되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정말 힘들다. 거의 안 해본 것이 없다. 글을 쓰고 강연을 하게 된 것도 공모전에 응모해서 상금을 받은 게 시작이고 그 후로 계속 글을 써서 돈을 벌며 살았다.
이 세상은 돈을 벌 수 있는 틈새가 정말 많다.
판단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하게 해라. 판단하지 마라. 미래 세상은 지금과 너무 달라진다. AI 시대에도 책은 안 없어진다.
사람이 잘할 수 있는 거는 멀티태스크. 언어나 지식은 약간의 요소일 뿐인데 그것이 전부인양 사회적으로 몰아붙인다.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
강요는 내가 살았던 시대를 강요하는 거다. 체제 교육은 질서를 가르친다.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좋아하는 거에 몰입하면 삶을 끌어올릴 수 있다.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일, 일만 시간의 법칙이 누구에게나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다. 30프로 정도가 성공하고 그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끊임없이 실패했지만 실패로 다가오지 않는 사람.
창의성은 사회적 평가이다. 창의성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가되는 것이다. 작가의 생각은 수많은 독서에서 나온다. 인간은 죽은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을 살리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죽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재구성한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아주 작은 차이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의성이다. 전통이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 사람들의 평가를 거쳐서 창의성으로 인정받는다.
미술사 공부 꼭 해야 한다. 모든 작품은 작가의 일대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시를 잘 쓰는 힘은 시집을 많이 읽어보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방향은 보여줄 수 있지만 방법까지 찾아주기는 힘들다. 그건 각자가 알아서 찾을 일이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누구한테 배웠는가가 중요.
모든 스토리 안에는 세상이 있다. 언어에는 내가 의도한 의미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들어있다.
언어학 관련 지식도 필요하다. 월터 J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는 필독서이다. (밀리에 있음)
대중적인 콘텐츠는 AI가 만들어낼 수 있지만 한강 작가의 글 같은 글은 AI가 앞으로도 못 쓸 것이다.
AI 시대에는 인문학 공부가 중요하다. 세계적인 기업은 인문학적 수준이 높은 사람 채용을 늘리고 있다.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북토크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가보길 잘했다. 두 시간에 걸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의 인문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고 말 한마디 세심하고 신중하게 선택하고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단어나 문구는 즉시 수정하는 모습도 보았다. 바다 깊은 곳의 심층수 같은 밀도 있는 안정적 지혜로움이 느껴졌다. 겸손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다.
어제 토요일에는 디자인 수업의 일환으로 생성형 AI 프롬프트 작성법을 배웠고 오늘 강 작가님의 북토크와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제 강사님이 강의 내용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업무를 잘하는 기준으로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 도메인 키워드 기반 질문. '넓고 얕은 지식'이면 충분하다. 질문을 잘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률 AI를 개발한 사람은 변호사이다. 변화를 수용할 것인가 경쟁할 것인가. 의사들도 AI와 경쟁 안 하고 같이 쓴다. 왓슨 AI를 사용하면서 환자, 고객에게 AI를 선택할 것인지 10년, 20년 경력의 의사의 제안을 선택할 것인지 고르게 한다. 인간은 반복적 지식의 한계가 있고, AI는 인간의 지식을 확장해 준다.
디자인 수업에서 있었던 AI 프롬프트 수업도 그리고 오늘 강창래 작가님의 북토크도 아주 만족스러우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런 수준 높은 수업과 강연을 듣고 나면 그 후속 작업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도 나온다. 봐야 되는 책들 리스트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쌓여만 간다.
강 작가님의 토크가 끝나고 따로 자녀 교육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아까 하고 싶은 거 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제 큰 애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들은 수명이 백세가 넘을 텐데 언젠가는 자기 길을 찾아가지 않을까요? 하고 싶은 거 하게 두세요. 다만 아들과 어떤 대화도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먄약 아들이 이야기 안 하고 숨기는 것이 있다면 그건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마음의 짐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덥지만 유익한 주말이 되었다.
무더운 8월의 끝자락을 향해가는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올해 초부터 꽤 많은 변화와 배움의 길을 걸어왔고 연말 즈음에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
p.s. 최근 올렸던 디자인 관련 글 두 편은 법적 문제 소지가 있어서 삭제하였습니다. 그런데 브런치북은 한번 올린 글은 전체 삭제가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제목과 본문 각각 점 하나씩 남겨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