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국 주식
딸의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 수술을 위해서 여러 병원을 다니며 의사들의 말을 들었다. 전부 6명. 이 의사 저 의사 말을 듣다 보니 교집합에 해당되는 말도 있었고, 서로 다른 의견도 있었고 아주 적나라한 이야기도 들었다.
작년부터 계속되어 온 의료 사태로 대학 병원에서 수술 날자를 받으려면 여름철이나 되어야 가능했다. 두 군데 대학병원에 기약 없는 수술 대기 신청을 넣어놓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S대 병원에서 추천해 준 진료협력 2차 병원에도 방문을 해보았다. 진료 대기 두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최고 권위의 S대 은퇴 교수를 찾아갔는데 막상 상담하니 자기는 무릎 수술을 안 한 지 몇 년 되었다면서 다른 젊은 의사를 소개해주었다.
안내 데스크에 놓여 있는 명함들 중에서 그의 명함을 보니 박사학위를 수료한 것도 아닌 박사과정 중에 있는 사람이다. 왜 학위를 아직도 못 받았을까. 학위 여부가 반드시 수술 실력과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찜찜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진료 후 바로 며칠 안에 수술을 하자는 말을 한다. 수술 대기가 전혀 없는 의사가 얼마나 실력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S대 출신이고 유명한 명의가 자기를 대신해 수술을 맡겼으니 나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3월부터 개학인데 두 군데 기약 없는 대학병원의 수술 날자가 언제나 잡힐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며칠 후 날자로 수술 결정을 하고 돌아왔다. 한편 코디네이터로부터 수술비 안내를 받는데 매우 비싼 금액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아무래도 2차 민간병원이어서 더 비싸게 받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가족 면회는 일절 안된다고 한다. 병원에서 다 케어한다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미성년 딸이 수술 후 혼자서 정서적으로 괜찮을까. 며칠 휴가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좀 그렇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날 오후, 처음에 방문했던 Z 대학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수술 날자가 잡혔다고. 오 다행이다. 처음에 의사가 예상했던 월말보다 며칠 앞당겨진 날자이다. 수술 날자 일주일 전으로 진료가 잡혔고, 그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한다. 이제 선택을 할 수 있다. 둘 중에 어디서 할 것이냐에 대해서 가족들과 상의를 하였고, 최종적으로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의 그 의사에게 받기로 하였다. 무릎 수술 경험이 많고 논문도 많이 쓴 의사이다. 재활 치료 면에서도 가까워서 좋을 것 같았다.
S대 진료협력병원에서의 수술은 취소를 하였지만 S 병원 의사들이 알려준 수술 준비 과정은, 다리의 깁스를 풀고 ROM(Range of Motion, 다리의 굽히고 핀 각도)이 커질 수 있게 굽히고 피는 연습을 해서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만들어주라는 것이었고 이는 Z 대학병원 의사가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딸은 2주간 반깁스를 했더니 근육도 많이 빠지고 ROM도 작은 상태였다. 그 소견을 들은 날부터 깁스를 풀고 다리 풀어주고 걷기도 시작하였다. 수술 전에 근육량과 유연성 정도가 수술 후의 재활에 중요하다고 한다. 역시 의사는 많이 만나서 여러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어제 Z대학병원에서 수술 전 검사와 진료가 있었다. 보행 검사를 했는데 미리 깁스 풀고 다리를 풀어주기를 잘했다 싶다. 의사가 지난번에 찍은 상세 X선 사진을 보면서 뼈와 뼈 사이의 거리를 재고 간호사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한다. 이런 분석은 S대 병원에서는 없었고 집에 와서 Perplexity로 알아보니 상당히 중요한 분석이다. 뼈의 어느 지점을 연결하느냐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글을 보았다.
또한 3D CT도 추가로 찍었고 간호사에게 특정 부위 3D Reconstruction을 해놓으라는 지시도 한다. 2차원 사진들을 3차원으로 쌓아서 재구성하는 분석은 나도 잘 아는 분석이기도 하다. 그렇게 3차원으로 보면서 다친 부위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수술 방법을 생각하겠다는 것이 내 맘에 쏙 들었다. S 대 협력기관에서 못 들었던 방법이다. 역시 Z대학이어도 무릎 수술의 권위자이고 오랜 연구과 수술 집도 경력을 경시할 수 없구나.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약 30년 전이라고 의사는 말한다. 그 30년 동안 여러 차례 수술 방법이 바뀌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30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방법으로 했는데 예후가 안 좋아서 계속 달라졌다고 한다. 수술 방법이 진화할수록 이 수술이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좋은 결과를 내려면 예전과 다른 복잡한 수술 방법으로 자기는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사는 도시의 다른 병원에서는 여전히 예전 방식으로 간단하게 수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긴 시간 수술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그런저런 이유로 의사들이 하기 싫어하는 수술이라고 한다. 아주 적나라한 그들만의 은밀한 이야기이다. 적어도 이 지역의 다른 병원으로 안 가고 여기서 하게 된 게 다행이다 싶었다.
그 외에도 수술 과정과 예후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렇게 말해준 이유는 어린 여학생의 경우 20% 정도는 수술 후 2년 경과 후에 최종적인 결과가 안 좋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런 경우의 수를 미리 말해주는 거라고 한다. 어려운 수술이라고. 그래도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는 의사가 좋다. 나름 신경 써서 수술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기다리면 된다. 수술이 잘되기를 바래야지.
내가 요즘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작년 말에 브라질 여행 중에 사용하던 LG폰이 파손돼서 우루과이에서 새로 산 샤오미 14T인데 무척 맘에 든다. 올해부터 샤오미에서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그 주력이 14T이고 가격이 유럽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싼 60만 원 초반대이다.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놀랐다. 이 가격에 14T 써본 사람은 장담컨대 100만 원 훨씬 넘는 갤럭시 폰으로 다신 안 돌아갈 것이다. 개인정보수집이니 애국심이니 다 떠나서 반값에 고성능인데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매일 샤오미 폰을 사용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이뻐하다가 며칠 전에는 마침내 첫 중국 주식으로 샤오미 주식을 샀다. MTS로 홍콩 증시로 들어가서 600주를 샀고 다음날 주가가 일시적으로 내려갔을 때 400주 추가 매수해서 1000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샤오미는 이제 시작이고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이 훤하게 보인다. 샤오미의 CEO도 진취적인 사람이고 어제 뉴스에는 OPEN AI 사의 인재도 영입했다는 기사도 봤다. 최소 몇 년은 계속 보유하면서 틈틈이 사모을 생각이다. 삼성 주식은 단 한 주도 산 적 없는데 샤오미는 폰 하나뿐인데도 왜 이리도 이뻐 보이는지.
아이들과 그저께 오전 스키 타고나서 차에서 점심을 먹으며 증권앱을 보면서 말했다. "얘들아 냠냠~ 아빠가 그저께 샤오미 주식 샀는데 이틀 만에 수익률 4% 이고 벌써 40만 원 올랐어^^냠냠" "앞으로 너희들 폰은 샤오미야. 아빠 형편에 100만 원 넘는 갤럭시폰 못 사 줘. 그리고 아빠가 샤오미 주식 샀으니까 계속 팔아줘야겠지ㅎㅎ" "와~~ 아빠 나도 샤오미 주식 사줘!" "ㅋㅋㅋ" ( 매수한 지 4일째인 오늘은 수익률 7.8%로 올랐다.)
셋째 생일이 오늘인데 그동안 고이 모셔놨던 갤럭시 S23 새 폰을 어젯밤 셋째에게 생일 선물로 주었다. 사연 있는 폰이라 내가 쓰기보단 중고로 팔까 생각했었는데,. 아껴 써라. 적어도 6년은 사용하기를.
주식을 사는 것은 일종의 꿈을 사는 것과 같다. 샤오미가 성장하는 게 보이고 계속 커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 꿈도 계속 키워 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