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록#3
첫째, 우선 나는 가르치는 일을 처음으로 해보게 됐다.
누군가에게는 가르치는 일이 쉬울 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생각도 못해본 일이었다.
대학생 때도 과외는 꿈도 꾸지 않았다.
내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은 내 인생에 없을 줄 알았다.
싱가포르에서 무슨 일을 할 지 고민했었는데
남편이 할 거 없으면 한국어 강사 하면 되지.
한국어 가르치면 되지. 이렇게 쉽게 말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해볼까?
한국어라면 나도 가르칠 수 있겠는데?라는 가벼운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을 알게 되어 싱가포르에서 한국어 과외를 했었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한국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 패턴을 공부해야했다.
예를 들어 과거를 표현할 때에는 -았/었어요를 써서 갔어요, 먹었어요가 된다는 것을 공부했다.
영어도 잘 안되는데 영어도 공부하랴, 한국어도 공부하랴 쉽진 않았지만
나도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직업을 갖는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어 강사는 아니었지만, 이 일 역시 남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