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가기 전에 체크해야할 일
언제 오나 했던 비자 인터뷰 날이 되었다.
원래는 2월에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인터뷰 일정이 열려서 11월로 당길 수 있었다.
아직 미국에 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남편은 이런 나를 두고, 좀 답답해 한다.
집도 좀 찾아 보고, 해야할 게 많은 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자가 나올 지 아닐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 지
나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닥쳐야 하는 그런 습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미안해..ㅎㅎ
대사관에 갈 때는 옷을 깔끔히 입고 가면 좋다는 사촌동생의 말이 떠올라서 패딩 대신 오랜만에 코트를 입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엄마가 사준 체크무늬 반코트!
맨투맨에 패딩 점퍼를 입고 다니는 남편이 걱정되어 남편에게도 옷을 좀 깔끔하게 입어야 되지 않냐고 말했지만, 남편은 상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괜히 신경이 쓰여서 맨투맨을 좀 가릴 수 있게 안에 패딩조끼를 입혀 출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그거인 거 같애..
12시 45분 인터뷰였는데 12시에 도착해서 1등으로 들어가자는 남편의 말을 듣고
그 날엔 나도 서둘러 준비를 했다.
평소엔 남편이 가야 돼! 가야 돼!!! 엘리베이터 누른다? 라고 말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내가 먼저 부지런을 떨었다.
다행히 집 앞에서 버스 타고 한방에 광화문역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
이제 보관함에 짐을 맡기고 대사관으로 가면 된다.
대사관에는 처음 가봐서 몰랐는데 남편이 짐을 되도록 가져가면 안된다고 해서 알게 되었다.
대사관은 보안 때문에 모든 짐을 가져갈 수는 없다.
대사관에 허용되는 전자기기는 휴대폰 한 대와 자동차 키 꾸러미 하나 정도다.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던 우리는 가방을 맡길 곳이 필요했다.
"3번 출구로 가야 돼!. 거기가 교보문고 쪽 출구인데 거기 근처에 보관함이 있대"
'호호 이건 몰랐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신경쓰여서 전 날에 광화문역에 전화해서 알아낸 정보였다.
"아니 블로그에서는 2번이랬는데?"
남편이 말했다.
"아이~내가 전화해서 물어봤당께!!"
당당하게 말했지만 내려가면서 불안하긴 했다.
드디어 보관함을 발견했다.
보관함은 2번과 3번 출구 사이에 있었다.
2번과 3번 아무 출구나 이용해도 됐지만 우리가 내린 버스 정류장에서는 3번을 거쳐 2번으로 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혹시 몰라 현금을 준비해왔는데 다행히 카드 결제로 보관함을 이용할 수 있었다.
5000원 짜리 작은 보관함을 선택해서 우리 둘의 가방을 넣어두었다.
그리곤 2번 출구로 올라 왔다.
남편 손을 잡고 말했다.
"거봐 3번이 맞지?"
"최고야!"
남편의 칭찬 한 마디. 쪼앙~
그렇게 우린 대사관으로 향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