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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싱잉 Dec 09. 2023

뉴욕의 첫번째 코스는 센트럴파크

그렇게 걷다가 백종원님이 추천해주신 버거 사 먹기

수많은 뉴욕의 관광지 중 어디를 제일 먼저 가는 것이 좋을까?


내가 뉴욕에 처음 와서 관광을 하러 돌아다닐 때는 타임스퀘어에 제일 먼저 갔었다.

먼저부터 뉴욕에서 일하고 있던 남편 회사 동료 부부가 우리 부부를 가이드해주셨었는데

그날 참 많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타임스퀘어에서 만나서 치즈케이크로 유명한 주니어스 레스토랑에 가서 브런치를 먹고

브라이언트 파크에도 갔다가, 센트럴 파크도 갔었다.

뉴욕에 대한 큰 기대가 없어서 였을까?

타임스퀘어역에서 나왔을 때 남편이 여기가 타임스퀘어야! 하고 신났을 때,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다. 여기가 타임스퀘어구나~하는 느낌 정도.

하지만 그 날에 센트럴 파크가 너무 좋았던 것만큼은 기억이 생생하다.

센트럴 파크를 나오면서 '나 뉴욕을 사랑하게 될 거 같아~~'하고 오두방정을 떨었었다.


그런 센트럴파크를 가족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센트럴파크는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공원으로 맨하탄의 윗쪽에 위치한다.

가족끼리 보트를 타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서 The Loeb Boathouse 를 구글 맵에 찍고 갔다.

그 곳에서는 보트를 대여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의 면적은 3.41km2로 도심에 있는 공원치고는 크기가 꽤 큰 편이다.

서울숲의 약 2배 정도의 크기라고 한다.


10월 초의 센트럴 파크는 상쾌하고도 뜨거웠다.

가을 날씨임에도 그 날은 유난히도 햇볕이 뜨겁게 느껴졌다.

보트를 탈까 말까 고민했다. 부모님은 굳이 안타도 된다고 하셨다.

햇볕도 강해서 뜨거울 것 같고 보트는 그냥 이렇게 구경만 해도 좋다고 하셨다.

나도 막상 보트를 타고 노를 저을 생각을 하니 무섭기도 해서 그러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보트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걷고, 사진을 찍고,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호수는 초록빛이었다.

맑고 푸른 호수는 아니었지만 초록빛의 호수는 왠지 센트럴파크를 마치 다른 세상처럼 보이게 하는 듯 했다.

맑은 날씨에 보트에서 노를 젓고 유유히 호수 위를 스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낭만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참 평화롭구나.

얼마지나지 않아 그건 나만의 시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보트를 타는 사람은 긴장의 연속일 수도 있다.

한 보트는 부딪힐 뻔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부딪히지 않았다.

서로를 잘 피하며 안도의 웃음을 짓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괜히 웃음 지었다.



우리 가족의 첫번째 사진을 찍었다.

뒤로는 도심의 건물과 호수, 호수에는 배를 탄 사람들이 보였다.

주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드는 서늘한 곳이었다.

한 커플이 사진을 찍길래 먼저 찍어드렸더니

우리도 찍어준다고 하셨다.

카메라를 건너고 네 명이서 뒷 배경이 보이게끔 쪼르륵 1열로 섰다.

하나 둘 셋~

방금까지 영어를 쓰셔서 한국어가 나올 지는 몰랐다.   

그 하나 둘 셋의 발음이 조금 다르게 들리긴 했지만 한국인인 것 같았다.

사진을 찍고 나서 이야기 해보니 부모님께서 북한에서 오셨다고 한다.

신기한 마음에 이것 저것 더 대화를 시도해볼까하다가 괜히 내 기분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참았다.  

뉴욕은 멜팅팟으로도 불린다. 이는 다양한 재료가 모여서 섞인다는 뜻이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공원 안에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있었다.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 기타를 치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작은 조각품을 파는 사람, 뉴욕의 빌딩을 그리는 사람 등

길을 걸으며 알게된 사실인데 아빠는 그림을 좋아한다고 한다.

엄마 말로는 가끔씩 여행지에 가면 그림을 사온 적이 있으시다고 한다.


걷다보니 배가 좀 출출해졌다.

센트럴파크 주변 맛집을 찾아보다가

백종원님께서 드신 토니버거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몇 번 들어보긴 했는데 나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맛이 어떨 지 궁금했다. 가족들을 이끌어 푸드 트럭을 향해 걸어갔다.

센트럴 파크를 조금 벗어난 곳 어느 골목에 토니버거 트럭이 보엿다.

사람이 한 3팀 정도 있었는데 점점 늘어났다.

고기 패티를 야무지게 만들고 구우실 것 같은 아저씨 한분이 보였다. 그 분이 토니버거의 토니인 듯했다

푸드 트럭 안에는 그 아저씨 말고도 고기를 굽는 사람들, 포장하는 사람이 있었다.  

미국에 와서 신기했던 점은 거리마다 푸드트럭이 많고

1-2으로 운영되는 푸드트럭이 대부분이지만 몇몇 푸드트럭은 그 안에 사람이 여럿 있다는 점이었다.

장사가 잘되니까 여러명이 운영하겠지? 라는 생각도 잠시 하고

주위에 우리만 한국인인 것을 보고 현지인들도 평소에 자주 오는 곳이구나

백종원님이 찐맛집을 알려주셨구나 역시 우리 팀장님*~ 속으로 외치며

설레는 맘으로 버거를 기다렸다.

*백종원님은 요리를 알려주실 때 해외팀원들을 생각하며 해외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를 대체해서 알려주시곤 한다. 백종원님 영상 덕분에 해외에서도 한국 음식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었고 내 마음 속에는 팀장님을 향한 충성심이 있다. 팀장님은 내가 본인의 팀원인지는 모르시겠지만...ㅎ


버거를 건네 받고는 다시 센트럴 파크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초입 부분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버거를 먹었다.

엄마 아빠는 햇빛이 너무 강하다며 앉았던 벤치에서 일어나

반대편으로 가서 앉으셨다.

그리고 우걱우걱 햄버거를 드셨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겼다.

햄버거 소스가 바지와 땅에 흐를까 조심조심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위해 다리를 벌리고 중심을 잡았다.

게다가 햄버거가 크고 두툼해서 입을 크게 벌리고 먹어야했다.

커다란 햄버거를 들고 먹으려니 먹는 폼이 우스꽝스러웠다.

센트럴파크에 테이블이 있는 벤치도 있지만 더 걸어야 했다.

계속 걸어다녔기 때문에 빨리 앉고 싶은 마음에 가장 가까운 벤치에 앉은 것이 좀 아쉽긴 했다.

웃기기도 하면서도 뉴욕와서 사 먹는 첫끼인데 근사한 식당에 갈 껄 그랬나? 생각도 들었다.

여튼 불편한 자세로 각자 햄버거를 맛있게 먹었다.

엄마는 양이 너무 많다고 조금 남기셨다.

고기패티가 두툼하게 들어가기도 했고, 메뉴를 다양하게 시켰는데 모두 양이 많긴했다.

며칠이 지나고 나서도 엄마가 그 햄버가 진짜 맛있었다고 했다.

센트럴파크에서 토니버거를 먹은 것은 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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