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도 브랜딩해야하는 지역 위기가 왔다!
로컬 브랜딩 : 지역을 어떤 이미지로 남게 할 것인가?
책 제목에서부터 지역 지원 사업까지 '로컬'이란 단어가 핫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이 말은 지방과 지역의 위험을 모두가 통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00년대 마스다 보고서로 대표되는 '지방 소멸'의 위험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말이 아니다.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89곳의 도시가 소멸 위험에 처해있다. 도시 브랜딩, 로컬 브랜딩이 중요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꺼져가는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사람을 끌어올 요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랜딩 VS 마케팅
김영수, 정의홍 외 2인이 집필한 <로컬 브랜딩>에서는 다음과 같이 로컬 브랜딩을 정의한다. 로컬 브랜딩이란 로컬과 그 고객들이 호감, 신뢰, 소망, 사랑의 관계 즉 라이프 스타일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상호 활동이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역주민, 관광객, 지역 정부 모두가 그 지역을 사랑하여 자발적으로 방문하고 싶어 하고, 살고 싶어 한다는 개념이다.
한편, '로컬 브랜딩'보다 자주 쓰이는 말이 '지역 마케팅'이다. 필자 역시 관광 학부시절 과목명이 'Tourism marketing', 'Service marketing'등 관광과 마케팅의 결합을 더 자주 접했다. 그렇다면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는 무엇인가?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는 현대카드 정태영 회장님의 정의가 제일 와닿아 아래 영상을 링크 걸어두도록 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S6J8texGR0U
즉, 브랜딩은 페르소나 관리이다. 마케팅은 판매를 위한 가격, 상품 개발, 판촉 등을 의미한다면 브랜딩이란 더 본질적인 개념으로 우리 지역의 특질이 무엇인지, 우리의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은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딩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당장의 단기간의 판매가 아니라 지역의 특질에 대한 여러 주체의 고민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페르소나를 생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로 '싱크로나이즈'라고 말씀하셨는데, 본질에 대한 정의를 단어로 내린 후 지역의 모든 행위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브랜딩이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싱크로나이즈'에 있다. 지역에서는 이 관리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하나의 움직임이 어렵기 때문이다.
로컬 브랜딩의 사례
하지만, '공공'의 단점을 방패 삼아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는 실정이다. 2019년 디자인만으로 그 도시를 가보고 싶게 만든 곳이 있다. 바로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 '포르투'이다. 포르투 사례를 잘 정리해둔 포스팅을 링크로 달아둔다.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711301645
포르투의 브랜딩을 담당한 화이트 스튜디오는 포르투의 본질을 '다양성'이라 정의했다. 그리고 이 다양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타일'이라는 개념을 차용하였다. 포르투는 다른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는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 모든 사람들이 다른 매력을 꼽는 도시. 포르투는 지역 정체성의 고민을 통해 이를 브랜딩으로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로컬 브랜딩의 핵심 요소
그렇다면 성공적인 로컬 브랜딩을 위한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지역을 바라보는 오래된 눈과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일본의 '롱 라이프 디자인'의 슬로건으로 유명한 디앤디파트먼트는 지역의 여행을 새로운 관점으로 큐레이션 하는 'd department travel' 잡지를 비정규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지역의 새로운 매력은 도쿄의 시선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큐레이션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의 매력을 발견하기 위해선 그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를 새롭고, 대단하게 봐줄 새로운 시선의 결합이 필요한 것이다.
또, 현장체험이 중요하다. 몇 년 전 '우리나라는 작은 땅이어서 지역마다 다른 매력이 없어'라며 혼자 좌절했던 적이 있다. 혼자 인터넷에 검색하며 했던 어이없는 좌절이었다. 2019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넥스트 로컬'에 참여하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영월을 12번 방문하며 지금은 영월의 그 고요함에 빠져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
필자는 판교에 거주하고 있다. 친구들이 판교에 온다고 하면 늘 '판교에 별거 없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정의하고 개발자와 걷기를 상품화하여 판매하고 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관점을 가진 기획자로 성장해야겠다는 큰 배움을 얻은 경험이었다. 지역에도 마찬가지이다. 당연한 것을 새롭고 가치있게 보는 연습과 관점을 가진 지역 기획자가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Written by 에디터 BEAN
관광학을 전공하고 업으로 삼고 있다. 지역이 살아나야 국가가 살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로컬 살리기를 가능한 선에서 실천하고 실험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