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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메 Jul 06. 2020

1. 등 떠밀려 창업하다.

지원사업에 덜컥 선정되었다. 

창업은 스티브 잡스만 하는 거 아닌가요?

내 인생에 창업이란 단어는 없었다. 29살, 회사 같이 다니는 언니랑 영월에 놀러 갈 이유로 '넥스트 로컬'사업에 지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언니랑 토익공부를 하러 서울시 창업지원센터에 들어갔는데 그때 운명처럼 넥스트 로컬 리플릿이 눈에 들어왔다. 지역자원 조사비로 개인당 50만 원을 준다는 게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언니랑 조사 단계까지만 가자~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서를 써 내려갔다. 

로컬 콘텐츠에 관심 있다면 좋은 지원 프로그램인 넥스트 로컬

모든 지원사업은 1기에 도전?!

우리가 지원했을 2019년 당시 넥스트 로컬은 1기 모집 중이었다. 창업하시는 분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모든 지원사업은 1기에 노려라. 아직 확고한 체계와 홍보가 구축되지 않은 단계에서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도 수혜자 중에 한 명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다른 기관에서 지원하는 1기에 또 선정된 바 있으니 사실 저 가설은 참 트루다.) 



폭발적인 첫 피칭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해 간 첫 피칭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모든 심사위원분들이 관심 있어하셨고 특히 영월군 말고 의성군에서 진행해보지 않겠냐는 오퍼도 받았다. (어리둥절했던 우리는 영월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하시는 줄 알고 공손히 거절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아마 새로움 때문 아니었을까? 나중에 선정된 분들을 보니 기 창업가들이 기존 회사 이름으로 나온 분들이 많았다. 때문에 현실성 있고 실현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오셨을 거다. 그렇지만, 우리는 콘셉트 빼면 시체인 우리가 얼마나 재기 발랄하고 새롭게 와 닿았을까? 아마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리하여 첫 지원금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리고 짜게 식었습니다.

무려 6개월이란 시간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결과 보고 쓰면서 보니 영월을 12번이나 다녀왔고,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1월에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일들이 올 스탑 되면서 관광상품을 기획했던 우리 역시 스톱해야 했다. 천재지변의 이유 말고도 우리의 결심은 너무 얕았기에 계속 직장인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었고, 때문에 그런 얕은 의지를 심사위원분들은 다 읽으셨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최종 지원은 선정되지 못했다. 


누가 내 마음에 창업의 씨앗을 심었어?

그렇게 뜨겁게 창업 베이비 스텝을 밟고 나니 참 아쉬운 점이 많았다. 왜 린스타트업이란 책을 그때 읽지 않았을까.. 왜 신사임당 님의 유튜브를 그때 보지 않았을까.. 왜 작은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검증하는 단계를 밟지 않았을까... 그렇게 나는 다시 지원사업을 물색하며 여러 스타트업 강연을 들으러 다니고 있다. 주로 정부기관과 일을 해왔던 나에게 스타트업의 생태계는 가히 놀랍다. 작게는 용어부터 시작해서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지, 일을 진행하는 방식까지 너무나 다르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한 달마다 난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 이 맛에 스타트업 다니는 거야." 그 과정을 속성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창업이다. 


다시 도전하는 창업 베이비

그렇게 20년 4월 나는 두 번째 창업 아이템을 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경기도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문화콘텐츠 아이디어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이번 아이템은 제대로 진행하고 싶음 맘에 이렇게 브런치에 기록해볼까 한다. 창업을 준비하며 내가 알게 된 새로운 정보들, 느낀 인사이트, 만난 사람들을 이 매거진에 남겨보려 한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직장인에서 창업으로 발을 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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