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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Apr 23. 2019

PR AE

다행이다 금요일이라서

오늘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오늘 출근하지 말까?라는...

뭔가 심각하게... 하지만 하지만... 이제 피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로부터 일로부터 직장으로부터 현실로부터 사회로부터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이전에는 이런 충동적인 생각이 들 때 저질러버렸다

인생 뭐 있어라는 말로 위안 삼으며

하지만 그렇게 제멋대로 살다 보니 정말 삶이

제멋대로 멋대로 흘러갔다

그리고 내가 목표하지 않은 방향으로

항상 나는 추구하는 게 있으면서도 그렇게 행하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길 바라듯 말이다

뭔가 그것을 핵심을 피해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결국

다른 것을 찾아 떠난다


어쩌면 폭식의 행위 또한 도망치는 행위다

있는 그대로 그 상황을 직면하는 것이 무서워 내 안에 무언가를 욱여넣는 행위 배가 고프지 않은데 먹는 행위가 어쩌면 일종의 정신병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미국에 살 때 딱 한번 너무 힘들어서 소위 미국 영화에 자주 나오는 “therapist”를 찾아간 적이 있다

정말 영화에 나오는 세팅 그대로였다. 너무 소름 끼칠 만큼 똑같아서 어색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내 얼굴이 너무 부어 보인다 라고 말했고 그 사람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저 공감을 바라고 간 것일 수도 있다

그저 그런 것 같다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그 한마디 말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말이다

그런 것처럼 이번에는 내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인생에서 그랬던 적이 딱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첫 학기 때 사력을 다해서

장학금을 따낸 것

두 번째는 다이어트 20킬로 감량을 한 것

세 번째는 가장 자신 없던 피티에서 대상을 탄 것

네 번째는 창업인턴제 정부지원사업을 따낸 것(도움은 받았지만)


이번에도 사력을 다해보고 싶다

사력을 다할 때에만 사람은 성장한다고 본다

적당히 해서는 현상유지다

그래서 지금은 이것에 포커스를 맞춰보고 싶다

일 자체가 나랑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일 자체가 뭔가 지금까지 내가 한 일들과는 정말 성격이 다르다

아니.. 어쩌면 비슷할 수도...?

왜냐면 내가 해온 아니면 관심 있는 해보고 싶은 일들은 공통적으로 결과물에 따라 인정을 받는 업이다

아니 일이라는 게 애초에 그래서 ‘일’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게 아닐까?

결과물을 내고 성과를 내야지만 할 수 있는 것

내 시간을 팔아서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 말이다


어제 처음으로 뭔가 스터디? 복습? 을 해보았다

남들보다 느리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뭔가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지만...

사실 나는 일에 대한 오너쉽? 회사의 애사심 따위는 없다

오직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일 뿐

그것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거다

첫째 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

둘째 나를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셋째 인맥을 쌓기 위해서

이렇게가 내가 매일 시간을 투자? 해서 회사를 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첫 세 달은 역시 녹녹지 않았다

사회는 항상 내게 시험을 걸어온다

마치 너 어디까지 버티나 해보자 라는 챌린지라고나 할까

대게 거기서 포기하면 그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되는 것

그래서 나는 여기서 한번 나의 한계를 시험해보려고 한다

뭔가 단단한 내공을 쌓아보고 싶다

사실 지금 하는 일이 어렵거나 난이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인턴들 위주로 뽑고 같은 업무를 시킨다고 생각한다


내 습성 중 하나가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하기가 있다

정말 물러설 곳이 없을 때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럴 때는 누구보다 빠르고 완성도도 높다

다만 그 순간이 자주 오지 않을 뿐

나는 내가 하기 싫으면 죽어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이 회사생활하는데 약간의 허들이 되기도 한다

남들은? 뭐 그 속은 모르겠으나 항상 비슷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때문에


5월 스페인 여행은 못 가게 되었지만 나는 무슨 심리 때문인지 취소하지 않고 있다 뭔가 나의 작은 희망이랄까?

회사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


여기 온 지 어언 삼 개월이 지났는데 체감 상으로는 두배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야 나름 편해졌다

일적으로는 아직 달려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 분위기 랄까

처음에는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있을지조차도 불분명했는데 이제는 제법 내 회사라는 앞으로 오래 머물 거라는 플랜은 든다 다만 식단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아무래도 오래 머물다 보니까 살이 쪄서 그것이 새로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제는 먹는 걸로 푸는 거 말고 다른 취미를 얼른 찾고 싶다


참 사람 심리가 간사한 게 내가 손해 보는 일은 죽도록 싫어한다 가령 누군가가 연차를 내면 나도 따라내고 싶어 지는 게 참 신기하다 또 일찍 가는 사람을 보면 내심 부럽고 얄미운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 야근을 하면 대부분 다음날 늦게 온다

변명을 하거나 지각처리가 되겠지

하지만 나는 성격상 그냥 맘 편하게 시간에 맞춰서 오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

와 피곤하게 사냐며 물을 수는 있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타고난 것을


건대입구역에서 출근 인파의 90%가 내린다

여기에 그렇게 일자리가 많았던가


4/23 오늘 날씨가 유독 덥다

옷 초이스가 영 잘못된 거 같아서 신경 쓰인다

뭐 어쩌겠어 벗을 수도 없는 노릇

게다가 기장이 짧아서 계속 메리야스가 노출이 돼서

단추를 열지도 못하고 있다

웃프다

시니컬 해지고 싶지는 않지만 맑은 날에 참 그렇다


이지수 에디터

jlee@lofa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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