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금요일이라서
오늘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오늘 출근하지 말까?라는...
뭔가 심각하게... 하지만 하지만... 이제 피하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로부터 일로부터 직장으로부터 현실로부터 사회로부터
정면돌파하는 수밖에
이전에는 이런 충동적인 생각이 들 때 저질러버렸다
인생 뭐 있어라는 말로 위안 삼으며
하지만 그렇게 제멋대로 살다 보니 정말 삶이
제멋대로 멋대로 흘러갔다
그리고 내가 목표하지 않은 방향으로
항상 나는 추구하는 게 있으면서도 그렇게 행하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길 바라듯 말이다
뭔가 그것을 핵심을 피해서 주변을 배회하다가 결국
다른 것을 찾아 떠난다
어쩌면 폭식의 행위 또한 도망치는 행위다
있는 그대로 그 상황을 직면하는 것이 무서워 내 안에 무언가를 욱여넣는 행위 배가 고프지 않은데 먹는 행위가 어쩌면 일종의 정신병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미국에 살 때 딱 한번 너무 힘들어서 소위 미국 영화에 자주 나오는 “therapist”를 찾아간 적이 있다
정말 영화에 나오는 세팅 그대로였다. 너무 소름 끼칠 만큼 똑같아서 어색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내 얼굴이 너무 부어 보인다 라고 말했고 그 사람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저 공감을 바라고 간 것일 수도 있다
그저 그런 것 같다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그 한마디 말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말이다
그런 것처럼 이번에는 내 한계에 도전해보고 싶다
내가 인생에서 그랬던 적이 딱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대학교에 들어가서 첫 학기 때 사력을 다해서
장학금을 따낸 것
두 번째는 다이어트 20킬로 감량을 한 것
세 번째는 가장 자신 없던 피티에서 대상을 탄 것
네 번째는 창업인턴제 정부지원사업을 따낸 것(도움은 받았지만)
이번에도 사력을 다해보고 싶다
사력을 다할 때에만 사람은 성장한다고 본다
적당히 해서는 현상유지다
그래서 지금은 이것에 포커스를 맞춰보고 싶다
일 자체가 나랑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일 자체가 뭔가 지금까지 내가 한 일들과는 정말 성격이 다르다
아니.. 어쩌면 비슷할 수도...?
왜냐면 내가 해온 아니면 관심 있는 해보고 싶은 일들은 공통적으로 결과물에 따라 인정을 받는 업이다
아니 일이라는 게 애초에 그래서 ‘일’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게 아닐까?
결과물을 내고 성과를 내야지만 할 수 있는 것
내 시간을 팔아서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 말이다
어제 처음으로 뭔가 스터디? 복습? 을 해보았다
남들보다 느리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뭔가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비록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잠에 들었지만...
사실 나는 일에 대한 오너쉽? 회사의 애사심 따위는 없다
오직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일 뿐
그것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거다
첫째 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
둘째 나를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셋째 인맥을 쌓기 위해서
이렇게가 내가 매일 시간을 투자? 해서 회사를 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첫 세 달은 역시 녹녹지 않았다
사회는 항상 내게 시험을 걸어온다
마치 너 어디까지 버티나 해보자 라는 챌린지라고나 할까
대게 거기서 포기하면 그것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되는 것
그래서 나는 여기서 한번 나의 한계를 시험해보려고 한다
뭔가 단단한 내공을 쌓아보고 싶다
사실 지금 하는 일이 어렵거나 난이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도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인턴들 위주로 뽑고 같은 업무를 시킨다고 생각한다
내 습성 중 하나가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하기가 있다
정말 물러설 곳이 없을 때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럴 때는 누구보다 빠르고 완성도도 높다
다만 그 순간이 자주 오지 않을 뿐
나는 내가 하기 싫으면 죽어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점이 회사생활하는데 약간의 허들이 되기도 한다
남들은? 뭐 그 속은 모르겠으나 항상 비슷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때문에
5월 스페인 여행은 못 가게 되었지만 나는 무슨 심리 때문인지 취소하지 않고 있다 뭔가 나의 작은 희망이랄까?
회사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잖아
여기 온 지 어언 삼 개월이 지났는데 체감 상으로는 두배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야 나름 편해졌다
일적으로는 아직 달려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 분위기 랄까
처음에는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있을지조차도 불분명했는데 이제는 제법 내 회사라는 앞으로 오래 머물 거라는 플랜은 든다 다만 식단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아무래도 오래 머물다 보니까 살이 쪄서 그것이 새로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제는 먹는 걸로 푸는 거 말고 다른 취미를 얼른 찾고 싶다
참 사람 심리가 간사한 게 내가 손해 보는 일은 죽도록 싫어한다 가령 누군가가 연차를 내면 나도 따라내고 싶어 지는 게 참 신기하다 또 일찍 가는 사람을 보면 내심 부럽고 얄미운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 야근을 하면 대부분 다음날 늦게 온다
변명을 하거나 지각처리가 되겠지
하지만 나는 성격상 그냥 맘 편하게 시간에 맞춰서 오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
와 피곤하게 사냐며 물을 수는 있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타고난 것을
건대입구역에서 출근 인파의 90%가 내린다
여기에 그렇게 일자리가 많았던가
4/23 오늘 날씨가 유독 덥다
옷 초이스가 영 잘못된 거 같아서 신경 쓰인다
뭐 어쩌겠어 벗을 수도 없는 노릇
게다가 기장이 짧아서 계속 메리야스가 노출이 돼서
단추를 열지도 못하고 있다
웃프다
시니컬 해지고 싶지는 않지만 맑은 날에 참 그렇다
이지수 에디터
jlee@lofa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