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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un 24. 2019

그립다

missing something

밤에는 유독 감성적이 되어버린다

오늘 밤도 그러하고

퇴근을 일찍 하면 내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생겨서 좋다

earning some of my time after work

그것은 나의 삶의 작은 윤활유를 준다

그래서 미친 듯이 한다 한 시도 허투루 쓰지 않게

사실 야근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보면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업무시간 내에

끝내지 못했을 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야근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정시 간에 끝낼 수 있게 노력 중이다


처음에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주간 보고도 이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정도가 되었다

아직 광고의 원리나 수치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보다 훨씬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이렇게 글 쓰는 시간이 그리웠다 내 마음을 온전히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

혼자 끙끙 가지고 있는 것이 버거웠거든

솔직하게 이렇게 다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바로 이렇게 글을 편하게 쓰는 시간


오늘 다소 충동적으로 금요일에 연차를 썼다 

뭔가 바다를 보러 가고 싶었다 그냥 다른 거 다 필요 없이 바다를 보러 가고 싶었다

그냥 찍고 오고 싶었다 그늘에 앉아서 푸르른 바다를 한 없이 바라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적하면서도 아름답고 조용하면서도 사람이 드문드문 있는 그런 바다..

혹시라도 추천해줄 분들은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요즘 싱숭생숭 한지 괜스레 나에 대한 연구를 다시금 시작하곤 했다

사주를 보기도 하고 타로를 보기도 하고

운세에 관심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nothing else


갑자기 감사의 말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렇게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글로 옮겨 적는 것이 그리고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지금 하고 있는 콘텐츠 기획일이 내가 좋아하는 푸드 브랜드라서 감사하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소품을 엄마가 준비해줘서 감사하다

데이트를 하고 직장에서 조금이라도 잘 나가라고 옷을 사라고 용돈을 주는 아빠가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나의 취향이 가득 담긴 아늑한 방이 있어서 감사하다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한 기분 좋은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살아서 감사하다

나의 스타일과 잘 맞는 회사 분위기를 가진 현 직장에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정부지원을 받아서 내가 원하는 연봉을 받으며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나의 사수가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 감사하다


오늘도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해 줌이 감사하다


사실 내가 제정신? 이 아닐 때가 가끔 있는대 그럴 때 보이는 행동들이 있다

우선 회피하기 시작한다 다른 어떤 것도 아닌 from myself

내가 진짜 해야 하고 원하는 것을 외면해버린다

그리고 그냥 쉬운? 찾던 것들로 달려간다

예를 들면 TV 보기, 차가운 표정과 말투, 폭식 같은 것 말이다

내가 그 결과를 만족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심지어 그 전보다 더 기분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 한다

마치 끊을 수 없는 마약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마음 한 구석에 씁쓸함이 남는다

나에 대한 섭섭함, 서운함, 실망감 같은 잔재들이 쌓인다

하지만 앞으로는 직면할 것이다

나를 똑바로 보고서는 물어볼 것이다

지금 진짜 그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라고

그거 진짜 먹고 싶어서 먹는 거야?라고

배가 고파서 밥을 먹는 거야?라고

지금 회피하려고 그런 표정과 말투 짓는 거야 아니면 진짜 그렇게 느껴서 짓는 거야?라고


속에 있는 진짜 내면의 생각을 필요할 때는 꺼내는 것이 맞다고 본다

예전에 좋았던 명언 중에 "내 허락 없이는 누구도 나를 작아지게 할 수 없어"라는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내가 칼퇴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고 나에 대한 재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보면 갑자기 방전이 되거나 우울해지거나 정신 못 차린 채 시간을 흘러 보내곤 한다


요번 주 금 연차를 냈기 때문에 그날에는 나를 위한 선물을 주고 싶다


어제 오랜만에 언니랑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또 감사하는 게 하나 더 생겼다

내가 하도 옷이 없다고 하니까 가족들 전체가 나서서 나를 데리고 김포 아웃렛으로 향했다

조카가 두 명이나 있어서 다 같이 다니지는 못하고 언니랑 나랑 쇼핑을 하게 되었는데

역시 쇼핑의 고수다 

보는 족족 예쁜 거를 집어내는~! 그래서 한 샵에서 4개를 득템하고 

나머지는 그냥 구경만 했다

오늘도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줘서 다시금 감사하다


이지수 에디터

jlee@lofa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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