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이 온다는데 나는 별로 개의치 않고 차를 끌고 무작정 밖으로 나간다
집에 있으면 좁고 답답하고 책상도 없어서 뭔가 할 수도 없어서 그저 핸드폰을 보다가
시간만 다 흘러가다가 주말이 끝나버리는 허무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항상 짐은 한껏 바리바리 싸서 다 보지도 못할 양들의 책들을 욕심부려서 들고나간다
차가 있다는 점이 짐꾼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차가 생기고 가장 도움이 된 점이다
그리고 귀찮아도 바로 앞에서 어디든지 떠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기름만 조금 먹이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
집 근처에는 갈만한.. 아니 가고 싶은 카페가 없어서 핸드폰으로 검색해본다
그런데 이전에 가고 싶었던 카페 본점이 나름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서 바로 결정한다
주차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링링 때문에 좀 봐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차를 끌고 나간다
나의 한 몸처럼 느껴지는 에어 팟을 빼먹고 왔다...
회사에서도 이어폰을 안 가져가면 작업이 힘들게 느껴질 정도로 집중이 되지 않는다
사실 카페에 온 이유도 오늘따라 비가 와서 그런지 울적해져서
나 대신 하늘이라도 펑펑 울어주기를 바랐던 것도 있는데 지금 카페에 앉아있는데 비가 1도 내리지
않고 링링은 2~3시에 기승을 부린다더니 잠잠할 다름이다
예전에 뉴욕에 살 때 SANDY 허리케인이 왔었던 것이 생각난다
클래스는 전부 캔슬되었고 며칠 동안 집 밖에를 못 나가서 다들 식량을 구비해놓으려고 슈퍼에 갔는데
모든 품목, 특히 물은 완판 되어서 정말 재난영화가 실재 일어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다
카페에 왔는데 역시나 가지고 왔던 것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케이크 하나.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켰다
그래도 여유로운 카페와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