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부터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까다로움은 인정한다
특히 장소 선택에 관해서는 거의 강박증까지 있다
방금 전까지는 탐탐에 있었는데 관리 안 되는 인테리어, 퀴퀴함, 칙칙한 노년 아저씨들이 시끄럽고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져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 '디저트 식탁'에 오니까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
흘러나오는 음악, 식기, 인테리어 모두가 '달랐다.'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주는 '예상되는' '같은 분위기'가
작년보다 올해는 조금 더 싫어졌다
여기는 쓱 훑어봐도 아직은 설렘이 가득한 2030의 세대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디저트 메뉴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딸기 들어간 디저트가 많아서 대만족! 그중에 안 시킬 수 없는
나의 디저트 최애 메뉴인 '딸기레어치즈케이크'가 있어서 그것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요즘 들어 예전처럼 커피가 많이 생각나지 않는다 신기하지 입맛도 계속 변하나 봐
요즘에는 '테라스 하우스' 일본 연애 리얼리티에 푹 빠져서는 잠도 안 자고 그것만 보고 있다
왠지 유머코드가 아주 잘 맞고 또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그걸 보는 게 재밌다
이 사람이 들어와서 어떻게 적응을 해나가고 만남을 찾아가고 하는 과정이 참 '무스카시(재미있어)'
갑자기 한국 소주랑 한국 여행 다녀오는 설정이 나와서 그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여자 출연진 중 이쁜 외모를 가진 사람이 남출연진에게 차이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그 이유가 '심지가 없고 정체성이 없어서'라고 하는데 왠지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조금 했다
나도 아직은 그걸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기분 업앤다운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 이유는?
1. 아빠 잔소리
2. 엄마 잔소리
3. 괜한 걱정들
4. 이디야커피가서 허리가 아팠을 때
이 정도? 근데 돌아보니까 별거 없었다
너무 집에서 나가고 싶어서 지금 차 끌고 확 나온 게 그것이다
집에 부모님이랑 다 같이 있으면 도통 편하지가 않다
뭘 해도 잔소리를 들어버리니까
뭐 서른 넘어서부터 더 그런 것 같기도
오늘은 신기할 만큼이나 회사에 빨리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도 일을 하면 잡념이 사라지는 것이 좋아서 그리고 집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책상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