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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Aug 22. 2021

일요일이 특별해졌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 오늘.

집에서 하루 종일 가족들과 함께 보낸 토요일.

화덕피자와 라자냐를 시켜 먹었고, 취업 선물로 엄마가 다이슨 헤어드라이기를 줬다.

정말 단순하다. 다이슨 하나로 기분이 금방 좋아졌다.


여권도 연장하고 집에서 주말에 일도 꽤 오랜 시간 동안 했다.

아빠가 지금 집에 이사올 때 데스크톱 컴퓨터 샀던 게 신의 한 수다. 재택근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토요일이지만 일요일 같았다.

이번 주는 참 길었다.


이직 한 뒤, 첫 한 달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전 회사에서 2년 반 동안 일을 한 것보다 이곳에서 한 달간 한 일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


가끔은 내 말과 행동이 오해를 사는 경우들이 있는데, 어떤 현상이 반복되면

나에게도 어떤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얼핏 스쳐 지나가는 차가운 표정이나 날카로운 말들이 그럴 수도 있고.

나의 예민한 영역을 건드리면 그런 면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상대방이 기분이 안 좋을 수 있다.


주말출근, 야근이 싫은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가 나에게 더 중요할 수도.

그 사람이 좋으면 같이 하고 싶고, 싫으면 죽기보다 싫은 게 나다.

이런 성향이 전 회사에서 버티는 동안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본능은 정말 못 속이나 보다.

여기서는 사실상 나를 묶어둘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정말 나의 초이스로 있는 것.


여기 말고도 갈 곳은 많기 때문이다. 경력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최소한 여기서 1년은 있을 생각이다.

그러고 나서는 대행사 라이프는 바이 바이.


나에게 강압적으로 말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면 그때 참을 수 없이 화가 난다.

따지고 들거나 비판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비논리적인 이야기를 할 때.

한 달간. 어쩌면 '잔소리'들은 것이 내가 더 배운 것들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까 한다.


내가 이렇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와 환경들이 있을 거다.

가령, 어렸을 때부터 부족함 없이 살아와서 양보하는 것을 배우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고

오히려 상처가 많아서 겉으로는 차갑게 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발레를 해서 다져진 표정과 자세에서 도도하고 새침한 분위기가 나오기도 한다.

겉으로 봤을 때 도회적이고 차가운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야 덜 부담스러울 수도.

더 살갑게 하고 많이 웃어야 그나마 상쇠가 된다.


이제 곧 월급날이 다가오니까.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니겠어.

짜증 나고 거지 같아도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급으로 주식 투자할 때는 신이 나자나.

불어나는 자산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풍성해지면서.

내가 원하는 아이템들 구매하며 스트레스 푼다.


확실히 삶이 퀄리티가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연애를 시작했고, 새로운 직장을 구했다.

사람들도 진짜 사람답고.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의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이 맞다.

뭔가 물질적으로는 사람을 감동, 움직일 수 없다는 것.

정서적인 교감, 경험을 통해서 친근함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을 잘하면, 무시를 할 수도 없고 회사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

편하다는 의미가 다양하지만, 적어도 눈치 보면서 다니지 않을 수 있다.

어찌 보면, 내가 일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고 싶은 환경에 놓이지 않았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도 지금은 일머리를 더 많이 알고, 경험했기 때문에

그 전처럼 깜깜 무식은 아니기 때문에 참 다행이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의 영역을 만들고 싶다.

그게 제안 서일수도 있고, 영어일 수도, 뷰티파잉일수도 있겠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내가 어떤 포트폴리오를 쌓아서 커리어를 개발할 것인지 고민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직에 그것이 더없이 주요하기 때문에.

경력기술서에 어떤 프로젝트했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필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쩌면 꽤 오랜 시간 뒤쳐지는 포지션에 있었는데, 이제는 포지셔닝을 제대로 잡고 싶다.

조직 내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일을 떠나서 지금보다 행복해지고 싶어졌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졌다.

드라마로 따지면 그 사람의 라이프가 화창했으면 좋겠다.


말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연습해야겠다.

같은 말이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하는 법.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캐치해서 주는 법.


배울게 많아서 지루할 틈은 없다.

취미는 계속해서 개발하고 싶다.

특히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말을 하는 것.


오늘 페디를 해서 기분전환이 더욱 되었던 것도 있다.

리셋해서 그런지 내일 주말 출근을 하는 것이 화가 나지는 않는다.

할 일은 하지만 과하거나 불합리한 것을 요구하면 아니라고 말하는 그런 스마트한 직원이 될 것이다. 내 권리는 나뿐만이 요구할 수 있다.

회사에서 내 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할듯하다. 그게 어쩌면 살아남는 방법.

어디서 들은 이야기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정말 능력이 있거나 성격이 정말 좋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하더라.

아직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많이 친해졌다. 나의 어떤 매력으로? 괴짜 같은 매력으로.

웃음을 주는 매력으로. 예전에도 친구들을 웃겨주는 게 나의 낙이었다.

 

말에 힘이 있다고 했으니 유튜브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러나 그 주제가 확실히 생길 때 하고 싶다.

오늘은 다소 기분 좋은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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