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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May 01. 2021

제주에 홀리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이호테우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카페에서

처음으로 키보드를 꺼내 들었다. 

3박 4일간의 혼자만의 제주여행의 종착지.

오늘 원래 가려던 곳들  한 곳을 덜어내고 

선택과 집중을 했다. 가장 가고 싶던 곳들만 골라서

여유 있게 보내기 위해서다.


3 4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하루도 안된  같다. 이번에 유독 제주에  빠져버렸다. 왜일까?

제주는 너무나도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마지막 종착지로 고른  카페도 너무나 굿 초이스.  맛집이고, 분위기 맛집, 커피 맛집. 주인아저씨의 세심한 배려심도 엿보인다.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 흐리다고  일기예보는 틀렸다. 오늘 바람은 많이 불지만  어느 때보다도 화창하고 맑았다. 우울했던 기분마저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보고 있자면  날아가버릴 정도로.


제주에 있는 사흘간 마치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정말 온전히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도 아닌, 온전히 나의 취향과 니즈 철저히 맞추고 해주고 싶었다. 오로지 나를 위한 선물, 시간을 에게 주고 싶었다. 2 간의  직장에 있던 시간들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었다. 가끔 앞뒤 생각 안 하는 막무가내이긴 하지만 휴가에 이유는 없다는 말처럼 그렇게 떠났다. 재직 중 가장 오랜 기간의 휴가를 냈다. 메신저 알람도, 전화도 모두 받지 않았다. 한계에 부딪혔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적인 것들이 지긋지긋해져서 현실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상태. 그 선상에서 제주로 왔으니까.


혼자 여행을 하면 좋은 점이 내가 하고 싶은 마음대로 여행을 즐길  있다는 점이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멈췄다 가고 싶으면 멈췄다 가고, 사진을 마음껏 찍고.


제주.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다 좋았다.

제주가 나를 홀렸다.

제주가 이토록 매력적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제주도 그냥 제주니까, 이런 감정이었다면 이제 내게 제주는 조금 아니 많이 특별해졌다.

제주는 예쁘고 멋있고 강하고 연약하고 힘이 되는 다양한 면모를 다 가지고 있었다.


또, 이번에 섬이라는 곳이 주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부분들을 느낄 수 있었다. 봄이 주는 싱그러운 제주의 생명력을 봤다. 느리게 걸을 수 있는 여유가 좋았고, 여유롭게 운전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차들을 천천히 달렸고, 클락션을 울리지 않았다. 공기는 쾌적했고, 마을 골목길은 한가로웠다.


누구도 재촉하거나 급하게 굴거나 등 떠밀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페이스대로 제주의 시간을 보냈다.

나 또한 그랬다. 천천히 온전히 내게 집중했다.

그렇게 하니까 온전히 제주를 내 안에 받아들였다.

압박도 불안함도 걱정도 들지 않았다. 그저 여유롭게 웃어 보일 뿐 그뿐이었다.

고마워 제주, 나한테 이런 힐링을 선물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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