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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Sep 30. 2021

‘천장지구’ 속 여주인공이 나라면

청담동 레트로 카페

힙지로에 있을법한 카페를 청담에서 찾았다.

집에 있으면 정말 ‘아. 무. 것. 도’ 하고 싶지가 않아서 무작정 나왔다. 그리고 역시 나오니까 ‘뭐라도’ 하더라.

당연히 나가면 ‘돈’은 줄줄 새지만은, 적어도 무언가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오늘 하루를 청담에서 보내면서 느낀 것들이 좀 있다.

나는 참 혼자 ‘잘 논다’는 것. 문득 발견한 좋은 장소들이 더 값지게 느껴진다는 것. 건강한 것을 먹으면 속이 편하다는 것. 추억이 있는 장소들은 다시 가도 추억을 먹기 때문에 기본 빵은 한다는 것. 그리고 다시 찾게 된다는 것.

오늘 발견한 새로운 장소는 바로 라페름 옆에 위치한 ‘천장지구’. 의미심장한 자그마한 간판을 보고 이끌리듯 들어왔다. 바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바/카페/레스토랑이었다. 의심병이 많기에 네이버에 검색을 한 다음에 들어오긴 했지만. 정말 사람이 없어서 뭔가 조심스럽게 들어가게 되었다. 이곳은 정말 힙지로였으면, 사람이 많았을 것 같은 카페. 청담이라는 곳과는 뭔가 부조화스럽기도 했지만 그 부조화가 매력적이었다고 할까? 노란 다크한 조명들과 레트로한 인테리어 포인트들, 벽난로까지 분위기가 정말 독특하고 매력 있었다.

2차로는 메뉴 고민에 빠졌다. 워낙 매력적이고 유니크한 메뉴들이 많았다. 그중에 내 눈길을 끈 것은 밀크티 메뉴. 밀크티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였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들어간 것을 골랐다.

밀크티, 초코, 우롱이 합쳐진 플레이버. 걱정도 되었으나 뭔가 여기서는 ‘뻔한’ 메뉴를 시키고 싶지 않았다.

마치 여기오니 영화 속 여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치오를 입고 싶기도 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등장한 나의 드링크 메뉴.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한 입을 먹고서는 신세계!라고 느꼈다. 우롱, 초코, 밀크티의 삼합이라고 할까? 단 맛이 치고 올라오면 우롱이 눌러줘서 단맛을 잡아주고 떫은 찻잎 맛이 느껴질 때면 달달한 다크 초코가 달달하게 감싸주었다. 단 음료를 싫어하는 나지만 이것은 거부할 수 없는 단 맛이었다.

조용하기도 해서 혼자 작업하기도 좋은 카페인 .

상당히 일본이 생각나는 인테리어와 메뉴이기도 했다. 혼자 갔을 적 레트로풍 다이너 같은 일본 카페를 간 적이 있다.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었었고, 메뉴들이 하나같이 고심한 노력이 돋보였다. 이곳은 그렇게 유서 깊은 느낌은 없지만, 확실한 아이덴티티는 가지고 있었다. 음악 또한 흔한 음악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고. 뭔가 여기선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오늘 마사지샵 10회권 마지막권을 사용했다. 역시나 시원~하게 풀렸다. 운동이 정말 필요한 시점이란 것은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제 나이 생각 시작해야 할 때인 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다 끝마치니까 속이 후련하다. 밀린 일기도 다 썼고, 글도 술술 썼고, 은행에 입금도 했고, 주식도 구매했다. 알차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오늘은 잠이 잘 올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오늘 처음으로 한 새로운 애플 워치 스트랩은 가을과 어울리는 카페라테 색상인데 마음에 쏙 들고, 지난번에 구매한 라탄 소재 빅백도 가볍고 커서 딱 좋다.

근래 들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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