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칼리셔스

논현동

by LOFAC

뉴욕 유학시절 참새 방앗간처럼 드나들던 디저트 카페가 있었다. 그곳은 내게 단순히 디저트 카페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였다. 아지트, 위로를 해주던 공간, 행복감을 줬던 곳, 언제 가도 좋았던 장소. 같은 디자인 스쿨 미식가 친구의 추천으로 뉴욕 치칼리셔스를 알게 되었다. 이스트 빌리지에 위치한 치칼리셔스는 두 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테이크아웃 위주의 캐주얼 한 디저트 샵, 다른 하나는 코스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바. 나의 컨디션, 무드, 지갑 상황에 따라 장소 선택을 했고 그 두 샵이 같은 골목에서 마주 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언제나 치칼리셔스 디저트 바에 가고 싶었으나 대학생의 주머니 사정상 대부분 캐주얼샵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의 유학시절을 책임진 단골집 치칼리셔스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매우 들떴다. 마치 아주 친한 친구가 먼 타국에서 이사를 오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나는 당시에 살던 집에서 한 시간 반이나 소요되는 시간과 상관없이 치칼리셔스를 만나러 홍대로 향했다. 다소 긴장한 듯이 치칼리셔스 문 앞에 서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들어갔다. 내부는 작고 테이블도 1~2개 정도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위기는 뉴욕에서 느꼈던 아늑하면서도 아지트 같은 코지 한 느낌은 아니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컵케이크의 모양과 디자인은 거의 유사했다. 항상 먹던 레드벨벳 컵케이크와 당근 컵케이크를 골랐다. 치칼리셔스의 장점 중 하나는 미니 컵케이크가 있다는 점이다. 한입에 쏙 넣기에 딱 적당한 크기고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사이즈다. 디스플레이 안의 컵케이크들을 연신 쳐다보며 이 맛 저 맛 다 맛보고 싶었지만 욕심을 자제했다.


먹어본 메뉴
IMG_9793.JPG

레드벨벳 컵케이크

당근 컵케이크

초코 컵케이크



매장을 보다 보니까 한국 치칼리셔스만의 스페셜리티가 추가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홀케이크를 추가적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귀여운 레드벨벳 미니 홀케이크의 모양을 보고 특별한 날에 여기서 꼭 사야겠다고 머릿속에 저장해뒀다. 컵케이크를 종류별로 구매했고 빨리 맛보고 싶어서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른 따뜻한 집에서 김이 솔솔 나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초콜릿 미니 컵케이크를 맛보고 싶었다. 기대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한국에서 맛본 치칼리셔스 컵케이크는 미국에서 먹었던 그 맛과 거의 유사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참새 방앗간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더 좋았던 소식은 치칼리셔스가 논현동으로 옮겨와서 집에서 더 가까워졌다. 뉴욕에서 나를 위로해주던 소울푸드 컵케이크가 한국에서도 나를 위로해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