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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08. 2019

한국에서 취업의 문턱을 넘는 일

생각보다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그리고 졸업 후 2년 동안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원래부터 미국에 오래 있을 계획은 없었기 때문에 일찍 왔다.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대기업 취업 준비를 하다가 처음으로 현타가 왔다.

한국식 취업은 처음이기에 취업 시스템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입력을 해야 하고 자소서 항목들 또한 수능처럼 답이 모두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그 시스템에 질려버리고 나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지원서를 냈는데 역시나 낙방이었다. 


그 뒤로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법무법인, 레스토랑, 이민 회사 등에서 짧게 짧게 일을 했다.

중간중간에는 과외와 프리랜서 활동도 했다. 

영어 과외와 책 디자인, 작은 디자인 프리랜서 활동을 진행했다. 

하면서 배운 것은 내가 어떤 곳에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수 많은 곳들 중에 기억 남는 곳은 멜로우힐와 오마일 정도인 것 같다. 공통점은 둘 다 업종이 외식업이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나는 외식업에 있어야 하는 게 확실한 것 같다. 아니면 외식업을 클라이언트로 다룰 수 있는 회사.

그 안에 있으면 신이 났었다. 

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에서 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흐르고 2016년 상반기에 대기업 취업 재도전을 했다. 

이 때는 내 의지 라기 보다는 귀가 팔랑팔랑해서 시작한 케이스.

그래서인지 내가 원체 적극적으로 하게 되지 않았다.

그냥 숙제하듯이 시키는 거 하는 정도. 하지만 이번에 부딪힌 장벽은 SSAT와 각종 시험들이었다.

기업들 마다 문제가 다 달랐고 수능을 준비하지 않는 내가 풀기엔 어려움이 상당이 많았다. 

해서 벼락치기로 공부를 하긴 했지만 수학에 워낙 약한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시작한 것이 내 자회사. 

여러 가지 취업시스템을 경험한 결과 나는 그것보다 내 회사를 만드는 것이 나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전부터 내 회사를 만드는 꿈 또한 가지고 있었다.

이 과정도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올려나가기 시작했다.

지금 또한 그 과정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만 불안함이 공존한다.

현재는 수익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해서 나는 올해 목표로 부수입을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그렇지만 내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 할 것이다.

그리고 좀 오래 다닐만한 회사를 찾을 것이다.

그래야 급여나 휴가, 퇴직금 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에 대기업 취업준비를 마지막으로 했었다. 

이 때도 뭔가 현실에 벽에 부딪혀 울며 겨자먹기로 한 케이스.

내년이면 서른이기에 공채는 마지막으로 트라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10-11월은 취업준비에만 몰두했다. 

원서 작성, 자소서 작성, 시험 준비 등 수험생 같은 일상을 보냈다.

매일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이번에는 될 것 같았다. 


한 홍보회사에서 최종 면접까지 가서 장장 두 시간 동안 면접을 보고 나왔다.

거기서는 내가 이런 스펙을 가지고 있고 나이도 많은데 신입으로 가능하겠냐는 질문을

했다. 가능하니까 내가 여기 왔는데 무슨 답답한 소리를 하는지.

그렇게 마지막 대기업 취업은 마무리되었고 나는 로팩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아니 항상 일 할 곳을 찾는 중이다. 

현재로서 수입이 없기에 무조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구조이다.

일을 하더라도 저녁에나 주말에 로팩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오늘도 면접이 두시에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취업이라는 것을 각자 다른 이유로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뭔가를 사려고, 누군가는 생계를 위하여, 배우기 위하여, 경력을 위하여, 심심해서 등.

취업은 어쩌면 평생 토록 겪어나가야 하는 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모든 취준생들 파이팅하고 세상은 넓고 회사는 많고 시간도 충분하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lofac_

lofa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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