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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Feb 27. 2019

PR AE로 살기 - 한 달째

한 달의 고비

홍보업에 들어온 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들이 생겼다.

특히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이슈들.


대기업 프로젝트 PM.

대기업과 커뮤니케이션 이슈.

아랫 부하와의 트러블.

클라이언트와 트러블.

팀 멤버 교체.

팀 멤버 면접.

행사 두 번.

새벽까지 야근 하지만 칼퇴도 꽤나 있었다.

명절 근무.

장 트러블.

링거 투혼.


등...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이 일이 나랑 아주 잘 맞는다는 것을.

지금까지 한 직업 중에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좋아? 하는 요소들이 속속들이 있다.



1. 남 시키는 것

2. 디자인 분야 접목 가능성

3. 영어 접목 가능성

4. 트렌디함

5. 창의성을 지나치게 요구하지 않음

6. 열심히 하면 잘하게 되는 것

7. 내 밑으로 직원들이 있다는 점

8. 대기업과 일 할 수 있다는 점


등등


그리고 회사의 특성도 나와 상당히 맞는다.

여느 한국 회사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1. 수평적인 분위기

2. 자유로운 소통 방식

3. 인간적인 사장님

4. 개성 존중

5. 외국 회사 분위기

6. 직원 교체가 잦음

7. 내 권한이 아주 큼



뭔가 자유로움? 이 좋다

다른 회사에서 느끼지 못한 그런 분위기.

처음엔 여기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 아주 잘 맞는 회사상이다.

내가 뭘 해도? 될 것 같은 분위기.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오늘 대표가 불러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운을 띄워줬다. 뭐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감은 잘 안 온다. 이 바닥이 뭔가 예측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서.


사실 나는 가끔 느낀다. 아 내가 좀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내가 부족한 점들. 내가 성격이 급하고 빨리 처리해내는 것에 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럴 때 꼭 실수를 한다.

말실수 같은 것. 툭 던지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그리고 그럴 때 먹는 걸로 푸는데..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기분만 더 안 좋아진다는 것도 잘 안다.

오늘은 회사에서 두 번째로 아팠던 날이다.

버거를 먹고 먹자마자 좀 배가 안 좋아졌는데 결국 설사로 이어지고 화장실에서 변기와 몇 시간 동안 씨름했다.


신경을 너무 많이 썼나 보다.

그리고 나서야 괜찮아졌다. 그래도 한 달이 지난 지금 처음보다는 훨씬 낫다. 낯 섬도 조금씩 없어지고 제법 여유가 생기고 편해졌다. 특히 내 뒤로 벌써 다섯 명이 넘는 신규 직원이 생겨서 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점이 또 내게 도움이 되다니.

그나마 남녀 비율이 어느 정도? 맞아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여자들만 있었다면.. 어우 훨씬 적응이 힘들었을 거다. 훨씬 더 센? 분위기가 연출됐을 거다.


여기 직원들 대부분이 착한 것 같고 나와 비슷한 부류들 같다. 그래서 좀 더 친근함을 느끼는 것 아닐까?

홍보 AE라는 직업을 찾으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쪽 업에 들어오기를 결정한 가장 큰 계기는 디자인 백그라운드를 적용하면서 내 영역을 확장하고 싶었다. 나는 단순히 디자인 작업만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사람들과 만나서 소통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을 하는

작업을 하는 활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직업이 딱 맞았다.


일하면 술이 늘기 시작한다. 지금도 나는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마실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나쁜 것? 은 배우지 않으려 한다.


오늘은 정말 급! 제주도 비행기 왕복권을 예매했다.

모든 것은 타이밍과 절묘함. 그 순간을 놓치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간다. 예매를 하고 나서 그 짜릿함이 좋았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면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써 내려가며 나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지수 에디터

jlee@lofa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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