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인연이 아닌 거지,
그렇게 생각하자 우리
내가 있는 곳에 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럴 리 없다, 너를 만날 리 없다
하면서도 나는 너를 찾았다.
널 지워내기 위해 찾은 곳이었는데 나는 계속 너를 찾았다.
혹시나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봤고
닮은 사람을 보면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아니란 걸 알고는 알 수 없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아무렇지 않은 척 주섬주섬 가슴을 주워 담았다.
그리고 나는 또 지나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내가 도착하기 전
네가 이미 이 곳에 다녀갔다는 것을 알게 되곤
우린 인연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조금만 더 여기서 시간을 보내지,
아니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도착할걸, 이라는
누군가를 책망하고 자책하는 거 이제 하지 않으려고
단지 너와 내가 인연이 아니었던 거지
인연이 아니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