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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an 01. 2020

2020년을 맞이하며,

더 나를 믿어주고 사랑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나의 2019는 참 행복했고 잊지 못할 한 해이다.

늘 막연한 답답함을 갖고 있던 내가, 많은 것을 도전하고 이루었던 한 해.


우선,

한계를 느끼기 위해 그동안 생각만 했던 산티아고에 다녀왔고, 완주를 했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산티아고는 나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동안 고생 한 번 하지 않은 내게 산티아고 도전은 스스로 줄 수 있는 고난이었으니까. 그 안에서 보게 될 나의 모습이 스스로 궁금했었다. 내가 그동안 나를 믿지 못했던 것처럼 결국 고난 앞에 스스로 포기하게 될 것인지, 그 안에서 버텨내며 이겨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하는 실험이면서도 이겨내길 바랬던 바람이었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출발을 할 때만 하더라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괜한 오기는 아니었을까, 수백 수천번을 고민하고 후회도 했지만. 하루하루 무거운 배낭을 지고, 걸을 수 있는 거리만큼 노력하고 해내려는 나의 모습에 스스로 기특했고 감사했다. 또한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느낀 사람에 대한 희망, 고마움, 즐거움은 삶과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로 인해 나 자신에 대해서도 행복감을 찾을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도 생기게 된 경험이었다.

나도 할 수 있다

라는 것을 객관적인 지표로 스스로 가질 수 있었던 경험. 아마 2019년 하면 산티아고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새로운 도전들도 많이 하게 된 한 해였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기에, 늘 글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다양한 책들을 읽고 막연하게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내가 무슨 이라는 생각에 책을 읽는 것만으로 갈증을 달래고는 했다.

그러던 중 산티아고를 걸으며 한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의 책을 귀국 후 읽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경험한 일을 적은 에세이였는데, 너무나 감성적이고 따뜻한 문구들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아,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아니었다. 부러웠다. 그저 부러웠다. 나의 생각들을.. 저렇게 누군가의 가슴을 떨리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가슴은 행복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특히 산티아고 여행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더 글을 쓰고 싶었고 그때의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었다.

또한 여행을 다니며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삶을 조금은 경험할 수 있었으니까. 꼭 내가 책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는 것처럼. 그리하여 여행을 다녀온 후 다양한 모임들에 나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그곳의 사람들은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생각들을 깨버렸다. 여행의 미치다의 대표님, 동화책방을 집 안에 만든 시샘님, 배우를 하며 시를 쓰시는 시 배우 일춘 작가님, 여행작가 겸 독립서점을 운영하시는 김지선 작가님, 남의 집 프로젝트에서 만난 모든 분들. 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나중으로 미루며 지금은 아니라고 참고 미루던 나를,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고 그로 인해 나도 해보자, 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브런치,

브런치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내게 보여주었다. 나만의 경험을 나만의 생각을 글로 쓸 수 있는 포맷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그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것 만으로 행복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누가 보지 않아도 행복했다. 그때의 이야기들, 그때의 감정, 생각들을 쓰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의 생각을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수 있구나, 나에게 선물이 될 수 있구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낸다는 것이 참 행복하구나.

그렇게 나는 글을 쓰게 되었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브런치에 계속 글을 올리다 보니 운이 좋게도 브런치 메인에 걸리기도 하고, 다음 메인, 카카오톡 채널에 잠깐이지만 소개되기도 했다. 폭발하는 조회수와 실시간으로 울리는 알람은 나를 정신 차리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 행복감을 잊게 만들었다. 어느 순간 조회수에 신경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남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쓰고 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메인에 걸릴까, 어떻게 제목을 지어야 사람들이 클릭하게 만들까. 잠깐 맛 본 관심은 나에게 독이 되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때에는 글이 절로 써지고 행복했는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다 보니 글을 쓰는 것이 일처럼 느껴졌다. 구독자를 늘리고 싶으면 주기적으로 글을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에 정리되지 않은 글을 억지로 쓰고 올리기도 했다. 즐겁지 않았다.

생각했다. 나를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 나를 위해!

그렇다고 그 순간의 나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것 또한 나를 알기 위해 나를 생각하게 된 연습이었으니까,


돌아본 나의 2019년 한 해,

많은 것을 도전하며 스스로를 믿어 본, 믿어 준 한 해였다.

2019년이 잊지 못할 만큼 행복했던 것처럼 2020년도 나를 더욱더 믿어주고 사랑해주며 나를 위한 한 해를 만들어가고 싶다.

이 글을 보게 될 누군가도 2020년에는 스스로 더 믿어주고 사랑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사랑하는 나를 위해서! 함께할 우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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