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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브리지 Jul 01. 2024

이마트와 롯데의 '가시밭길'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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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신 조철휘 박사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유튜브 <유통의신> 바로가기



✔ 건설사 리스크↑


■조철휘 : 유통기업들은 건설과 관련된 계열사가 많습니다. 때문에 최근 부동산이나 건설 경기에 따른 영향도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마종수 : 과거 IMF 때 건설을 갖고 있던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났던 경험이 있거든요. 지금 다시 건설발, 유통그룹만이 아니라 건설사를 갖고 있는 그룹들은 큰 위기가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조철휘 : 물류부동산 시장도 2022년 상반기까지는 좋았죠. 그런데 결국은 중요한 게 물동량이거든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도 소비불황으로 구매가 없으니까 물류센터 재고들이 정체되고, 금리, 원자재 급등 등 때문에 공사비도 올라갔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메이저 기업들도 힘든 상황이고, 여기다 건설 관련 계열사들 상황이 안 좋은 이슈까지 겹친 거죠. 특히 이마트에 대한 소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마종수 : 그룹 전체에 비하면 신세계건설은 작죠. 시가총액 1천억원대의 회사가 그룹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심각하고요. 신세계건설은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을 건설하고 수주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올렸던 기업입니다. 실질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했던 거죠.


유통 경기가 안 좋아지니까 점포 출점이 적어지고, 자구책을 강구하기 위해 신세계건설은 '빌리브(viLLiv)'라고 부르는 오피스텔 같은 형태를 지방 쪽으로 많이 확대하기 시작했었어요. 그런데 부동산이 폭등하던 시기에 수주했고, 내년에 완공이 되거든요. 땅을 비싸게 사고 건물을 올렸는데 그게 지금 재작년, 작년 연속으로 원가율이 100%를 넘어가 버린 거죠. 분양도 안 되고 있고요.


결과적으로 신세계건설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이라는 고위험도의 건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지급 보증만 1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건설이 2년간 적자가 2천억원 정도인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이 물량들이 분양이 안 된다고 하면 내년, 후년 정도에는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22년도에는 부채비율이 200%대였는데, 올해는 950%까지 올라간 바 있어요. 태영건설하고 똑같은 상황이죠. 다만, 본체가 크기 때문에 수요가 충족되어 왔던 건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최근 영랑호 리조트를 팔거나, 계열사 간 거래로 4천억원 정도 수요를 해줬는데 이것도 소진이 된 상태고, 신종자본증권이라고 해서 자본 확충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더라고요.


지금 신세계건설의 경우 6500억원을 발행했고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했는데 이자율이 7%입니다. 그 이자를 감내하면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거죠. 그래서 부채비율을 200%대까지 내렸는데 이자만 하더라도 400~500억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기업들은 자본으로 분류가 되니까 순간적으로 위기를 넘기기 용이한데 이자를 보면 치명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걸 발행해서 결과적으로는 이마트그룹이 보유한 신세계건설 지분율이 42%였다가 70%까지 올라갔거든요. 이게 뭘 뜻하냐면 앞으로 신세계건설에서 발생하는 우발채무, 이자비용 등이 이마트그룹의 영향으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조철휘 : 보통 건설사들은 선 수주를 받고, 진행하면서 멈추지 않아야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가 중간에서 막힌 셈이죠.


■마종수 : 미분양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미분양률이 대구나 이런 곳들은 60%까지도 가더라고요. 주상복합, 아파트, 복합개발사업 등 다 하고 있는데 50~60%대의 미분양률이 나오고 있고요. 25년도에 완공된다고 하면 이마트그룹이 이걸 다 책임지고, 보상하거나 떠안아야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큽니다.


지난해 1분기 신세계건설이 110억원 정도 적자였는데 올해 1분기에만 310억원 적자입니다. 지분율도 올라가니까 일감 몰아주기도 제한이 걸리고요. 게다가 전문 건설회사가 아니니까 하청이 하청으로 넘어가면서 민간 도급으로 넘어가니까 원가율이 100%를 넘어가는 사업장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마트그룹에서 신세계건설은 폭탄의 뇌관인 셈이고 앞으로 2~3년 계속 이마트 영업이익의 발목을 잡거나 유동성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마트만의 문제는 아니죠. 롯데쇼핑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세계건설은 1조원 정도 지급보증,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롯데건설은 규모가 커서 5조4천억원 정도, 우발채무를 갖고 있고 미착공 PF도 60%입니다. 즉 삽도 뜨지 못했어요. 토지만 갖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화된다면 착공도 못한 상태에서 이자비용만 나가게 되는 불투명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조철휘 : 동원그룹의 경우도 동원 건설이 22년 매출 7341억원에서 23년 6620억원으로 줄었는데 손실이 큽니다.


한편, 최근 물류센터를 많이 지으면서 저온, 냉동냉장이 과잉 공급인데 분당에서 위치가 좋은 매물이 있었거든요. PF를 2400억원을 받아서 했는데 공시를 못 채웠습니다. 3500억원 정도까지 자산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이게 공매에 나왔습니다. 그걸 이지스자산운용이 2200억원에 매수했고요. 이런 문제들이 주변에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마종수 : 건설을 중심으로 해서 큰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죠. 롯데그룹은 사실 롯데케미칼이 전체 매출이나 이익의 60%까지도 차지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석유화학 부분이 워낙 부진하고, 또 중국의 밀어내기 때문에 적자로 반전이 돼서 크게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22년 이후 석유화학 제품 시장이 안 좋고, 24년도 1분기에만 144억원 적자였습니다.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부분이 적자로 돌아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사업도 몇 조원에 달하는 우발채무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 리스크가 크다는 거죠. 2022년 이후로 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을 투자하는 플랜을 세웠어요. 그 부분도 올스톱이 되거나 현금창출이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지속하면 그룹 전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롯데쇼핑은 자체적인 위기보다도 계열사들의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유통사 자체만으로 본다면 이마트그룹도 마찬가지로 1분기에 어느 정도 선방했습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2~3% 올라가고, 롯데쇼핑은 이마트에 비해 작지만, 영업이익은 이마트보다 더 많이 나오고 있고요. 400억원대 정도. 물론, 이 안정적인 운영에는 많은 투자를 포기하고 부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원을 정리하거나, 각 사업을 통합하고 공동으로 매입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던 겁니다. 이마트도 비슷한 방향성으로 가서 이익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죠.



✔ 롯데-오카도 말려야


■조철휘 : 앞서 언급한 대로 물류부동산 경기도 아직은 부진한 상화인데, 롯데가 오카도와의 협업을 위해 1조원 정도 투자한 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마종수 : 오카도는 런던 외곽으로 4개 정도의 물류센터를 지어서 연매출을 3조4천억원까지 올리면서 테스코의 독주를 막던 기업입니다. 신선 전문 온라인 물류센터죠. 관련 시장은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중요한 건 오카도는 사실 개발자가 1700명이 있고, TMS나 WMS 등 솔루션을 만들고 이를 통해 모델을 수출하는 거거든요. 물류센터 설비나 장비를 파는 게 아닙니다. 

그리드 자동화라고 해서 오토스토어와 비슷한 형태인데 파이낸싱을 통해 물류센터를 지어줄 테니까 매출의 어느 정도를 달라는 식으로 계약합니다. 오카도는 이 로열티만 연간 3500억원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어요.


위험 부담이 있는 부분은 오카도 자체도 지금 적자가 크다는 겁니다. 엔지니어도 많고 신선을 취급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나올 수 없어요. 이 시스템을 턴키(Turn key)로 수출하는 형태이므로 이걸 모델로 해서 국내 신선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다는 건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게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을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보고 있고요.


■조철휘 : 지마켓, GS리테일, 롯데 등 투자가 조 단위인데 자금력이 좋아서 신사업에 투자하는 건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성과라는 게 보이잖아요. 이제 슬슬 그런 부분이 보이는 것 같은데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마종수 : 롯데쇼핑이 안타까운 게 어쨌든 통합이라는 전략을 세워서 영업이익을 올리는 방향성을 잡았잖아요. 내실을 다지고 있는데 오카도라는 이 프로젝트가 9500억원, 1조2천억원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이 4개의 물류센터가 완공되는 순간에 영업이익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롯데쇼핑이나 이마트가 오카도 같은 물류센터가 없어서 운영을 못한 게 아닙니다. 자동화 수준 자체도 높아요. 운영하는 레벨에서 WMS나 인공지능을 통한 빅데이터 관리 등에서는 약할지 몰라도요. 오카도가 이 부분에서 강하다고 하더라도 국내와 차이를 보면 해외에는 당일배송이 없습니다. 1시간 배송이 없는데 국내는 하루에 6번 배송을 해줘야 하고, 장바구니가 작습니다. 오카도는 다음날 배송, 장바구니도 20만원이 넘어가니까 인원이 많이 필요 없던 거죠. 때문에 이 투자는 냉정하게 사실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회원사 '오토스토어' 소개 :  오토스토어는 전 세계 45개국의 다양한 업계에서 1,000여개의 스마트 물류창고로 운영되고 있는 검증된 시스템입니다. 이커머스, 식료품, 리테일, 제약 그리고 제조업까지 기존의 공간을 ¼로 줄이고 효율을 높이세요. (더 자세히 보기)

⦁ 회원사 'JLL코리아' 소개 : JLL(NYSE: JLL)은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230년 이상의 경험, 전세계 80개국 300개의 지사 103,000명의 전문인력을 토대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더 자세히 보기)



✔ M&A 적절했나


■마종수 : 이마트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짚어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2012년도, 12년 전에 쿠팡이 갓 태어났을 때 이마트그룹의 매출이 11조원 영업이익이 7300억원이었습니다. 매출은 지금의 반도 안 되는데 영업이익률이 5.8%였어요.


그런데 2014년부터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도에는 영업이익이 4600억원이 나왔기 때문에 오프라인이 아직 괜찮다고 봤거든요. 그때 매각도 많이 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했죠. 2018년도에는 영업이익률이 2.7% 정도였는데 사실 유통산업의 경우 평균적으로 5.5% 정도가 나왔을 때 캐시카우가 안정됐다고 보기에 큰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22년도에 매출은 29조원으로 크게 올라갔는데 영업이익은 1300억원, 0.4%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매출 28조원, 영업이익은 적자고요. 불과 몇 년 사이에 영업이익이 4천억원이 넘던 기업이 마이너스로 간 겁니다. 물론 이 배경에는 엄청난 투자도 있었죠.


지마켓에 3조4천억원의 투자가 있었고, 이때가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60조원 정도의 평가를 받았는데 당시 지마켓과 SSG닷컴의 거래액을 합치면 쿠팡을 이겼었습니다. 때문에 투자가 맞았다고 생각했었을 수 있죠. 롯데쇼핑과 MBK가 같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MBK가 평가한 가치가 1조원이 안 됐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지금 이마트의 유동성 위기를 만들어낸 가장 큰 요인입니다. 이외에도 W컨셉을 2600억원에 인수했고 야구단도 인수했죠.


자세히 살펴보면 야구단 SSG랜더스가 해외사업도 있어서 1353억원에 100% 지분을 인수했는데 연간 적자가 167억원이고요.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18%를 매입하는데 4743억원이 들어가서 이제는 지분이 70%에 달하지만 해외에서는 너무 과도하게 평가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와이너리도 미국에 있는 나파밸리 쪽 고급 와인회사를 3천억원에 인수했고 2개를 더 인수했습니다. 와인사업에 공을 들이는 그런 방향으로 보였는데요. 정용진 회장이 와인 전문가라고 불릴 정도로 애호가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이게 마트와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40~50만원 짜리가 즐비한 고급와인이고, 주류에 진심인 듯 보이는 게 푸른밤 소주라고 제주소주를 500억원 가까운 돈으로 인수했는데 사업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고가로 인수했고 시장은 침체되고 있다는 거죠.


■조철휘 : 2년 전까지만 해도 와인이 인기가 많으니까 많이 늘었죠. 대기업군들을 보면 항상 와인과 관련한 회사들이 있어요. 대기업의 오너나 경영자들은 사업군 중에 꼭 넣더라고요.


■마종수 : 와인의 본고장인 이태리와 프랑스에서는 와이너리를 갈아엎고 올리브를 심을 정도로 시장이 많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15%에서 30%까지 매출이 떨어지고 있고요.


또 하나는 신세계E&C에서 트리니티 골프장을 인수했는데 이게 본업과 관계가 없는데 적자가 계속 나오고 있고, 장부가만 3500억원인데 그룹 차원에서 이게 가야 될 방향인가 싶은 거죠. 결과적으로는 얼마 전에 계열사에 매각하고 이 지분으로 신세계건설을 지원했습니다. 여태까지 투자했던 부분이 5조원이 넘는데 과연 적절하게 집행이 됐는가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지금 신세계그룹의 부채가 19조5천억원입니다. 차입급은 13조3천억원인데 자기자본이 13조6천억원이기 때문에 거의 목까지 차올랐습니다. 게다가 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에 연간 6650억원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까지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절대 넘지 못한다고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적자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 심각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신세계건설의 신종자본증권까지도 감안하면 연간 이자비용만 7천억원이 넘어간다는 것.


이마트그룹의 전성기 영업이익이 다 이자로 가고 있고, 1분기에 일정 부분 흑자가 났던 부분도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없는 구조로 가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 지마켓 투자, 악수?


■마종수 : 결국 신세계건설 말고도 이 지마켓. 3조4400억원을 들여서 인수한 부분이 두 번째 뇌관이거든요. 지마켓도 지금 시장평가를 한다고 하면 1조원도 받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황입니다. 비슷한 예로 11번가가 2조7천억원 정도로 상장하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지금 다 드롭된 상태죠. 지금은 매수자도 5천억원 아래를 보고 있습니다.


■조철휘 : 그런데 지마켓은 매출도 계속 매년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나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인수 이후 실적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종수 : 원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가 나던 기업이었습니다. 인수하기 직전 영업이익 850억원을 찍었어요. 그런데 이 안에는 일반적으로 시스템 투자를 한다거나, 물류인프라, 운영인력이 다 들어오는 방식이 아니었거든요. 11번가나 SSG닷컴 인력의 3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운영했었어요. 구조도 슬림하고, 시스템도 노후화됐습니다.


지마켓은 한마디로 마켓플레이스라고 하죠. 여기에 수수료를 떼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간 고객이 800~900만명이 넘어가도 분석하는 게 없었습니다. 또한 지마켓 본사에서 회계처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국내에 조금 더 밸류를 줬던 것도 있습니다. 비용을 일부 본사에서 책임져주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엑시트 기회를 보고 있던 거죠.


이마트는 이 지마켓에 시스템이나, 물류 인프라를 세팅하기 위해 돈을 쏟아부었어요. 문제는 SSG닷컴과 지마켓이 서로 버팅(Butting)이 된 거죠.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 일어나버린 겁니다.


그 당시 이 매출 트렌드를 보면 지마켓이 메인이니까 거래액이 쭉 올라갔어요. 연간 거래액이 20조원까지 올라가는데 당시 쿠팡이 22조원이었으니까 거의 비슷한 거죠. 여기에 SSG닷컴의 5조원을 넣으면 25조원이니까 쿠팡을 이긴다고 본 겁니다. 사실 쿠팡도 셀러들 매출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합치면 30조원이 넘었겠지만요.


문제는 지마켓 매출이 그때가 절정이었어요. 네이버가 치고 나가면서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네이버는 원래 지마켓, 11번가, 티몬 등에서 광고비를 받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하고 플레이어로 뛰어 들어간 시기입니다. 검색을 통해서 지마켓과 같은 사이트로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저렴한 물건을 검색하면 스마트스토어가 뜨게 한 거죠. 생각해 보면 11번가나 지마켓으로 접속하는 게 아니라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접속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당시에 네이버와 이마트그룹이 합작해서, 지분을 교환하고 3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교환했었죠. 이후 CJ와도 제휴하고 지분 교환하고요. 그리고 쿠팡과 같이 맞서 싸우자면서 연합을 펼쳤을 때 NFA라고 1세대였는데 그다음 지마켓이 매물로 나온 겁니다. 그때 이마트가 네이버에 제안을 했죠. 공동으로 인수해서 1등을 해버리자는 건데 네이버가 거절합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네이버를 통해 G마켓에 들어가는 매출이니, 똑같은 구조니까 살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마트가 무리하게 인수하게 된 거죠.


■조철휘 : 지마켓이 고점일 때 이마트가 인수하고, 시장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쿠팡은 치고 올라가고, 지난해부터는 C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영향이 커지는, 이렇게 정리가 되네요.


■마종수 : 안타까운 건 16년 연속 흑자였던 지마켓이 인수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2천억원 적자가 났어요. 이마트가 인수해서 망가진 게 아니라 사실 오픈마켓은 그때가 정점이었고 끝물이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지마켓의 인수 금액 3조4천억원을 갚기 위해 비용이 계속 필요합니다. 분기별로 4백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거예요. 원금도 장부가액에 적어야 하니까 연간으로는 1600~1700억원 정도가 지마켓 때문에 적자액으로 잡히는 거죠. SSG닷컴과 사업도 충돌하니까 여태까지 나왔던 매출조차도 갈라 먹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합쳐서 25조원의 매출을 기대했는데 지금 20조원이 안 나옵니다.


DNA라는 게 온라인과 오프라인도 다르지만 온라인끼리도 다릅니다. 온라인 2개가 합쳐져도 절대 2배가 되지 않아요. 롯데그룹에 온라인사들이 8개가 있었어요. 2018년도에는 합치면 8조원의 매출이 나왔는데 지금 롯데온으로 통합했을 때 4~5조원이 나옵니다.


통합하면서 매출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각각 갖고 있던 차별화 포인트가 희석이 돼 버린 거죠. 예전에는 백화점을 이용하려면 롯데백화점 온라인에 접속하면 되는데 지금은 롯데온을 통해 들어가야 하잖아요. 이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룹사를 합친다는 게 결제는 한 번에 되더라도 상품을 따로 찾아야 하고, 배송도 따로 오거든요.


■조철휘 : 고객 입장에서는 불편하네요. 앱에서 원래 자주 구매하는 상품도 띄워주고, 원하는 상품을 앞에 갖다주고, 거기서 선택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는 거네요.


■마종수 : 불편하죠. 실제로 복합적으로 묶여 있는 몰에 들어가면 신라면, 불닭볶음면 이렇게 검색하면 트레이더스, 이마트몰 등 각각 가격이 달라요. 규격도 다르니까 오히려 검색도 어렵고 신뢰도 떨어지는 거죠.


반면에 쿠팡은 검색하면 상품 1개가 나옵니다. 대표적인 상품, 제일 저렴한 상품 그리고 로켓배송이 되는 상품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죠. 그런데 다른 쇼핑몰에 들어가면 내가 원치 않은 상품까지 다 보이고 있고요. 오히려 고객 쇼핑 경험을 저해하는 셈입니다. 통합이라는 게 상품, 운영에서도 통합이 돼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따로 보관하고 배송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초개인화 쇼핑몰, 프리미엄 쇼핑몰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상품 차별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마케팅을 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발견 쇼핑이라고 상품을 직접 찾아야 해요. 그런데 이게 차별화된 상품이 있기에 수고를 하는 거거든요. 인공지능을 통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보여주긴 하지만 많은 양을 보여주는 거죠. 발견하는 재미입니다. 그런데 국내 쇼핑몰들은 어디서나 살 수 있는 공산품을 차별화 없이 개인화한다는 건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 코스트코의 전략


■조철휘 : 지금 공감하는 부분이 역시 상품 차별화, 그리고 고객이 편리한 게 우선이거든요. 대표적으로 실적이 우상향하는 게 코스트코입니다. 글로벌 사업 매출이 300조원 정도로 알고 있고, 한국도 5조원이 넘었고요. 다른 데 없는 것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이소도 색조 화장품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계속 강화하고 있죠. 차별화된 카테고리를 갖고 고객이 빨리 구매할 수 있게 만드는 이런 부분이 앞으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종수 : 코스트코가 3가지 전략이 있죠. 첫 번째, 5천개만 판다. 매장은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넓은데 파렛트로 다 팔고, 그 파렛트조차도 한 업체한테만 줍니다. 그 나라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대용량으로 만들어서 한 업체에게만 납품권을 주는 거죠.


또한 RRP(Retail Ready Package)라고 해서 대용량 상품을 담는 이너 박스가 있어요. 파렛트 박스를 뜯으면 그 안에 포장이 유지되면서 빠르게 쌓아 올릴 수 있는 박스를 만들어서 포장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진열하는 사람도 필요 없고 집기도 필요 없습니다. 또한 인쇄물도 흑백으로 하는 등 인테리어 부분에서도 아껴요.


두 번째, 마진은 15%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유통업체 마진이 25~27%인데 어떻게 15% 마진으로 운용하냐면 1억 3천만명의 회원으로 수익을 벌어요. 코스트코는 약 15% 이하로 마진을 받고, 20%를 받으면 MD가 징계 당합니다. 이 돈은 마케팅비, 인건비 등으로 지불되니까 상품을 팔아서 돈 버는 기업이 아니죠.


이 1억3천만명 회원의 연간 갱신율이 90%가 넘습니다. 연간 6~7조원의 이익이 그냥 들어오죠. 좋은 상품을 최저가로 맞추고 서비스하면서 이용료를 받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연회비가 올라갈 때마다 주가가 올라가요. 무조건 재갱신을 하니까.


세 번째, 직원들한테 최고의 대우를 합니다. 미국 임금 수준이 높긴 하지만 코스트코는 임금을 IT기업만큼 줘요. 캐셔들 연봉이 1~2억원 정도가 될 정도고 계속 올라가고 있죠. 게다가 미국은 의료보험도 천만원씩 넘게 들어가는 곳도 많은데 80% 정도의 직원들은 의료보험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조철휘 : 엄청나네요. 미국은 의료비가 매우 비싸죠. 우리나라는 정부 지원을 많이 주고 있지만 일본만 해도 의료비가 비싸지고 있거든요.


■마종수 : 그렇죠. 그 혜택만 하더라도 크기 때문에 직원들이 퇴사를 안 합니다. 월마트는 퇴사율이 평균 40%가 넘는데 여기는 한 자릿수예요. 캐셔들이 숙련가고, MD는 10~20년 전문가가 되고요.


■조철휘 : 동시에 많은 걸 할 수 있게 권한도 주는 거고요.


■마종수 : MD는 좋은 상품을 수급하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코스트코의 경우 SKU가 MD당 50~100개밖에 안 됩니다. 국내에서는 평균적으로 MD 한 명이 1~2만개가 넘어가고, 마스터에 적혀 있는 것까지 하면 마트에 진열되지 않은 것, 패션까지 하면 200만가지가 넘어갑니다.


그런데 코스트코는 그렇지 않으니까 분석이 필요 없어요. 엑셀로, 감으로 하는데 전문가이기 때문에 눈 감고도 가능하다는 겁니다. 물류 자동화도 없어요. 컨테이너로 들어와서 컨테이너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류비 효율이 좋습니다. 컨테이너로 들어가고 파렛트로 진열하므로 물류비가 세이브될 수 있는 중요한 구조입니다.


■조철휘 : 항만에 도착해서 점별 배송하고 쌓아 올리면서 밑으로 내려오는 구조니까요. 지금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여기는 상품 라인업도 적고 집중할 수 있으니 MD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성공하면 잘 운영될 수 있는 구조네요. 영향력이 큰 것 같습니다.

 

■마종수 : 통상적으로 5천개 상품 중에서 4~5천개, 절반 정도는 해당 국가에서 사입하고 나머지 절반은 글로벌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표준화시켰어요. 그래서 생소한 상품도 있고 그리스산 유기농 오일, 스페인산 생선 소스 등 안 팔릴 것 같은 상품도 있는데 이건 글로벌 표준으로 본사에서 지정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들도 코스트코를 믿고 사는 거죠.


게다가 커클랜드, 코스트코PB만 하더라도 10조원이 넘어갈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가치 있는 상품을 저렴하게 줄 수 있다면 자동화, 인공지능은 필요 없다고 봅니다. 다이소도 비슷한 맥락이죠.


■조철휘 : 다이소도 지난해에 매출이 3조4천억원이 나왔고, 올해 성장하면 4조원대까지 갈 것 같습니다. 온라인도 성공했다 안 했다기보다는 매출 규모 목표로 2~3% 잡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부분에서 전략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유통기업들은 모든 상품보다 필요한 것을 갖다주는 것 이런 부분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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